아날로그를 추억하게 하는 3가지 오브제

Posted at 2009. 12. 22. 11:15// Posted in IT story
요즘 디지털이 대세죠. 저 역시 디지털의 아이콘이라 말할 수 있는 아이폰을 구매했습니다. 뭐, 아이폰 정도면 디지털 컨버전스의 대표상품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이런 디지털이라는 단어와 대비해서 우리가 자주 쓰는 용어가 아날로그입니다. 사실 저도 많이 쓰는 용어이긴 한데, 그 원래 의미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 보았는데요. 아날로그란 전압이나 전류처럼 연속적으로 흐르는 물리량을 말하며, 디지털이란 임의의 시간에서의 값이 최소값의 정수배로 되어 있고 단속적이며 계수적인 양을 말합니다.

그런에 우리는 흔히 요즘 디지털기기의 홍수 속에 살면서 그 이전의 세대를 아날로그세대라고 부르곤 합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써의 기술의 발달이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기에 현재와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세대간의 두드러진 차이점이 생길 때 그것을 가르는 기준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라는 단어를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추억의 뽑기

△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또하나의 오브제, 추억의 뽑기

요즘 같이 짧은 시간 안에 수 많은 정보를 접하는 시대에는 그것들을 남 보다 빨리 그리고 편리하게 접근해야 하기에 그에 걸 맞는 디지털기기들이 필수적이기도 한데요. 한편으로는 너무나 빠른 속도와 효율만을 추구하다 보니 한 번쯤은 세상을 돌아 보고 추억할만한 거리들과 여유가 많이 줄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 번쯤은 쉬어갈 수 있는 아날로그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대표적인 3가지 아이콘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편지, 엽서, 연하장....그리고 우체국, 우체통, 집배원아저씨..
Lettres de Lou
Lettres de Lou by Arsl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컴퓨터가 활성화 되고, 이메일이란 것이 생기기 시작한 이후에는 제 손으로 직접 편지나 연하장을 써 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집에 있는 PC로만 이메일이 가능 했지만 이젠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이나 문자가 가능하고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도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니 더더욱 자필로 편지를 쓸 기회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메일에도 내 생각을 담아내고 전달하는데는 편지와 큰 차이가 없지만 내가 직접 쓴 편지와 크게 2가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그 하나는 이메일과 달리 생각은 같을지라도 나만의 필체, 즉 아무리 악필이라도 내가 태어나서 배운 글씨체가 나만의 색깔로 꿈틀거린다는 거죠. 필체는 중요한 사건이 발생할 때 필적 감정을 의뢰해서 구별할 정도로 본인만의 고유한 색깔을 나타내기에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표시하는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둘째는 편지로 글을 쓰게 되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이메일은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아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인터넷망을 타고 상대방에게 전달 되지만, 내가 직접 쓴 편지는 내가 상대방을 직접 만나서 전달하거나, 우체국을 이용해도 집배원 아저씨 손을 통해서라도 전달을 해야하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사람과 사람들의 손길이 묻어나지 않으면 전달이 안 된다는 겁니다.
Postman [Jangchung-dong / Seoul]
Postman [Jangchung-dong / Seoul] by d'n'c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편지지에 꾹꾹 눌러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하던 생각의 흔적들 , '편지지나 엽서는 어떤 걸로 고를까?' 했던 즐거운 고민들, 그리고 시골 구석구석까지도 동네 배달의 기수로 자리했던 우체통, 집배원 아저씨의 '편지 왔어요'에 단박에 뛰쳐 나가곤 했던 그 가슴 설렘이 아쉽습니다.

2. 전축, LP판, 카세트레코더, 카세트테잎, 마이마이, 워크맨...
Stanton
Stanton by maxw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내 방에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조그만 전축이 하나씩 있는 게 꿈일 때가 있었습니다.LP판을 돌려서 음악을 듣는 '전축'말이죠. 전 개인적으로 올드팝송을 좋아해서 중학교 시절 용돈을 타면 레코드샵을 가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LP판을 사곤했던 기억이 납니다. 좋아 하는 노래만을 듣기 위해서는 전축 바늘을 들어 올려서 내가 원하는 노래가 나오는 곳에 내려 놓아야하는 것이 매번 귀찮기도 했고, 또 너무 좋아하는 노래만 많이 듣다 보면 나중에 판이 튀거나,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했는데요. 그 때 당시에는 그런 것 조차도 전축의 매력이었다고 생각했었던 같아요.
Holder House 03
Holder House 03 by tantrum_d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 이후에는 라디오와 함께 카세트테잎이 돌아가는 조그만 카세트레코더가 유행이었습니다. 그 카세트레코더도 기술발달 과정을 거치면서 언젠가는 'Auto reverse'기능이 나오고, 카세트테잎이 2개가 한꺼에 들어가는 제품이 나올 때는 마냥 신기하고 갖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Auto reverse기능이 생기면서 테잎을 뒤집지 않고도 자동으로 앞뒤면을 다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테잎을 두개를 한꺼번에 돌릴 수 있는 기능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 테잎을 다른 테잎에 복사해서 옮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그 당시 여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면 제일 많이 선물했던 것 중의 하나가 좋아하는 노래를 녹음해서 주는 테잎이었습니다. 사실 그 때도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이 많이 있었던 시절이었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거나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곡을 선별해서 만들어 준다는 것은 단순한 선물 이상으로 주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한껏 담긴 선물이었죠.

대부분은 학교앞 문방구나 레코드샵에 가서 공테잎에 본인이 넣고 싶은 곡들을 선곡해주면 며칠 뒤에 제작을해서 주곤 했는데, 위에서도 보았듯이 더블 카세트 레코더가 생긴이후로는 집에서 자체 제작을 하기도 했습니다.

3. 아날로그 수동카메라, 사진관, 앨범....
Yashica Electro 35 GSN
Yashica Electro 35 GSN by AOI-Al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추억을 회상하거나 기록을 남겨둘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카메라인데요. 뭐 지금이야 종류별로, 가격대별로 수 많은 기능을 장착한 디지털카메라들이 많고, 일부 DSLR을 제외하고는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누구나 디카 하나씩은 소유할 정도로 파퓰러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날로그시절 수동카메라는 요즘 디카와 달리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시절 니콘이나 펜탁스와 같은 고급 카메라를 소유한다는 것은 요즘 고급 외제자동차를 소유하는 것 이상으로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저두 어린 시절 카메라하면 니콘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저희집에 니콘카메라는 없었던 것 같아요. 가끔 그런 카메라를 본 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할 정도였으니까요.

또 하나는 그 시절 수동카메라는 가족을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역할을 했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간다는 것은 가족끼리 나들이나 여행을 간다는 의미와 다름 아니었습니다. 지금이야 오직 사진을 찍기위해서 출사를 가기도 하지만, 그 당시 카메라를 챙겨서 나간다는 것은 뭔가 의미 있는, 자주할 수 없는 가족끼리의 행사나 여행이었던 게 대부분이었죠.
FM3a +  Nikkor 45mm with concave hood
FM3a + Nikkor 45mm with concave hood by AOI-Al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마지막으로 지금이야 디카로 사진을 찍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화면을 확인하고 맘에 안들면 좋은 사진이 나올때 까지 언제고 찍을 수 있고 또 컴퓨터로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불러내서 확인하고 출력하면 되지만, 아날로그 수동카메라 시절에는 사진관에 맡겨서 며칠이고 인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 시간이 때로는 지루하기도 했지만 사진이 나오기까지 기대감이나 보고 싶은 마음은 행복한 기다림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진관에서 찾아 오자마자 몇 번을 보고 또 보고는 추억할만한 사진은 앨범에 꼭 간직하곤 했었죠.


사실 위 세가지 이외에도 아날로그를 추억할 수 있는 건 많이 있다고 생각 됩니다만. 제가 경험했던 추억거리들을 얘기한거구요. 디지털세대를 사는 요즘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불편하고 구닥다리 같은, '저런 걸 어떻게 사용했지'하면서 답답해할 수 도 있는데요. 디지털에 비해 아날로그가 크게 다른 점은 속도가 느리고 기능이 작지만, 그런 기다림에서 묻어 나오는 미덕, 즉 항상 뭔가  의미부여가 되고, 생각하게 하고, 마음과 정성이 담겨져 있는  따뜻함 아닐까요. 여러분들도 앞만 보고 달리지 마시고 때로는 "Slow is beautifu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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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2 09:13 신고 [Edit/Del] [Reply]
    하하...... 불과 얼마전인데 옛날 같군요.
    • 2009.12.22 10:10 신고 [Edit/Del]
      네..그렇조 요즘에야 패러다임이 쉬프트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니 말이죠..몇 년전이 아닌 것 같은데..빠른 시간에 주위에서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들인 것 같아요..
  2. 2009.12.22 09:49 신고 [Edit/Del] [Reply]
    사진을 찍고 필름현상을 위해 2~3일씩 기다려야 했던..
    모든게 기다림으로 기억되는 추억의 물건들이네요..
  3. 2009.12.22 10:13 신고 [Edit/Del] [Reply]
    그나마 아직까지 필름카메라는 많이들 사용하고 계시더군요.
    추억이 담긴 제 필름카메라를 다시 한 번 들고 나가봐야겠습니다.
  4. 2009.12.22 10:34 [Edit/Del] [Reply]
    아~ 전 아직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 있는 듯 합니다.
    디카 두고 필카에 빠져도 보았고 오랫동안 묵여두었던 편지도
    가끔씩 읽어봅니다~ 그러면 금방 추억의 그 현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뭔가 정겨운 웃음 짓게 하는 아날로그 감성이 사라지는 편한 세상이
    와서 조금 아쉽네요^^
    • 2009.12.22 10:41 신고 [Edit/Del]
      네..때로는 뒤 돌아 보기도 하고..잠시 쉬어가기도 하구요..아날로그때는 그런게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는데..지금은 오히려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5. 2009.12.22 10:51 신고 [Edit/Del] [Reply]
    저는 이 글을 보면서 시골에서 하던 연날리기, 썰매타기, 활쏘기 등의 놀이가 생각나네요. 컴퓨터게임과 닌텐도 등으로 요즘 아이들은 이런 아날로그 게임을 잘 모르죠^^
  6. 2009.12.25 09:50 신고 [Edit/Del] [Reply]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이 참 많은 듯...잘 보고 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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