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생겨나면서 이동 중에 아무 때고 통화가 가능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트위터 등으로 불특정다수의 사람들과도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휴대폰 및 스마트폰에 의한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실시간 통화나 대화가 불가능했던 시절 새로운 사람을 사귀게 되면 헤어질 때 머뭇거리면서 물어 보는 것이 집 주소와 집 전화번호였습니다.
그 때에는 처음 한 두 번의 만남으로는 여간 해선 집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았죠. 애써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더라도 부모님을 피해서 통화해야 했기에 몇 시부터 몇 시까지만 전화해라, 아니면 벨이 3번 울리고 나면 받겠다 등 많은 제한이 있었던 게 사실 입니다. 오히려 주소를 더 자주 주고 받곤 했었는데 그 이유는 전화 통화 하기가 힘든 것도 있었지만, 사랑의 고백 등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편지가 더 유용한 수단이었기 때문 입니다.
△ 독일 우체통, 아마도 금액을 넣고 편지나 물건을 넣으면 자동으로 배송되는 시스템인 듯
또한 커피숖이나 카페에서 약속을 할 때는 가게로 전화를 하면 주인 아주머니가 마이크로 “oo씨 전화 왔습니다. 카운터에서 전화 받으세요” 라는 멘트를 하곤 했었습니다. 어쩌다 화장실을 다녀 오거나 사람이 많아서 시끄럽기라도 하면 전화를 못 받을까봐 노심초사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항상 헤어질 때 다음에 만날 장소, 시간을 사전에 미리 약속 했었고, 실제 해당 시간, 장소에 상대방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무슨 일이 있겠지, 사정이 있을거야”하고 기다리곤 했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상대방이 늦거나 나타나지 않아도 공중전화에서 상대방의 집에 전화하는 것 이외에 달리 연락할 방도가 없었기에 서로가 약속을 더 철저하게 지키고, 설령 사정이 있어서 상대방이 늦더라도 기다려 주는 미덕이 있었습니다.
△ 독일 공중전화,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보기가 더 힘들어졌죠.
그러나 현재는 어떻습니까? 약속 시간에 본인이 늦더라도 기다리다 안 오면 '전화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상대방의 일상을 확인하고, 확인 받고 싶어하고, 심지어는 업무 중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트위터를 이용해서 서로 트윗을 하니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잠자는 시간을 제외 하면 온전히 혼자서 자기만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러한 휴대폰과 이메일, 메신저, 트위터 등의 다양한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인해 과거에 비해서 더 빈번하고 편리하게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할 수는 있지만 통신 수단이 발달 하지 않았던 시절의 약속에 대한 소중함, 기다림의 미덕은 찾아 보기 힘들게 되었죠.
휴대폰의 문자 기능, 인터넷 접속 기능, 실시간 정보제공 및 트위터를 통한 대화 기능, 심지어는 서점에서 바코드만 읽혀도 바로 구매가 가능한 쇼핑기능 등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비단 연애뿐만 아니라 구매행동에 있어서도 우리 소비자들을 더욱더 조급하고 짧은 시간 안에 구매결정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 입니다.
지금은 만들면 없어서 못 팔고, 만물상과 만병통치약이 횡행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어떤 제품이 더 날카롭고 뾰족하게 소비자 머리 속에 각인 되는가, 소비자 Evoked set안에 누가 더 먼저 자리를 잡을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제품들이 넘쳐 납니다. 소비자는 물건을 고르기에도 지치고 제품들이 제각각 떠들어 대는 목소리에 모두 다 귀 기울일 여력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이 제품은 맛도 있구요, 가격도 싸구요, 몸에도 좋구요, 어디서나 살 수 있구요, 디자인도 예쁘구요, 등등등' 이렇게 모든 것이 좋다고 얘기 하는 것은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제품이 아니다' 라는 것과 다름아니며, 모든 사람을 다 만족 시키려고 하는 제품은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제품 하나가 하나씩만을 얘기해도 얼마나 시끄러운데 하물며 한 제품이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는 것을 말 한다면 두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 수 많은 Noise Level을 극복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면 많은 것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단 한가지를 날카롭게 얘기 해야 합니다. 그것이 맛이든, 기능이든, 가격이든, 디자인이든, 그 무엇이든 말이죠. 즉 마케팅은 결국 잘 버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죠. KISS의 법칙을 기억합시다. Keep It Simple, Stupi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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