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먹이 운다, 짝패 등으로 박진감 넘치는 액션영화의 한 획을 긋고 있는 류승완 감독이 우리사회의 부패와 비리로 이루어진 검은 커넥션을 주제로한 '부당거래'로 우리곁에 다가왔습니다. 그는 이 번 영화 '부당거래'를 통해 리얼한 액션묘사에만 치중해 왔던 소위 류승완식 영화를 버리고 사실적이고 시대비판적인 현상분석으로 현 시대의 사회상을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탄생시킴으로써  단순히 액션영화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뛰어 넘어 새로운 장르로의 도전과 변신에 성공한 듯 합니다.

이 영화는 광역수사대 형사반장으로 출연해서 사회적 정의와 현실에서 갈등하는 최철기(황정민), 부동산 재벌과의 검은 거래를 통해 본인의 지위를 한껏 이용해 작전을 짜고 만들어내는 검사로 분한 주영(류승범), 그리고 경찰과의 뒷거래를 통해 본인의 금전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건설업자 장석구(유해진)의 물고 물리는 삼각관계를 주축으로 숨막히게 달려 갑니다.

영화 '부당거래'는 우리사회를 움직이는 공권력과 그 권력에 빌붙어 부를 축적하는 자본가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부당한 약속과 그에 따른 댓가, 그리고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유도 모른 채 그들에게 희생 당하는 일반 소시민들의 먹이사슬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표현되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나서 최근 우리네 사회현상과 너무도 많이 닮아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의견들에 많은 부분 공감하는게 사실이지만,  이 영화가 더욱더 안타깝고 섬뜩한 이유는 주인공들의 운명이 결정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영화는 끝이 났지만, 그 순간 또 다른 부당거래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점 때문 입니다.'

결국 한 번 시작된 부당거래는 그를 둘러싼 모든 생태계가 완전히 없어지지않는 한 끈질긴 생명력으로 불사신처럼 다시 되살아난다는 불변의 진리를 새삼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했는데요. 자 그러면 세명의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부당거래는 왜? 어떻게? 일어 났는지 알아보고 이러한 부당거래가 어떻게 끝나지 않고 다시 시작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연일 뉴스를 도배하다시피한 연쇄살인사건, 경찰은 다 잡은 용의자를 실수로 사살함으로써 사건 해결은 멀어져만 가고 국민들의 공분이 하늘을 찌를듯한데요. 이에 대통령까지 해당 사건의 해결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경찰 수뇌부는 어떻게든 이 사건을 해결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강국장(천호진)은 경찰청장에게 사건해결의 적임자로 최철기 반장을 추천하게 됩니다. 연거푸 경찰대 출신들에게 팀장자리를 내주고 상실감에 시달려 있던 최철기 반장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 셈인데요. 사회적 정의실현과 일신의 출세를 저울질 할 사이도 없이 최철기 반장은 곧바로 범인 만들기에 착수하게 되는데...

형사반장과 건설업자와의 부당거래

최철기 반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건설업자 장석구를 불러 범인역할을 할 수 있는 일종의 '배우'를 섭외할 것을 주문하게 됩니다. 장석구 입장에서는 최근 자신의 사업의 사활이 걸려 있는 대규모 빌딩 입찰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 최철기의 주문을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힘 없고 요리 가능한 전과자를 '배우'로 설정 하고, 경찰측은 기다렸다는듯이 이 '배우'를 검거함으로써 연쇄살인사건을 일단락 하게 됩니다. 형사반장과 건설업자와의 최초 부당거래는 이렇게 맺어지게 됩니다.

검사와 부동산업자와의 부당거래

평소 태경건설 김회장(조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던 검사 주영은, 최철기의 단속으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김회장을 약식명령이라는 가벼운 처벌로 풀려나게 하고, 김회장으로부터 최철기를 손 좀 봐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즉 주영검사는 김회장의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김회장은 주영검사의 스폰서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 둘의 부당거래는 이렇게 한 동안 지속되게 됩니다. 

한편 건설업자 장석구는 대규모 건물 입찰을 두고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관계로써 김회장은 주영검사에게, 장석구는 최철기 반장에게 서로의 이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러던 어느 날 주영검사와 같이 있던 현장에서 김회장이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주영검사는 이런 본인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와 또 한 번의 부당거래를 하게 됩니다.

검사와 형사반장의 부당거래

결국 최회장의 살인현장에 같이 있었던 주영검사는 그 동안 최회장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약점을 최철기 반장에게 잡혀 있으며, 반면 최철기 반장은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진범이 아니라 자기가 만들어 낸 배우라는 약점을 주영검사에게 잡혀 있는 셈이죠. 이런 서로의 약점을 덮어 두기위해 서로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던 검사와 형사반장도 본인들의 필요에의해 부당거래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다시 시작되는 부당거래

사건이 해결되어 갈 쯤 최반장은 지긋지긋한 연결고리를 끊고자 장석구를 살해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본인이 데리고 있던 마형사가 총에 맞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안타까운 순간도 잠시 최반장은 본인이 그토록 공들여 얻은 성과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반장은 사건을 조작하게 되는데요. 이로써 모든 사건은 마무리되고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잡은 공로로 최반장은 일계급 특진과 광역수사대 팀장으로 임명을 받게 됩니다.

한편 마형사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지 않은 최반장을 두고 그의 팀원들은 최반장을 일종의 배신자로 낙인찍게 되는데요. 우연치않게 장석구의 똘마니가 사건현장을 녹화해 놓은 영상을 보게되고 거기서 최반장이 일부러 마형사를 죽이고 사건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팀원들은 똘마니를 시켜 최반장을 살해하게 되고, 주영검사의 비리도 드러나 재판을 받게 됩니다.

결국 주인공들 사이의 부당거래는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그리고 처벌과정에서 일단락 되었으나, 팀원들과 똘마니의 부당거래는 다시 시작되었으며, 주영검사가 끌려 가는 과정에서 마주친 기자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복수와 그에 따른 또 다른 부당거래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를 감시, 조정함으로써 사회가 조직으로써 제대로된 기능을 하게해야할 사람들이 서로간의 부당거래로 끈끈하게 묶이고 결국 똘똘뭉친 그들은 본인들만의 이너써클에 속하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을 희생양 삼아 부당한 이득을 극대화 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인데요. 부당거래는 권력을 가진자끼리의 힘의 크기를 더욱더 공고히하는 수단이 되고, 가지지 못한자들에게는 끊임없는 희생과 핍박을 요구하는 사회적 모순의 고착화를 가속화 시키는 악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대반 의심반으로 보기 시작했던 영화 '부당거래'는 짜임새 있는 플롯으로 시종일관 지루할 틈이 없었으며 사회 전반에 걸쳐진 부조리와 부패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거기에 더해 류승완 감독 특유의 화끈한 액션씬까지...이런 이유로 영화 '부당거래'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이미지출처 : 영화 '부당거래' 공식블로그, 소유권은 (주)필름트레인에 있으며 인용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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