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작년부터 트위터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부터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많은 글들이 언급되어 있어서 내심 저두 트위터에관한 글을 하나 포스팅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작년까지는 일부 얼리어답터들만의 관심사 정도였고 그 내용도 일부 연예인들이 트위터를 시작했다 정도로 나와는 좀 거리가 먼 얘기처럼 치부되어 왔던 것이 사실인데요.

최근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급격한 성장과 더불어 이제 일반 유저들사이에도 트위터가 다시 관심의 대상이 된 것 같습니다.


numb3rs

△ 미드 Numb3rs, 주인공 찰리앱스 교수는 대부분의 범죄를 수학을 응용한 네트워크이론으로 풀어낸다.


저 역시도 아이폰 구매이후  한참 트위터에 빠져 있는 중인데요. 어제도 쉬면서 집에서 트위팅을 하던 중 갑자기 트위터러들이 하나둘씩 트위터를 빠져나가는 겁니다.

알고 봤더니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트위터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일상의 노출인가 소통의 혁명인가'를 주제로 트위터, 미투데이 등 마이크로블로그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었습니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불특정다수와 쉽게 연결이 되고, 행동유발까지 가능해진 소통의 혁명이라는 측면에서의 장점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을 통해 개인정보 등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까지 지적한 내용이었습니다.

현재 트위터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작가 이외수씨, 옥동자씨, 정동영의원, 노회찬 전의원, 민경배교수님, 수아님, 독설닷컴의 고재열기자님 등이 TV에 나와서 인터뷰를 할 때마다 트위터에서는 해당 트위터러들의 이름과 더불어 느낀 점, 외모, 인상 등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었습니다.

저두 계속 TV를 시청하면서도 한 손에는 아이폰을 들고 트위터를 하면서 순간 순간 엄청난 RT(Retweet)를 날렸었습니다. 말 그대로 TV에서 얘기하는 트위터의 장점인, 소통의 혁명이 방송하는 그 시간 동안에도 내내 일어나고 있었던거죠.


그런데 오늘 제가 얘기하고 하는 것은 단순히 트위터의 기술적인 내용이나 트위터의 기능이나 현상에 대해서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관심이 있어 왔던 네트워크 이론의 측면에서 트위터가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1. 네트워크 이론의 정의 및 발전 과정

1967년 스탠리 밀그램이라는 하버드교수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여섯 다리만 건너면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Six Degrees of Separation'이라는 이론을 발표하는데, 이것이 네트워크 이론의 시발점이 됩니다.

이후 1994년 올브라이트 칼리지의 세학생이 인터넷에 케빈베이컨 게임(Six Degrees of Kevin Bacon)을 올리게 되는데, 케빈베이컨 게임이란, 헐리우드에서 일하는 배우, 감독, 광고인 등 누구라도 여섯 단계만 거치면 유명한 배우인 케빈베이컨과 연결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헐리우드에서 출연했던 영화, 출연시기, 같이 일했던 동료배우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케빈베이컨과의 관계지수가  나오는 게임입니다.

관계지수는 0에서부터 6까지 나오게 되는데요 숫자가 작을수록 본인과 케빈베이컨이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즉, 본인이 케빈베이컨과 직접 영화가 같이 참여 했다면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된 것이므로 관계지수는 '0'이 되는 것이고, 본인이 출연한 영화에 같이 출연했던 배우가 케빈베이컨과 다른 영화에 같이 출연했다면 관계지수가 '1'이 되는 식입니다.

케빈베이컨 게임

△ 케빈베이컨게임 메인화면, 배우이름, 영화, 출연시기, 카테고리 등을 입력하게 되어있다.


위의 가정이 맞다면 헐리우드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찍은 배우나 감독이 관계지수가 낮게 나오게 될 확률이 높게 되므로 가장 출연을 많이 한 순서대로 배우들을 리스트업을 하고 관계지수를 증명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뜻 밖의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데요. 출연횟수로 1위부터 50위 정도까지 상위에 랭크된 배우들의 관계지수의 평균값이 다른 배우들 평균값 보다 관계지수가 더 낮게 나왔다는 겁니다. 즉 '0'에 더 가깝게 나왔다는 얘기죠.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 봤더니
출현횟수의 상위를 차지하는 배우들이 대부분 포르노 배우들이었으며, 그들은 다른 배우들과 골고루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만 연결되어 있는 일종의 Island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모든 네트워크가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하게 같은 강도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케빈베이컨 게임의 결과를 바탕으로 1998년 미국 코넬 대학의 수학자인 스티븐 스트로가츠와 콜럼비아 수학자인 던컨와츠는 '어떤 집단이든 특별한 연결고리(일종의 지름길)가 존재한다면 세상은 몇 단계 안에 모두 연결 되는 좁은세상 (Small world)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는 이론을 발표하게 됩니다. 

바로 그다음 해인 1999년 노트르담 대학의 물리학자 알버트 라즐로 바바라시 교수는 월드와이드웹을 연구 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은 표준분포를 하고 있어서 모든 사이트는 비슷한 숫자의 링크를 가질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그런데 케빈베이컨 게임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인터넷의 대부분의 사이트는 소수의 링크를 가지고 있으며, 몇몇의 페이지만이 수 많은 링크들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허브를 발견하였는데요. 이를 근거로 오늘날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허브사이트들의 출현을 예측하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인터넷의 구조를 좀 더 들여다 보면, 크게 4가지 유형(허브영역, In 영역, Out 영역, Island 영역)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유형이 구분되는 이유는 허브사이트 이외에는 웹은 한방향으로만 직진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가
위에서 말한것처럼 수많은 링크들을 가지고 있는 대형 허브 사이트(구글, 아마존, 네이버, 다음 등)이며,
둘째가 In 영역인데, 이는 허브사이트로 들어갈 수만 있는
 사이트들을 말합니다. 대부분이 개인 네티즌의 사이트들이겠죠.
세번째가 Out 영역인데, 이는 허브사이트에서 나올 수만 있는 사이트들로 대부분의 기업체들 홈페이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위의 세가지 영역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ISland영역이 있습니다. 물론, 일부는 In 영역에서 허브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Out 영역으로 가는 튜브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2. 기술 발달에 따른 사람간의 연결성 확대로 네트워크 이론의 현실화 가능성 증대

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네트워크 이론이란 특별한 허브가 존재한다면 세상은 여섯다리의 좁은세상(Small world)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인데요. 사회과학을 포함해서 인문학, Science까지의 모든 학문 분야가 이 네트워크 이론의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네트워크 이론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연결고리 즉, 지름길 역할을 하는 허브들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러한 허브들은 시대에 걸쳐서 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하였으며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에 의해서 아주 다양한상당 수의 허브들이 탄생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이러한 허브들을 더 강력하고 빠르게 만들어 주는 Tipping point들이 있었는데요. 즉 사람과 사람을 연결 시켜 주는 이러한 수단의 발달에 따라 네트워크 이론의 현실화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게 됩니다.

초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은 문자를 편지라는 형태를 통해, 사람이 직접 전달하거나 말들을 타고 전달을 하게 되었고 ,자동차/배/비행기 등 이동수단의 등장 이후에는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게 되었으며, TV나 라디오 등 매스미디어가 발달 되면서 한 번에 대량의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게 됩니다. 동시에 전화기를 통해서 전화선이 연결된 곳이라면 누구나 음성통화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휴대폰의 등장으로 전화선으로부터 해방되어 이동 중에도 어디에서나 음성 통화 및 메시지 전달이 가능해 졌으며 월드와이드웹의 등장으로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가능성은 더욱더 넓어졌으며, 빨라졌습니다. 네트워크 학자들이 예측한 사실들이 하나둘씩 현실화 되기 시작한거죠. 그래도 여전히 '미국에 있는 케빈베이컨이 나와 여섯다리만 건너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3. 트위터는 과연 네트워크 이론을 현실화 시킬 수 있을까??

편지, TV, 라디오, 전화기, 휴대폰, 인터넷 등으로 개인 개인이 다른 사람과 접촉 및 관계 설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 하였으며, 개개인이 허브화 되기 쉬워졌고, 개개인이 허브에 접근하기가 쉬워지므로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도 조금 더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각 기술의 발달 단계에는 완벽하게 사람과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데에는 한계가 존재 했는데, 편지는 반드시 이동수단이 필요했으며, TV등의 매스 미디어는 한 번에 같은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낼 수는 있지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며, 전화기는 전화선이 깔려 있어야만 통화가 가능했습니다.

휴대폰이 생기면서 이제 선 없이도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것 조차도 저에게 전화가 걸려 오는 사람이나, 제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외에는 연락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인터넷도 컴퓨터가 있어야 할 수 있으며, 인터넷의 일 방향성으로 인해 개인이 모든 인터넷의 사이트에 링크하는 것은 불 가능하며, 내가 한 얘기들을 모든 네티즌이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사이트나 블로거 등 이미 관계 설정이 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관계설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트위터라는 메신저 수단이 출현하면서 몇 가지의 이유로 이전의 기술들이 가졌던 한계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첫째. 가입이 아주 쉽고, 운영 인터페이스가 심플합니다.
둘째. 기본적인 대화 상대가 되는 팔로워들을 확보하는 수단이 다양하고 쉽습니다.
셋째. 짧은 140자 이내의 대화 내용으로 많은 에너지나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넷째. 내가 하는 대화가 한 번에 불특정 다수의 모든 사람들에게 노출 됩니다.
다섯째.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RT(Retweet)을 통해 나의 팔로워 뿐아니라 나의 팔로워의 팔로워들에게 피라미드식으로
            퍼지게 되므로 충분한 커버리지와 빠른 속도가 담보 됩니다.

위와 같은 트위터의 특징을 고려해 볼 때 트위터야 말로 네트워크 이론 초기, 스탠리 밀그램 교수가 얘기 했던 '여섯다리만 거치면 세상의 그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 라는  좁은세상(Small world)실현시키는 핵심적인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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