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동명동 77계단",
보존하고 발전시켜 통영 동피랑마을처럼 됐으면...
목포 가볼만한곳이 어딜까 고민하다 보면 대부분
일제시대와 관련된 여행지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1897년 개항된 이래 목포가 일제의 식민지
거점 도시로 이용되면서 급속히 성장한 도시이기에
가볼만한곳의 대부분이 일제시대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생산된 쌀, 목화, 누에고치 등이
목포항에 집산되어 일본 고베항으로 실려 갔으며,
일본에서 가공된 물자 또한 이 곳 목포를
거쳐 철도를 통해 내륙으로 흘러갔다.
이런 이유로 목포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
일본영사관 등 일제시대 공공 건축물과 더불어
정원에 연못이 있고 길다란 다다미방이 연결 되어 있는
실제 일본인이 살았던 민간인 주택 등을 포함해서
일제의 영향을 받은 흔적들이 여기저기 많이 남아 있으며,
오히려 이런 장소들이 목포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꼭 둘러봐야할 여행지로 추천되고 있다.
목포를 여행하려고 한다면 꼭 한 번 가볼만한 곳,
역사의 흔적을 아래 추천 버튼을 누르고 따라가 보자.
그 중 오늘은 목포 가볼만한곳으로 일제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는 목포시 동명동 일대의 도심의 섬과 같은
조그만 산동네 마을로 여행을 해 보고자 한다.
해방이후에도 이 곳 동명동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도심의 다른 곳과는 달리
시간이 멈춰 버린 듯 조그만 산등성이에 옹기종기
집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는 모습 그대로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도심 속에
우뚝 솟아오른 섬 같이 생긴 모습인데,
가파른 몇 십개의 계단을 올라가고 나서야
동네 입구로 들어설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미로 같은
골목길이 구불구불 여기저기 퍼져 있다.
골목길을 따라서 마을 안 쪽으로 들어가 보니
골목길 양 옆으로 대문과 창들이 만나 있으면서
아기자기하게 집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다.
어른들 두명이 서로 마주쳐
지나가기에도 좁은 골목길에는
갈라지고 덧대어진 오래된 콘크리트의
흔적들이 세월의 주름처럼 그대로 남아 있다.
좁고 불편해 보이는 골목길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 곳에 오랫동안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한가족처럼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친하게 지내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훈훈한 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조그만 골목길을 이리저리 둘러 보다
마을 반대편 입구쪽으로 가니
아주 오래된 여관이 자리잡고 있다.
왠지 여기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말이다.
아마도 다른 용도로 쓰던 건물을
여관으로 개조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여관을 지나 마을을 벗어나니
큰 도로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계단아래 커다란 비석이 하나 있는데,
비석에는 아래와 같은 비문이 씌어져있다.
이 곳은 원래 소나무가 많다고 하여
'송도'라 불리우던 조그만 섬이었는데,
1910년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이 곳에 있는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벗나무를 심은 뒤 정상부에는
'송도신사'를 만들어 우리 국민들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했던 곳이다.
그 때의 오욕된 역사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아픔을 기리고 후세에 알리기 위해서
2007년 옛 신사로 올라 가는 길을
"동명동 77계단"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정비했다고 한다.
목포에 있는 이 조그만 산등성이 마을에
일제시대의 아픔과 흔적 그리고
해방이후 고도 성장시대 난개발을 상징하는
달동네 골목길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굴곡의 역사 속, 어두운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을 중간쯤 아랫 쪽 건물들이
하나 둘씩 철거되는 걸 지켜 보고 있자니
이 마을도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단순한 개발을 위해 철거 하기 보다는
통영 동피랑마을이 있는 그대로의
마을 모습을 보존하면서도 예쁜 벽화를 통해
새로운 관광지로 자리 잡았듯이
덧글) 통영 동피랑마을은 통영시에 의해
낙후된 건물을 철거하고 주위에 공원을 만들 예정이었으나,
2007년 시민단체의 동피랑색칠하기 전국 벽화공모전을 통해
마을 이곳 저곳에 미술대학 재학생 등 18개팀이 벽화를 그렸고,
이 사실들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마을을 보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통영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나게됐다.
일제시대를 거쳐 개발시대까지
아프고 힘들었던 역사적 흔적이지만,
그 값어치와 의의는 작지 않은 곳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방문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잘 보존하면서,
목포의 가볼만한 곳으로 다시 태어날 수는 없을까.
여행 정보 : 목포 가볼만한곳, 목포여행, 목포시 동명동 남초등학교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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