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 최고의 감독이 최다의 배우들로 최악의 영화를 만들다.
 

영화 "도둑들"의 초반 흥행 돌풍이 무섭다.
도둑들은 개봉 첫날 43만명의 관객을 모아 2006년
괴물의 개봉 첫날 최다 관객 39만명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7월 29일까지 270만명을 기록했으며,
개봉 닷새째 300만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도둑들의 초반 이런 인기는 미리 예견됐던 일이기도 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로 1,5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 보증수표,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과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김해숙 등
한 두명도 캐스팅하기 힘든 특급배우들을 한 편의 영화에
대거 출연 시키면서 그들이 가진 티켓파워까지 가세했으니 말이다.

필자도 도둑들의 개봉을 내심 기다려 왔으며,
한편으로는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그 전편인 다크나이트에 비해 아쉽다는 평들이
많아서 더욱 더 도둑들에게 더 많은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다.

국내최고의 흥행감독과 최고의 배우들이 만들어 낸,
"도둑들"과연 그 명성만큼이나 최고의 영화를 
선사해줄 것인가. 미리 말씀 드리자면 필자는
평점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최고의 조합이 항상 최고의 결과만을 낳는 건
아닌 것 같다. 도대체 영화 도둑들은 왜 필자를
그렇게 실망시켰던 걸까. 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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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스토리와 불 필요한 반전의 남발로 몰입도 떨어져

잘 아시다시피 영화 "도둑들"은 범죄자들이 단체로 나와서
치밀한 모의 끝에 뭔가를 훔치는 강탈영화로 스팅, 세인트, 바운드
저수지의 개들, 이탈리안 잡, 오션스일레븐으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하이스트 무비 또는 케이퍼 무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뭔가 전형적인 특정 장르를 따른 다는 것은
그 전의 
결과물들이 만들어 낸 최소한의 흥행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는 반면, 그들을 뛰어 넘지 못하면 관객들에게
뻔하고 식상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위험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기존 영화들을 뛰어 넘는
그 무언가가 부족해 보인다. 먼저 전체 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전형적이며 오히려 기존 영화들에
비해서 더 느슨하고 지루하기 까지 하다. 

반전이랍시고 넣어 놓은 장치들도 너무 소소한
수준에서 남발하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반전의
감흥이 줄어 들어 전체적으로 긴장감도 떨어진다.

또한 여기저기 기존의 하이스트 무비에서 조금씩
차용해서 쓴 듯한 짜깁기식 시나리오와 홍콩 느와르의
결합이 서로 유기적으로 녹아들지 못하는 바람에
"도둑들"만의 정체성은 찾아 보기 힘든 섞어찌개가 돼 버렸다.

10년 전 비슷한 쟝르 영화 보다도 떨어지는 기술력

치밀한 계획으로 물건을 강탈하는 하이스트 무비의
특성 상 각종 감시 장비를 뚫고 보물을 훔치기 위해서는
그에 걸 맞는 첨단 장비들 또한 필수불가결 하다.

그런데 영화 "도둑들"에 등장하는 장비나 연출
수준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이미 14년 전에
개봉한 영화 앤트랩먼트에서 캐서린 제타 존스가
그물 같은 레이저 감시장비를 유연한 몸놀림으로
빠져 나가는 장면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줄타기 전공이라는 예니콜의 와이어 액션은
번지점프 수준만도 못하며, 탈출 하는 장비는
말 그대로 와이어와 조그만 크레인이 전부다.


부산의 아파트 단지에서의 추격씬은 8-90년대
쾌찬차, 용형호제, 폴리스스토리로 대변 되는
홍콩영화 액션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한 수준이며,

또한 금고털이를 하는 장면에서도 뭔가 새로운
신기술을 이용한 전문성을 찾아 보기 힘들고
침입을 하거나 탈출을 하는 순간에 있어서도
그 흔한 지문인식이나 홍채인식 장치 하나도 없으며

의외의 기발한 설정이나 규모감 있는
첨단 장비들의 활용도 부족해 보인다.


배우들의 개성을 살리지 못한 작위적 설정과 분산되는 캐릭터

유명한 톱스타를 대거 기용해서 카지노를 턴다는
점에서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 아니냐는 반응에
최동훈 감독은 그렇게 똑같이 찍는 건 재미가 없으며,
도둑질 보다는 인물들의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는 점에서 오션스 일레븐과 다르다고 언급했다.

최동훈 감독의 인터뷰내용 처럼 영화 "도둑들"은 실제로
도둑질 자체 보다는 인물들의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는 건 맞다. 영화 전반부의 30%이상을 캐럭터
하나 하나의 설정을 설명하는데 할애하고 후반부에서도 
그들 간의 관계 속에서 영화를 풀어 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제는 영화의 중심이라는 캐릭터들이 김윤석이나 김혜수
정도를 빼 놓고는 배우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 들지 못하고
마치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일부러 입은 것 처럼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특히, 예니콜로 출연한 전지연의 경우 "엽기적인 그녀"
이후 연거푸 실패한 영화에서의 입지를 다 잡으려는 듯
너무 어울리지 않은 강한 캐릭터를 설정한 나머지

행동 하나 하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이어서 새롭게 도전한 캐릭터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느낌이다. 차라리 
그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유한
 색깔을 더 깊이 있게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해품달로 한창 줏가를 올리고 있는 김수현도 잠파노로
등장 했으나, 하는 일이라곤 뽀빠이(이정재)를 도와
크레인 작동 몇 번 하는 정도일 뿐, 그 역할과 존재감이
너무 미미 하다 보니 처음에는 없던 캐릭터를 나중에
일부러
 집어 넣은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또한 너무 많은 캐릭터의 등장으로 극의 흐름이 분산된다.
시즌제로 운영 되는 미드 정도가 아닌 단 한편으로 승부하는
영화라는 형식적 특성 상, 너무 많은 캐릭터의 등장은
극의 흐름을 방해해서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먼저 보석을 훔치는 도둑들로는 한국측 도둑들, 마카오 박(김윤석),
팹시(김혜수), 뽀빠이(이정재), 예니콜(전지현). 씹던껌(김해숙),
잠파노(김수현)과 홍콩측 도둑들, 첸(임달화), 앤드류(오달수),
줄리(이심결)이 있으며, 웨이홍(가국서), 수사반장(주진모), 
티파니(예수정), 사모님(채국희), 까메오 신하균까지


한 명 한 명이 모두 스토리를 풀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인데, 이렇게 많은 캐릭터를 소개하고 
설정하고 그들의 관계를 풀어 가다 보니, 
각기 다른 캐릭터들의 등장에 대한 개연성도 떨어지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하나로 모여지지 않고 따로 노는 느낌이며,
그들과의 관계 또한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 마디로 십 수명의 캐릭터를 그냥 펼쳐 놓기만 
했을 뿐 각각의 캐릭터들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지도 못하고
그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스토리에 녹아들지도 못한 느낌이다.

그나마 마카오 박으로 분한 김윤석만이 본인만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기는 하나, 그나마도 다른 캐릭터 산만함
속에 묻히는 바람에 색깔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해 아쉽다.



개봉 5일째, 기존 최동훈 감독과 톱스타들의
티켓파워로 인한 관성으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영화 "도둑들"이 과연 이 정도로
인기몰이를 계속할 수 있는 작품인지는 회의적이다.

그나마 유명 톱스타들을 한 편의 영화에서
실컷 볼 수 있다는 점 정도가 이 영화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영화에 대한 평가나 후기는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므로, 여러 사람들의 리뷰를
충분히 읽어 보고 나서 영화를 볼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는 게 어떨까. 물론, 선택은 온전히 여러분의 몫이다.


[이미지 출처 = 소유권은 (주)케이퍼 필름에 있으며, 인용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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