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를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가 주인공이 컴퓨터나 노트북을 앞에 두고 뭔가 서류작성을 하거나 컴작업을 하는 걸 볼 수가 있는데요.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컴퓨터 자판을 치는 모습을 보면 너무도 무성의하고 비현실적인 장면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라는 것이 모든 스토리나 상황이 100%사실에 기인한 것이 아니기에 일정 정도의 비현실적인 부분이나 설정은 드라마적인 키치로 이해할 수도 있고 오히려 너무 사실적이지 않고 약간의 허구에 기인한 소설적인 이야기가 현실과 다른 부분이 있기에 더욱더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고 의미있는 작업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허구에 기인하고 시청률을 담보하기 위한 드라마일지라도, 최소한 현실세계에서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어야 하고, 더우기 일상생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에서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느낄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하는 최소한의 실체적 진실에 기반한 스토리전개나 캐릭터의 현실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비추어 보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거나 캐릭터의 몰입도를 높이려고, 절박한 환자역할을 위해 체중감량을 하고, 음악에 관련된 배역을 소화하기위해 음악을 배우고 악기를 연습하고, 춤에 관련된 것이라면 무용을 배우고, 액션영화나 드라마라면 액션에 필요한 무술을 배우기까지 하는 분들이 왜 타이핑 연습은 안 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매 번 자판을 치는 장면이 나올때마다 유심히 보는데요. 키보드위에 손가락 올려 놓는 모습을 잠깐 보여주거나 손가락 몇 번 움직이는 모습만 보여주고 실제 치는 모습은 화면에 가리거나 자세히 안 보여주는 테크닉(?)으로 처리하거나 그나마 타닥타닥 소리만 들려주는 방법으로 화면처리를 하고 있는데 뭐 드라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장면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직업이 작가라든지, 아니면 대학교수, 또는 회사에서 전문적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컴퓨터 자판 하나도 제대로 못치는 경우에는 극 중 설정과 너무 맞지가 않아서 드라마나 캐릭터에 몰입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컴퓨터로 매일 글을 써 내는 작가라는 사람이 타이핑 하나도 제대로 못해서 키보드위에 엉성하게 손가락 펼쳐 놓고 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디 작가라는 느낌이 들겠습니까?


하다못해 제 스스로도 작가는 아니지만 주말에 주로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넘쳐 흐를 때 글을 써야 하는데, 정말 맘 같아서는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바로 바로 치고 싶은 상황에 손톱이 조금이라도 길게되면 자판이 한꺼번에 눌러지거나 불편해서 바로 손톱을 바로 깎고 자판을 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물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현실감과 전문성을 보여주기 위한 배우들이 그런 사실을 간과하거나 소홀히 한다는 것에 정말 실망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도 어려운 다른 배역들은 전문가들의 힘을 빌어서 짧은 시간에도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서 열심히 땀 흘리며 배우시는 분들이 왜 타이핑 연습은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다 못해 인터넷에서 타자 프로그램이나 게임 등을 일주일 정도만 연습해도 웬만큼 타자 치는 흉내를 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사실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연기를 하는 연기자들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감독이나 연출진들의 디렉션이 없으면 굳이 스스로가 타이핑 연습 따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예전에는 그러한 장면들이 전체 드라마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서 간과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사실 일반인이 범접하기 힘들고 특수한 직업이나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요구하는 배역이나 상황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서투름이나 부족함을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되어 버린 컴퓨터, 그리고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기술은 웬만한 초등학생도 조금만 연습하면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나, 전문 직장인, 극단적으로는 IT 기술에 대한 배역을 연기하고 그를 통해서 시청자들을 설득 시키는 배역을 맡은 배우들조차 컴퓨터 키보드를 제대로 다룰 줄 모른다는 것은 감독이나 배우들이 시대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일종의 관행적 무관심 아닐까요.

제발 부탁하건데 감독님들!! 연기자분들께 컴퓨터 자판 치는 연습 좀 시키세요.  그리고 연기자분들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 내서 타이핑 연습 좀 하세요. 요즘 컴퓨터 자판 못 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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