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시간에 서초동 부근에 외근이 있어서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어떤 빌딩 앞에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조그만 몽골텐트를 여러개 붙여 놓고 각종 물건들을 팔고 있는 듯 보였는데요. 아파트단지도 아니고 도심 한 가운데 빌딩 앞에서 무슨 물건을 팔길래 이렇게 사람이 많나 하고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해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건물 앞 마당으로 들어가자마자 의문이 곧바로 풀리더군요. 아주 눈에 익숙한 '아름다운 가게'로고가 보였습니다. 자세히 현수막을 보니 오늘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직원 분들과 아름다운 가게가 공동으로 '희귀난치병 어린이돕기 아름다운 바자회'를 열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

△ 손님 한 분이 바지까지 걷어 올리고 바자회에 나온 신발을 신어보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게 이동차량이 와 있었구요. 입구에는 이렇게 바자회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이 물건들을 이렇게 가지런히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아무리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행사라지만, 행사에 나온 품목들이 쓸만하고 다양해야 구매를 할텐데요. 무슨 종류가 얼마나 있을까 하고 둘러 보았는데요. 먼저 도서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냥 오래된 책들이 아니라 카테고리도 다양하고 그 숫자도 꽤 많았습니다.

이렇게 귀여운 곰돌이 인형부터 돼지저금통을 비롯한 다양한 소품들도 있구요. 형형색색의 예쁜 모자들과 쿠션들도 보이구요.

실제 집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샴푸, 비누, 소독제 등도 보였습니다. 이런 제품은 중고품이라기 보다는 집에서 아직 사용하지 않으신 제품이거나 기업에서 기증 받은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제품들을 보는 중에 눈에 띄는 제품이 있었는데요. 바로 신발들이었습니다. 새 신발이 아니라 누군가가 일정기간 동안 신었던 말 그대로 중고 신발인데요. 그냥 생각으로는 남이 신었던 신발을 과연 누가 사갈까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생각이 바로 기우였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어떤 여성분이 바지까지 걷어 올리며 바자회에 나와 있는 신발을 신어 보고 구매 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신발이 마음에 들어서 신어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른 것도 아니고 남이 신었던 신발을 굳이 여기에서 살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그 때 저는 속으로 '바로 저 신발이야말로 어느 신상 명품구두 보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얼마 안되는 가격이지만, 이런 분들의 소중한 실천들로 인해서 바자회 성금들이 모이고 모여서 희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고 하니 저 신발이야말로 남다른 의미를 가진 정말 빛나는 신발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덧) 복지부에서 지정되지 않은 희귀난치성질환인 경우에는 원인을 알 수도 없고 치료방법이 확립되지 않았음에도 보험적용대상조
     차되지 못한 데다가, 치료를 하는데 쓰이는 대부분의 약품들은 수입약품들로 보험적용에서 제외가 되어 환아 가정에서 부담하
     는 금액을 감당할 수가 없어 서서히 가정이 해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전 시간인데도 이렇게 꽤 많은 분들이 바자회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이 바자회가 그냥 형식적인게 아니라 물건 구색에 있어서도 일반 소비자들이 관심이 있어할만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여성분들에게 필요한 핸드백이나 장바구니, 그리고 각종 넥타이들도 보였습니다.

간이로 만든 계산대도 보이구요. 역시 아름다운 가게 바자회 답게 모든 쇼핑백은 재활용지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너무 좋은 취지의 행사를 보게 돼서 마음 한 구석이 훈훈해졌는데요. 실제 남을 돕는 바자회라고 해서 그냥 쓰지 못하는 물건만을 쌓아 놓은 것이 아니라 정말 정성이 가득 담긴 제품 하나 하나가 가득한 걸 보니 그걸 기부한 한 분 한 분의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바자회를 진행하고 참여하신 아름다운 가게와 심평원 직원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실천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이 글을 쓰면서 보도자료를 보니 '심평원 희귀난치병 어린이 치료비 지원사업'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새생명지원센터에 의해서 추천된 희귀난치병 어린이를 대상으로 매월 급여에서 자발적으로 모금된 성금으로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200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2009년까지 총 39명의 환우 및 사회복지시설에 총 3억 1,300여만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하였다고 합니다.


이래 저래 사진을 찍고 회사에 들어가야해서 부랴부랴 돌아나왔는데요. 그 날 제가 만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발 덕에 제 마음 한 구석도 하루 종일 훈훈했답니다. 부디 이런 사랑과 정성의 손길이 우리나라 곳곳에 널리 퍼지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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