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졸업 이후 관광으로는 처음 제주도여행을 갔다.
십 수년이 훨씬 지난 지금 제주도는 예전의 제주도가 아니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섬의 구석 구석에 각종 볼거리와
관광지가 아주 쳬계적으로 잘 정리된 느낌이다.

원래 제주도가 갖고 있는 자연적인 경관이야 예전부터 있었지만,
그 외에도 각종 유적지와 테마에 맞는 박물관이나 공원 등이 새롭게 조성되어 어린이들이나 가족들이 함께 관광하기 좋은 섬으로 하와이나 괌 같은 해외 관광지와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제주도에 도착한 날 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3박4일 코스로 갔으니 둘째날부터 하루는 동쪽,
하루는 서쪽 코스로 내려가면서 관광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재수가 없는지 이동할 때마다 비가 따라 다니면서
내리는게 아닌가. 동쪽으로 가면 동쪽에서 비가 내리고,
서쪽으로 가면 그 곳에서 비가 내리고 하는 식이다.
제주도 여행기는 다음 번에 따로 포스팅을 하기로 하고 오늘은
제주도에서 겪었던 아찔하고 황당한 일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셋째날, 제주도까지 왔는데 성산 일출봉은 가야겠기에 아침부터
서둘러서 오전에 일출봉 꼭대기에 올라갔다.
역시 성산 일출봉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신의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감히 사람이 어찌 이런 비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인가.

근처에서 늦은 아침을 하고 가까이에 있는 섭지코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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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의 촬영지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곳이다.
실제로는 처음 가 봤는데 올인에 송혜교가 자주 들렀던
교회가 멀리 언덕 위에 보인다. 말 그대로 그림 같은 풍경이다.


여기저기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한 무리의 학생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수학여행을 온 모양이다.
그 중 2명의 학생이 위험한 바위 절벽으로 아슬아슬하게 올라간다.
그냥 봐도 바로 옆이 낭떠러지여서 발이라도 헛디디면 큰 일날 장소다.


꼭 관광지에 가면 한 두명씩 이런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멋있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서 그런 모양이다.

누구나 젊을 때 호기로 친구들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특히 오늘 같이 비까지 내리는 날에 상당히 미끄러울텐데
목숨을 담보로 저렇게 행동하는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눈길을 돌려 보니 멀리 해안가에 바위꼭대기에도 학생들이 보인다.
'어떻게 저기까지 갔을까. 비도 내리고, 파도가 꽤 심한 상황인데'하면서
걱정스런 눈길로 한참을 쳐다 보고 있는데,



그 순간, 아니나 다를까. 바닷가 바위에서 돌아 오던
친구가 바위에서 미끄러져서 바다에 빠지는게 아닌가.
오늘 같은 날씨에 자칫 잘못하면 파도에 휩쓸려 가거나,
아니면 머리 같은 곳을 부딪치기라도 하면 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학생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는데, 지도하고 단속해야할
선생님은 과연 뭘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물에 빠진 학생이 바지가 흠뻑 젖어서 투덜대며 올라왔다.

그런데 누군가,
'야 난 예전에 바다낚시 갔을 때 더 위험한 곳도 다닌 적이 있었어'
하는 소리가 옆에서 들리는게 아닌가.

'같은 반 학생이 한 말이겠지' 하고
옆을 쳐다 보니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한 말 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에 선생님이 있었다면 학생들의 이런 행동을 그냥 두고 볼 리도 없으며,
뭐라고 심하게 다그쳐도 시원치 않을 판에, 이게 지금 선생님이 할 소린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아이들이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는데도 선생님은 지켜보기만 했다는 것인가.
아니, 아이들이 올라왔을 때 선생님이 한 말을 되새겨 보면,
'뭐 바다에 미끄러진 것 가지고 그래? 별 것도 아닌데'라는 의미 아닌가.

오히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위험한 행동을 하라고
부추기는 꼴이 아니고 그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단체로 많은 학생들을 인솔하고 여행을 하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본인이 아무리 통제를 해도 말을 듣지 않고 제 맘대로 행동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선생님 입장에서는 남자들 사이에서의 자랑거리로 융통성 있게
학생들에게 배려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학교가 책임을 지고 데려가는 수학여행에서
어떻게든 학생들을 꼼꼼하게 단속하고 챙겨야 할 선생님이
학생들의 위험한 행동을 이렇게 대처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특히 안전에 있어서는 아무리 주의를 줘도 지나치지 않는데 말이다.

학생들의 위험천만한 행동을 바로 옆에서
지켜 보고 있으면서도 주의를 주거나 제지를 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본인의 경험담을 얘기하면서 그 행동을 두둔하는 상황이라면,
평소 그 선생님이 얼마나 안전 불감증에 걸려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학교나 선생님을 믿고 수학여행을 보낸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과연 아이들을 어떻게 믿고 학교에 맡길 수 있겠는가.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이렇게 선생님이 별 다른 주의를 주지 않거나, 오히려 부추기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학생들 스스로도 안전에 대해서 점점 무감각해지게 마련이고
더욱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지금 한참 수학여행 시즌인데, 앞으로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전국에 계신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부탁 드린다.
절대 사람의 목숨이나 안전을 담보로, 관광지에서 이런 행동을 방조하거나
부추기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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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6.17 01:02 신고 [Edit/Del] [Reply]
    자칫 대형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시추에이션 입니다...
    선생님,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더욱 필요합니다..
  3. 2011.06.17 18:46 신고 [Edit/Del] [Reply]
    허어.. 대형사고 터지면 뒷감당 어찌할려고 ....
    선생님이 자세가 틀린 것 같네요...
    안타깝습니다..ㅜㅜ
  4. 2011.06.18 09:08 [Edit/Del] [Reply]
    학부모님들이 보시면 마음이 철렁하시겠어요
    믿고 보내는데...
    이런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5. 2011.06.18 11:43 신고 [Edit/Del] [Reply]
    이런 위험한 행동이 있을까요.
    선생님이 학생들의 위험을 막았어야 하는데요
  6. 2011.06.18 11:44 신고 [Edit/Del] [Reply]
    저도 두달전에 다녀갔던 섭지코지군요~ 섭지코지도 그렇고 우도 해안가 갯바위도 그렇고
    남해 갯바위에 비해 질감이 다른 현무암이라 미끌리는거 특히 조심해야겠던데..
    저 같이 갯바위 잘 탄다는 사람도 안전장구류에 찡박힌 갯바위 신발 신고도 저런 곳은
    정말 조심조심 하거든요. 정말 위험해 보입니다~~
  7. 2011.06.18 11:49 신고 [Edit/Del] [Reply]
    요즘 선생들 개념없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저런 곳을 가면 각 위험지역마다 선생들 배치해서
    못들어가게 막는 것이 정상인데 이해가 안갑니다.
  8. 2011.06.18 22:10 신고 [Edit/Del] [Reply]
    정말 이건 아니다 싶네요.
    즐거운 수학여행이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이런 위험한 일이 일어나는지
    그것도 선생님들이 방조를 하고 있다니 기가 막힙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9. 2011.06.19 10:23 신고 [Edit/Del] [Reply]
    회사 업무차 제주도에는 참 많이 날아갔는데요, 저 역시 갈 때마다 비가 오더군요.
    한가지 특이한 것은 제주의 택시기사님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서 그곳은 어떠냐? 이곳은 비온다... 라고 통화를 하더군요.
    그래서 왜 그런 전화를 하시냐고 여쭈니, 제주는 섬을 중심으로 이쪽에 비가 온다고 해도 저쪽은 안오는 경우가 많다고...

    여담이었고요. 학생의 안전을 함께 관리하기 위해 동행을 하신 선생님의 태도는 많이 실망스럽군요. 많은 반성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10. 2011.06.19 10:28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2011.06.19 10:30 신고 [Edit/Del] [Reply]
    저것은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저렇게는 안해 보았지만 하지 말라는 것을 한 적이 있어서 반성합니다. 넘지 말라는 것에 넘은 것이요.
  12. 2011.06.19 13:06 [Edit/Del] [Reply]
    그학생도 선생님도
    운이 좋았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13. 2011.06.19 14:34 신고 [Edit/Del] [Reply]
    오늘도 잠시 들렀다 갑니다^^
  14. 2011.06.19 16:25 신고 [Edit/Del] [Reply]
    저건 아니죠..
    평소에도 위험한데.. 날씨까지 저런 날은 더더욱,,
  15. 2011.06.19 18:12 신고 [Edit/Del] [Reply]
    선생님은 아마 그러시겠죠. "어차피 요즘애들 하지마라고 해도 말 안들어요~"
    설령 그렇다해도 말조차 못하는건 직무유기 아닐까요?
  16. 흑표
    2011.06.19 20:32 [Edit/Del] [Reply]
    무엇보다 안전이 최고인데 안전불감증을 가진교사.

    저래서 되겠습니까?

    기본소양이 없는 저런 행태는 없어져야..
  17. 바닷가우체통
    2011.06.19 21:15 [Edit/Del] [Reply]
    정말 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뻔 했네요~ㅎ
    조심해야할 듯....
  18. 늘푸른나라
    2011.06.19 21:29 [Edit/Del] [Reply]
    위험한 것 같아요.

    너무 자유를 주는 것도 문제라고 보네요.

    즐거운 저녁 되세요.
  19. 2011.06.19 22:46 신고 [Edit/Del] [Reply]
    저러다 큰일 한 번 나야...위험하구나~ 깨닫게 되는 걸까요...ㅡㅡ

    그런데 요즘 중. 고등학생들을 많이 봐왔지만 서로 대하는 태도가 학실히 예전하고 많이 다르더라구요.
    다 그런건 아니지만... 선생님들의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깜짝깜짝 놀랄때가 더 많아요..ㅡㅡ;;
  20. 2011.06.20 00:43 신고 [Edit/Del] [Reply]
    정말 아찔하네요 사고가 없었던게 정말 다행입니다
  21. 2012.10.09 13:26 [Edit/Del] [Reply]
    잘보고갑니다~ 제 블로그에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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