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집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30살 청년,
과연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걸까?

대낮 주택가, 한 남자가 벌써 40분 째
자신의 집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조금 전 동네 가게를 들르기위해
집을 나선 후 돌아갈 집을 못 찾고 있다.

마치 모든 것이 낯설고 처음 본 것처럼
자꾸 멈추고 두리번 거리는 남자는
초로 치매 환자 김상철씨다.

"뒤돌아보면 방금 전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열 개를 말하면 두 개만 기억날 정도로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아요" 김상철씨 얘기다.

30세 청년, 그는 왜 이런 일을 겪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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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확인한 병명은 유전성 알츠하이머,
상철씨의 어머니도 이 병을 앓았으며,
그로 인해 30대에 어머니를 잃었다.

상철씨처럼 20대에 발병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라는데,
상철씨의 기억은 하루하루 사라져 가고 있다.

회사에서는 제대로 일처리를 못해 해고 당했으며,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을 못 찾아
동네 공원에서 보름 동안 노숙을 하기도 했다.


자다가 일어나서 화장실을 못 찾아
냉장고 앞에서 소변을 본 적도 있다.
현재로서는 약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방법이 유일하다.

해야할 일들을 수첩에 적어 놓곤 하는데,
메모한 수첩을 못 찾을 정도로
상철씨의 치매 진행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발병 이후 처음으로 사랑하는 할머니를 찾아
혼자 떠난 여행, 과연 그는 성공할 수 있을까?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엄마의 빈 자리를 채워줬던 사람,
어릴 때부터 상철씨를 돌봐줬던 할머니다.
혼자서 뭔가를 해보고 싶다고 한건
병이 생기고 처음이다.

고모는 그의 옷에 김상철이라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새겨 넣었다.
가방과 주머니에 나눠서
신분증과 지갑도 넣어 놓는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두렵지만, 그냥 주저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
할머니를 혼자 찾아 간다고 하니
나 자신한테 부담이 되는 것 같다.
순식간에 앞이 캄캄해질 지도 모른다.

사라져 버릴 기억을 대신해
기록을 해 두고 사진을 찍어 두고 있다.

다행히 목적지인 안성은 잊지 않았다.
기억을 잃어도 예전처럼 당황하지 않는다.
가야할 곳, 해아햘 일을 끊임없이 되뇌인다.


꼭 만나고 싶었던 할머니를 찾았다.
혼자서는 하지 못할 일을 해 냈다.
사라지는 기억과의 사투 끝에 해낸 일이다.

주름지고 휜 할머니의 손과
소중한 추억이 있던 옛집도 사진으로 담는다.
다 잊어버릴까봐 기록하고 찍는다.

상철씨의 첫 번째 여행이 무사히 끝났다.
"혼자 잘 갔다와서 너무 너무 기쁘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일기를 쓰든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겠다."는
그의 다짐에서 굳은 결심이 엿보인다.

이제 30세, 모든 걸 포기하기에는 그는 너무 젊다.
좌절하지 않는 그의 용기와 열정에 진심어린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알츠하이머병은 신경 독성물질의 축적으로
뇌 기능이 저하 되면서 초기 기억력 감퇴로 시작되며
나중에는 판단 능력이 없어지고
언어장애가 생기는 등 일상생활 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된다.

통상은 노화가 원인으로 65세 이상에서
많이 발병하는 질환인데,
상철씨처럼 드물게는 유전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2004년 개봉했던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 속 주인공 수진도 상철씨처럼
초로기 치매에 걸린 환자다.

도시락은 밥만 2개를 싸 주고
날마다 집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같이 사는 철수는 그런 수진의
손과 발이 되어 주며 힘겨운 사랑을 이어간다.


영화 속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병은 혼자서만 극복하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 같다.

물론, 스스로 끊임없이 기록하고
기억을 되뇌이는 훈련과 함께
꾸준한 건강관리도 해야함은 물론이다.


이와 더불어 누군가는 옆에서
지속적으로 보살피고 배려해야 한다.
꾸준한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가족 중의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지만,
누구 한 사람이 모든 짐을 해결하기 어렵다면,
전문 요양원이나 해당기관의 도움도 필요해 보인다.

날 마다 사라져 가는 기억에 힘들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에게는 날마다
새로운 날들이 생겨 나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면 오늘은 잊혀지겠지만,
기록해둔 메모,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날마다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내고,
지워져 가는 기억에 맞서는
그의 노력과 열정에 
우리 모두 진정어린 격려와
마음 속 응원을 가득 담아 보내면 어떨까.
[이미지 출처=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y", 인용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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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전 댓글 더보기
  2. 2011.12.10 08:18 [Edit/Del] [Reply]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왜 저런 병들이 찾아오는걸까요?
    아직 할 일이 태산일 텐데...
    그 마음이 어떨지...
  3. 2011.12.10 08:40 [Edit/Del] [Reply]
    젊은나이에 안타까워 어떻게합니까.
    빠른회복으로 완쾌되시길 바랍니다.
  4. 2011.12.10 08:57 신고 [Edit/Del] [Reply]
    참 안되었네요 정말...
    집안에 화장실을 못찾고 집앞에서 노숙을 할정도면..
    저분 어찌 ..
    나이도 한참이신데..마음이 아프네요.
  5. 2011.12.10 09:37 신고 [Edit/Del] [Reply]
    30살에 치매라 요즘 약이 좋아서 치매도 치료가 조금은된다고 하는데 젊은나이에 안됫네염.
  6. 2011.12.10 10:12 신고 [Edit/Del] [Reply]
    유전성 알츠하이머라.... 무섭네요. 참, 이런 병과 싸우는 분을 보니 정말 마음 아픕니다.
  7. 바닷가우체통
    2011.12.10 10:31 [Edit/Del] [Reply]
    정작 본인은 얼마나 괴로울까요...
    추운 날이 계속 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눈길 조심하시길...
  8. 2011.12.10 11:04 신고 [Edit/Del] [Reply]
    너무 슬픕니다..
    30살이면 참 젊은 나이인데...
    한방에 듣는 치료약이 빨리 나왔음 좋겠어요..
  9. 2011.12.10 11:10 [Edit/Del] [Reply]
    드라마 천일의 약속 보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이 현실이라니... 뭐라 할말이 없는 이야기 입니다.
  10. 2011.12.10 11:47 신고 [Edit/Del] [Reply]
    화장실을 못 찾아 냉장고에 용변을 볼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대단히 안타깝네요.
  11. 2011.12.10 12:26 신고 [Edit/Del] [Reply]
    제가 저런 일을 겪는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네요. ^^;;
  12. 변준형
    2011.12.10 12:35 [Edit/Del] [Reply]
    꼭 회복하시길 바래요 ^^ 힘내세요.
  13. 2011.12.10 13:07 신고 [Edit/Del] [Reply]
    천일의약속...본방은 아니지만 다시보기로 꼭 보는데...
    드라마에서나 볼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군요..
    맘이 아픕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14. 2011.12.10 13:24 신고 [Edit/Del] [Reply]
    정말 너무나 무서운 병이네요!
  15. 2011.12.10 18:25 신고 [Edit/Del] [Reply]
    요즘 <천일의 약속>이라는 드라마에서 30세의 여주인고아 알츠하이마에 걸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도 이런 사례가 있군요
    안타깝습니다.
    토요일 저녁을 편안하게 보내세요~
  16. 2011.12.10 19:14 [Edit/Del] [Reply]
    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이야긴 줄 알았네요.
    안타깝습니다.
  17. 2011.12.10 19:52 [Edit/Del] [Reply]
    병이 더 빠른속도로 진행되지 않았으면 좋겠구 좋은약이 많으니 복용하시고 힘내시길...
  18. 2011.12.10 20:54 신고 [Edit/Del] [Reply]
    건강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 듣고 갑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19. 하늬아범
    2011.12.10 22:30 [Edit/Del] [Reply]
    참으로 안타까운 병입니다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이면 좋을텐데요
  20. 2011.12.11 07:12 신고 [Edit/Del] [Reply]
    도움을 줄수 없는 상황이라 더욱 안스럽습니다....ㅜㅜ
  21. 2011.12.11 22:31 신고 [Edit/Del] [Reply]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도 있군요.
    잘 이겨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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