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대박 시청률, 관찰형 예능의 대세가 될 것인가?



요즘 바야흐로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관찰형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연예인들의 일상 엿보기는 최근 삼시세끼에 이르러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AC닐슨에 의하면 이서진, 옥택연이 출연했던 삼시세끼 정선편이 4.3%로 시작해서 단 한 번의 시청률 하락없이 최종회에서 8.9%로 마감했다. 여세를 몰아 유해진, 차승원, 손호준이 출연했던 삼시세끼 어촌편은 2월 20일 평균 시청률 14.2%, 최고 시청률 16.3%로 역대 tvN 최고 시청률을 갈아 치웠으며 지난 5월 22일 다시 시작된 정선편은 평균 시청률 8%, 최고 시청률 11.3%로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사진출처 : tvn 삼시세끼 공식홈페이지, 인용목적]


시청률 1%를 달성하는 것 조차 기적으로 여겨지던 케이블TV업계를 고려해본다면, 10%이상의 시청률은그야말로 대박이다. 역대 공중파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귀가시계로 불렸던 모래시계나, 전국에 대발이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사랑이 뭐길래 등과 가히 버금 가는 수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과거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2016년 현재, 저녁10시~11시 사이에 주로 방영 되는 공중파의 황금 시간대 미니시리즈 시청률이 10%가 되는 드라마가 몇 개나 있을까를 비교해 보면 삼시세끼의 인기가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관찰형 예능은 초기 어린 아이들의 예측 불가한 순수함과 그에 대응하는 연예인들의 리얼 라이프를 보여 주다가, 그들의 가족(부모님, 장인, 장모, 형제 등)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에게 연예인의 연출 되지 않은 가족들끼리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이후에는 인간의 조건, 룸메이트 처럼 각 분야의 연예인들이 집단으로 한 공간에 거주 하면서, 한 번에 여러 캐릭터의 다양한 연예인들을 보여 주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위주로 프로그램이 다양화 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그 대상을 연예인에서 외국인 예능인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좋은 것도 정도가 있다. 과유블급이라고 했던가. 각 방송사들의 무 분별한 프로그램 베끼기와 과도한 유사프로그램 경쟁 편성으로 초기 관찰형 버라이어티쇼에서 보여 주었던 신선함이 점점 퇴색되고 시청자들의 관심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단순히 연예인과 외국인의 사생활 엿보기만으로는 더 이상 시청자들을 붙 잡아두기 어렵게 된 것이다.


뭔가 2%부족한 이 때쯤 혜성처럼 등장한 프로그램이 바로 tvN의 "삼시세끼"다. 삼시세끼는 그 등장부터 기존 관찰형 예능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이서진이 시골집에 등장해서 본인 스스로도 "곧 망할 프로그램"임을 남발하며 그냥 쉬어가는 땜빵 프로그램처럼 포지셔닝 하면서, 시청자들도 큰 기대감이나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빠져 들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사실 "삼시세끼"도 tvN에서 최초로 만든 예능 버라이어티쇼의 새로운 형식은 아니다. 그 원조는 mbn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배경이 각박한 도심을 벗어난 한적한 시골이라는 점, 매주 다른 게스트가 등장한다는 점, 주변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간편한 일상 요리를 주제로 한다는 점이 그렇다.

[사진출처 : tvn 삼시세끼 공식홈페이지, 인용목적]


물론 두 프로그램이 가지는 컨셉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는 실제 범인의 삶을 벗어나 깊은 산 속에서 혼자 생활하는 주인공을 윤택과 이승윤이 찾아가면서 시작되고 해당 게스트가 어떤 사연을 갖고 이런 삶을 살게 됐는지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전개 되는 반면, 삼시세끼는 출연하는 모든 사람들이 연예인들이며 주인공 게스트 2명이 호스트로서 시골에 상주하는 컨셉으로 매주 새롭게 방문하는 연예인들과 이런 저런 먹거리를 함께 나누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전개 하는 방식이다.

자 그럼 이렇게 시작된 삼시세끼, 요리 관찰형 예능으로써 성공 요인을 좀 더 자세히 알아 보자.



1. 시골의 일상과 요리 프로그램의 콜라보 


"모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의 키친, 다양한 조리기구, 전문 푸드스타일리스트, 화려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방식은 지난 수십년 동안 요리 프로그램의 전형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런데 너무 획일화된 형식과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로 실제 가정에서 활용하기에 쉽지 않아 그저 예쁜 음식 보여주기 프로그램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삼시세끼는 수 십년 동안 지켜왔던 지극히 비 현실적인(?)키친에서 뛰어 나와 오히려 일상에 더 가깝게 다가감으로써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2. 주인공 각자의 역할 분담으로 캐릭터 공고화


삼시세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이서진/옥택연, 차승원/유해진) 실제 부부는 아니지만, 시골 생활에 실제 젖어 있는 부부로서, 매회 찾아 오는 손님을 맞이하는 호스트로서 그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한 사람은 주로 바깥 일(요리 재료를 구하거나, 밭을 갈거나, 물고기를 잡아 오는 등)을 하고 또 한 사람은 주로 요리를 하면서 집안 일을 도맡아 한다. 이렇게 철저하게 분업화된 캐릭터가 점점 자리를 잡으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보다 더 자연스러운 안정감을 제공하게 된다.

3. 함께 등장하는 동물의 의인화로 감정이입 유발



삼시세끼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시골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동물들에게 각각의 이름을 부여하고 행동에 따른 캐릭터를 입혔다는 점이다. 다이나믹하게 사건 사고가 생겨나는 도시생활과 달리 상대적으로 느긋하고 단조롭게 진행되는 시골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칫 느린 템포의 지루함을 동물들의 대화, 동작 하나하나에 의미부여를 함으로써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출처 : tvn 삼시세끼 공식홈페이지, 인용목적]

4. 매회 새로운 게스트 초청으로 식상함 줄여



사실 삼시세끼의 주인공들이 시골집, 동네슈퍼, 읍내 등 한정된 공간에서 삼시세끼만을 요리한다고 하면 아무리 요리가 다양하고 주인공들의 연기가 뛰어 나다고 하더라도 몇 회 못가서 포맷의 식상함으로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매회 색깔 있는 게스트를 섭외해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냄으로써(이성간의 러브라인 등) 새로움을 더해가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5. 누구나 쉽게 주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간편 요리


기존 요리프로그램은 아주 요리를 잘 하는 요리전문가와 대단한 요리재료를 활용해서 예쁘고 맛있는 요리를 보여주는데, 정작 해당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뭐 하나를 따라서 만들어 보고 싶어도 요리재료조차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삼시세끼는 말 그대로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도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보는 이들로 하여금 "나도 만들어 먹고 싶다"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상으로 삼시세끼가 왜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한 두사람의 무대장악력과 순간의 애드립만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우리네 일상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이야기, 그들만의 예능"을 도대체 언제까지 보고 들어줘야 한단 말인가. 이제 "누가 더 시청자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누가 더 그들을 같은 눈높이로 대할 수 있는지"가 시청자들의 확실한 예능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모두 tvn 삼시세끼 소유이며, 인용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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