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우리는 한 편의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안겨 주었습니다. 바로 임순례감독의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이라는 영화였죠.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던 우리나라 핸드볼 선수들의 이야기를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영화였는데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올림픽이 아니면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 종목이기에 올림픽이 끝나면 대부문의 소속팀이 해체되는 경우가 빈번한데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소속팀이 해체 되어 각기 일상에서의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들이 다시 모여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가슴 따듯한 이야기가 우리네 심금을 울렸던 드라마인데요. 저두 그 영화를 보면서 화려한 메달뒤에 숨어 있는 우리나라 비인기 종목 스포츠 선수들의 삶의 애환이 느껴져서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우생순

[이미지 출처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MK픽처스(주) 인용목적]


그런데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도 영화와 똑같은 우생순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국은 26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카자흐스탄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38-26으로 상대를 물리치며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벽산건설 소속 선수(문필희, 김온아, 류은희)들과 용인시청 소속 선수(이민희, 남현화, 명복희)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뛰게 될 소속팀이 없어져서 쓸쓸한 퇴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벽산건설 핸드볼팀은 지난 10월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팀이 해체 수순을 밟았고, 용인시청도 팀이 공중분해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김운학 대표팀 코치는 "경기도에서 50%의 비용을 지원해 준다면 용인시청에서 계속 뛸 수도 있다"고 마지막 남은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덴마크와 결승전 이후 대표팀 임영철 감독이 했던 말을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는 내일이면 다시 실업자로 돌아간다. 오늘의 패인은 관심의 부족이다."라고 했습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그 때 잠시 국민적 관심을 받을 뿐이고 세계 최정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생활은 불안하고 어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생순

[이미지 출처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MK픽처스(주) 인용목적]


1990년 베이징올림픽부터 5연패를 해왔던 여자핸드볼이 4강에서 그것도 30승 1무 5패로 압도적인 상대전적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라는 상대에게 진 것이 결코 우연히 아닌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이미 우리 선수들은 돌아갈 곳 없는 허탈함과 실망감에 더 이상 열심히 뛰고 싶은 욕심도, 뒤쳐진 점수를 만회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도 더 이상 의미 없다고 생각했을까요. 설사 그런 생각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힘이 빠지고 막막한 상황에서 에너지가 나올 리가 없다고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스포츠는 현재 축구, 야구, 배구, 농구와 같은 특정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올림픽과 같은 종합스포츠대회에서 한국을 세계 10대 스포츠강국으로 올려 놓은 기초 스포츠와 같은 비인기종목에 대한 투자나 관심은 프로스포츠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1980년대 한 때 체육부까지 만들어내면서 엘리트 스포츠에 매진한 결과 일부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만, 그나마도 현재는 정부에서도 그만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에 대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지원을 얻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1. 비 인기 종목을 기업이 후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일반기업이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이유는 해당회사나 브랜드의 홍보나 마케팅효과를 보기 위해서인데요. 그러다보니 인기가 없거나 관심이 없는 종목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쉽게 스포츠팀을 운영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게 강제로 비용을 들여가면서 팀을 운영하라고 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나마도 기업이 이렇게 비인기종목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게 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각종 세재혜택이나 지원정책을 통해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선수들 인건비와 운영비에 대한 손비 인정을 확대하고 각종 스카우트 비용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을 늘리는 등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해당 스포츠팀을 운영하기 위한 시설물 설치 운영에 따른 토지에 대해서도 세제 혜택이 확대 되어야 하겠습니다.

최근 모기업이 꾸준하게 10년 이상을 지원한 결과가 좋은 성적으로 나타난 사례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인데요. 쇼트트랙이외에 전무했던 동계스포츠 종목에서 골고루 메달을 획득한 사례입니다. 평소 비인기종목으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던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따 냈던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와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선수 등이 이러한 꾸준한 지원 속에 태어난 선수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단기간의 목적을 달성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빙상연맹을 지원해 왔습니다. 선수들의 해외전지훈련과 일류 코치 영입에 힘을 쓰고 빙상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서 각종 상금과 장학금을 내걸고 빙상 관련 청소년 대회를 신설했습니다. 또한 각종 연습에 필요한 경기장이나 시설물도 꾸준하게 업그레이드 했으면 각종 대회 선수들에게는 인센티브도 지급되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꾸준하고 지속적인 지원과 배려 덕분에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좋은 선수들을 좋은 환경에서 실력 있는 코치들로 하여금 트레이닝을 함으로써 불가능이라고 여겼던 종목에서도 빛을 발하게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2. 국가주도형 엘리트체육에서 생활 속의 사회인 체육으로 변모해야

위에서 제시했던 정부지원이나 기업이 스스로 사회적 목적을 갖고 비인기종목을 육성하거나 키우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비인기종목 선수들은 여자핸드볼 선수들처럼 언제라도 우생순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건 아마도 우리나라가 냉전이후 올림픽을 국력 대결의 장이라고 인식하고 태릉선수촌을 만들어내며 엘리트체육을 육성해왔던 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가끔 올림픽을 보다 보면 놀랄 때가 있는데요. 다른 나라 선수들의 직업이 참 다양합니다.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경찰이기도 하고, 컬링에서 금메달을 딴 사람이 의사이기도하며, 또 다른 종목에서는 직업 군인이 메달을 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평생을 선수로만 생활하는 것과는 너무도 다른 것이죠.

소위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얘기하는 유럽국가들은 올림픽 메달에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비록 우리보다 메달 수가 뒤쳐져 있다고 해서 우리 보다 스포츠 산업에 대한 투자나 질적인 수준이 뒤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올림픽이라는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을 더 즐기며, 다양한 양질의 스포츠를 일상 생활에서 즐기고 있습니다.

즉 스포츠를 국력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하기 보다는 일반인들이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면서 관심 있는 분야의 스포츠를 즐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림픽에도 제도적으로 키워낸 선수들 보다는 이렇게 사회인 체육에서 활동하는 일반인들이 선수들로 많이 출전하기에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메달 획득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이렇게 생활 속에 사회인 체육이 활성화 되려면 각 지자체별로 이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각종 스포츠 시설이나 모임이 활성화 되기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포츠를 단순히 대회에서 꼭 메달을 따기위해 필사적으로 준비하고 피나게 노력하는 전투적인 개념이 아니라 일상에서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취미생활을 위해서 즐기는 수단으로 포지셔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이렇게 된다면 평소에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선수로 출전해서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다시 본업으로 복귀할 수가 있으니 현재와 같이 엘리트체육 정책에 의해서 오직 선수로만 육성되어서 올림픽이나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선수들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 이미지는 MK픽처스(주)에게 소유권이 있으며 인용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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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1,000m에서 우리나라 이정수,이호석 선수가 1,500m 이정수 선수의 금메달에 이어 금은메달을 동시에 따내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정수선수는 첫 올림픽 출전에서 동시에 2개의 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이루게 됐는데요. 이 번 결과는 사실 단순히 우리나라가 금은메달을 모두 따 냈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사실 성시백 선수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은게 사실 입니다.)

모두 주지하다시피 저 번 1,500m 시합에서 비록 이정수선수는 금메달을 땄지만 우리나라 선수들끼리의 몸싸움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지 못함으로 인해 아주 많은 얘기들이 있어 왔던 터라 이 번 이정수, 이호석 선수의 금은메달은 위기를 딛고 따낸 메달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값어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개인적으론 성시백 선수도 이 번 1,000m에서 메달을 땄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준결승에서 아깝게 탈락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성시백선수 어머니 홍경희씨

△ 이정수,이호석 선수가 본인들의 금은메달을 성시백선수의 어머니(홍경희씨)께 걸어드리면 어떨까요?[출처:NEWSIS, 인용목적]


잠깐 이번 쇼트트랙에서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돌아가 보면 사실, 1,500m에서의 우리나라 선수들끼리의 몸싸움이후 여러가지 얘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체육계의 고질병인 파벌싸움에 대한 내용들이 가장 많았는데요. 이런 파벌 싸움에 대한 얘기들은 비단 이번 벤쿠버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라 예전 올림픽에서부터 있어왔습니다.

또한 쇼트트랙뿐만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강한 종목에서는 체육계 내부에서 파벌 싸움이 종종 일어나곤 했습니다. 태권도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특정학교 출신들끼리 파벌로 뭉쳐서 국가대표 선발전이나, 올림픽 출전선수를 선발할 시에는 끊임없는 잡음이 일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쇼트트랙

△ 지난 1,500m 결승전에서 우리나라 선수들끼리 몸싸움으로 미끄러지는 장면, [출처:SBS,인용목적]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번 쇼트트랙 사건에 있어서는 파벌싸움이라기 보다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또 가진다고 뭐라고 비난할 수 없는 기본적인 욕심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보는 관객 입장에서야 누가 금메달을 따든 우리나라 선수들이면 상관이 없지만, 경기를 임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금메달 하나가 주는 혜택의 크기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이유로 금메달을 따고 싶을 것입니다. 모두가 합심해서 서로의 기록이 합쳐져서 동시에 금메달을 따는 경기가 아닌 이상에야 누구 하나를 희생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입장인거죠.

그런데 그 누구의 욕심에 의해서 발생한 일이었던 일이라할지라도, 사건 이후에 처리과정에서 모든 선수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이 번 1,000m 결승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밑거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무엇보다도 한 편으로 보면 너무도 억울한 입장에 서게 된 성시백선수의 어머니(홍경희씨)는 경기를 관람하는 도중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사실 본인의 아들이 메달을 따지 못했음에도 몸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했었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이호석 선수에게 등을 두드리며 위로해줬습니다. 사실 4년 동안 땀흘렸던 아들이 순간 무너지는 장면을 보았을 때 어느 누구의 부모라도 화가 먼저 나고 상심했을 법한데, 성시백 선수의 어머님의 대범한 모습에서 가슴이 찡할 수밖에 없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성시백 선수 어머니

△ 마음고생이 심했을 이호석 선수를 따뜻하게 격려하는 성시백 선수 어머니(홍경희씨),[출처:NEWSIS, 인용목적]


또한 서로의 불협화음으로 내부적인 사기저하나, 서로의 질투심이나 억울함으로 전체 경기를 망칠 수도 있는 분위기를 서로 다독거려가며 '다음 경기를 위해 서로 힘을 모으자'라고 하는 선수간의 배려나 이해심을 바탕으로 열심히 훈련에 임했던 뒷처리 과정에서의 성숙한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아들의 억울함을 배려와 사랑의 힘으로 이끈 성시백선수 어머니의 힘이 조금은 억울했을 성시백 선수의 마음을 가라 앉혔고, 일말의 죄책감으로 힘들어했을 이호석 선수에게도 힘을 주게 됐으며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선수들 서로를 모함하거나 감정싸움을 하기 보다는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 하자'고 서로 격려하고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정수, 이호석 선수가 본인들의 금은메달을 성시백 선수의 노메달로 상심하고 있을 성시백선수 어머님(홍경희씨) 목에 걸어드렸으면 합니다. 마음으로라도 성시백 선수와 그 어머니가 진정한 메달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또한 1,500m 사건 이후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이승훈 선수의 은메달, 모태범 선수의 금, 은메달,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등 연이은 메달행진으로 쇼트트랙 선수들에게는 스피드 스케이팅과 비교되면서 '나머지 경기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더 큰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겠다' 라는 일종의 위기감이 서로를 더더욱 똘똘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쇼트트랙 선수들

△ 서로를 격려하며 훈련에 임하는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 [출처:NEWSIS,인용목적]


누구의 욕심이나 실수이건 한 번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뒤 돌아 보지 않고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라는 우리사회의 오랜 실체적 명언을 몸소 실천해 주신 성시백선수 어머니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찬사를 보내며, 원만하고 매끄럽게 위기를 극복한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의 성숙한 모습에 대해서도 감사를 보냅니다. 이 번 쇼트트랙 1,000m 이정수,이호석 선수의 금은메달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있어서의 형평성 담보와 오랜기간 고질적으로 문제 시 되어 왔던 파벌싸움에 있어서도 화해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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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에서 우리나라 선수(곽윤기, 성시백, 이정수, 이호석)들이 은메달을 땄습니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루어졌는데요. 바로 전 성시백선수가 500m에서 우리나라 선수로는 16년만에 은메달을 딴 이후라 더더욱 기쁨이 컸습니다.(안톤오노의 반칙으로 3순위로 들어왔던 성시백 선수가 은메달을 인정 받았습니다. 여하튼 오노의 반칙은 이번에 제대로 걸렸군요.) 그 누구보다도 성시백선수의 어머니인 홍경희씨의 기쁨이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쇼트트랙 1,500m에서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 1,000m에서 이정수 선수 금메달, 이호석선수 은메달에 이어 500m에서 성시백선수 은메달,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 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 은메달 수상식에서 깜짝 시건방 춤을 선보인 곽윤기선수, [출처:SBS, 인용목적]


500m야 원래 단거리에 약한 우리나라 쇼트트랙 팀의 전력을 볼 때 성시백 선수의 은메달은 금메달이상의 값진 결과 였고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의 은메달은 사실 조금 아깝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중국선수들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판정에 큰 이상없이 은메달을 인정 받아 한 편 다행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계주를 끝내고 선수들이 홀가분해서 그런지 곽윤기 선수는 쇼트트랙 남자 계주 시상식 때 시건방 춤을 춰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번 5,000m에서의 은메달이 은메달 이상의 값어치를 지니는 또 다른 이유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우리나라 선수들의 성숙된 배려와 화합의 결과물이다.

알다시피 이번 쇼트트랙 첫번째 경기인 1,500m 결승에서 마지막 이호석 선수의 추월에 의한 몸싸움으로 성시백선수와 이호석 선수가 메달을 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개인적인 욕심은 누구나 금메달을 따고 싶을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을 것 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선수들 사이에 개인적인 감정이나 불화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서로간의 격려와 배려로 이후 1,000m에서 이정수, 이호석 선수가 금은메달을 따냈습니다. 물론 성시백선수의 결승진출 좌절이 조금 아쉽기도 했는데요.

비로소 오늘 27일 500m에서의 성시백 선수의 은메달과, 5,000m계주에서의 은메달로 인해서 선수들 모두가 메달을 목에 걸게 됐습니다. 이로써 금은동의 색깔은 다르지만 쇼트트랙 남자 선수들은 모두가 메달을 획득하는 결과를 이뤄냄으로써 그간 일말의 죄책감에 시달렸을 이호석 선수가 마음의 짐을 덜게 됐으며, 노메달로 마음 고생이 심했을 성시백 선수도 어느 정도는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호석 이정수 선수

△ 서로를 격려하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 [출처:뉴시스, 인용목적]


결국 이렇게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이면에는 한 번의 실수 안 좋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음으로써 서로를 비난하거나 힐책하지 않고 격려하고 위로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선수들의 성숙한 자기관리의식에 돋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성시백 선수 어머니(홍경희씨)의 대범한 사랑의 힘이 돋보였다.

1,500m 사건 이후 가장 마음이 아파했을 사람은 선수들이외에도 성시백 선수 어머니였습니다. 각종 매스컴에서도 보도가 됐듯이 아들이 넘어지는 그 순간에도 당황하고 서운한 감정을 뒤로 하고 선수들 모두가 다치지 않았냐고 반문할 정도로 넓은 아량과 어머니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성시백 선수 어머니

△ 이호석, 성시백선수를 위로하는 성시백선수 어머니 [출처:뉴시스, 인용목적]


본인의 아들이 다른 이유때문에 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그 누구라도 서운하고 아쉬운 감정을 토로했을만 한데도 어머니는 끝까지 그 누구를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고 선수들 모두를 격려하고 힘을 북돋워 주는 사랑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어머니의 넓은 아량화 대범함이 선수들간의 화합을 통한 좋은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5,000m 계주 전에도 이호석 선수가 넘어진 것을 두고 다치지는 않았나 걱정했으며, 은메달 획득이후에는 모든 선수들을 껴안으며 어머니로서의 따뜻한 배려를 끝까지 보여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성시백 선수의 어머니 홍경희씨에게 뜨거운 찬사와 감사를 함께 보냅니다.


3. 여자선수들의 아쉬운 결과, 판정에 대한 한을 풀었습니다.

올림픽 쇼트트랙 참가이후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결과를 낳음으로써 이번 쇼트트랙 여자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요. 물론 내부적으로는 저 번 올림픽때에서의 진선유 선수처럼 파워풀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한 명 있어서 나머지 선수들을 이끌어 나가지 못한 부분이 있음으로 해서 전체적으로 메달을 따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기량이 중요하긴 하지만, 특출난 선수 한 명이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줘서 전체적으로 결과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또한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인해서 다 따낸 금메달을 중국에게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 전에도 쇼트트랙에서는 판정의 불분명한 점이 있어 왔던 것이 사실인데요. 이 번 우리나라 선수들의 실격처리는 아무래도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여자 선수들의 아쉬움을 남자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여자 계주 쇼트트랙

△ 여자 계주 3,000m에서 실격판정이후 슬퍼하고 있는 한국선수, [출처:뉴시스, 인용목적]


4. 뿌리 깊은 파벌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번 남자 선수들의 마지막 은메달은 대표선수 선발때부터 불거졌던 선수단 내부의 뿌리 깊은 파벌싸움과 불협화음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만에 하나 그 누구는 메달을 획득하고 또 다른 선수는 메달을 따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면 그러한 파벌싸움이나 서로간의 앙금이 해결되지 못할 소지를 가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500m에서 성시백 선수의 은메달, 5,000m 계주에서의 은메달로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선수들 개개인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향후 선수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서로간의 화합과 좋지 않았던 감정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되었다고 봅니다. 이후 국가대표 선발과정의 투명함 선수 코치간의 스승과 제자로서의 순수한 유대관계 등이 담보되었음 합니다.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 참여했던 모든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그간 노고에 대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이 쇼트트랙의 종주국으로써 위상을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지금 시상식으로 보니 동계올림픽 최초로 저희나라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에서의 김연아의 금메달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모든 선수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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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승훈 선수가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아시아 최초로 10,000m에서 금메달을 땄네요. 이제 이승훈 선수가 우리나라 스피드 스케이팅의 희망에서 장거리 스프린터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승훈 선수가 기록한 12분 58초 55라는 기록은 본인이 한달 전에 세운 기록을 무려 21초 앞당긴 기록이며 지난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기록을 경신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번 금메달로 인해서 이승훈 선수가 운이 좋아서 메달을 딴 것이 아닌 진정한 실력을 가진 세계적인 선수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같이 경쟁했던 크라머 선수가 2,000m이후 이승훈 선수의 기록을 앞서나가고 있어서 한 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는데요 결국 인코스를 2번 도는 초보적인 실수로 실격처리가 되었습니다.

사실 그간 우리나라 동계올림픽에서의 쇼트트랙에서의 싹쓸이 금메달 경험으로 인해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에서 다수의 금메달과, 단연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에만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김연아 선수야 올림픽 출전은 처음이지만 그간 세계선수권이나 각종 대회에서의 실력을 그대로만 보여준다면 금메달이 유력한 것이 사실입니다.(어제 26일 쇼트, 프리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습니다. 오늘 SBS 뉴스를 보니 한달 전에 발목부상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런 이유로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한 동안 훈련강도를 줄였다고 합니다. 부상을 안고도 세계최고의 스코어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우리나라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규혁, 이강석, 이승훈, 모태범, 문준, 이기호, 하홍선, 이종우 총8명과 여자선수로는 이상화, 이보라, 오민지, 안지민, 이주연, 노선영, 박도영, 김유림 총8명 전체 16명의 선수가 이 번 벤쿠버 동계올림픽에 참여했는데요.(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모태범 선수와 이상화 선수가 깜짝 금메달을 땄네요. 축하 드립니다.) 결국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뜻하지 않게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덜 했던 이승훈, 89년 동갑내기인 이상화, 모태범 선수가 메달을 따게 됐습니다.
이승훈

△ 대한민국 최초 스피드 스케이팅 5,000m 금은메달을 안겨 준 이승훈 선수.[출처:SBS]

그간 우리나라는 쇼트트랙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왔으나,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전통의 유럽 강호들에 밀려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의 이승훈 선수의 금은메달은 진정한 동계올림픽의 강자로 대한민국이 우뚝 서는 계기가 됐습니다.


쇼트트랙이라는 새로운 경기가 생겨 나면서 한국이 메달을 따게 되자, 그간 동계올림픽에서 맹주로 군림해 오던, 러시아를 비롯한 미국, 북유럽, 동유럽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룰을 바꾸거나, 애써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의 진정한 종목이 아니다라고 외면해 왔는데요. 오늘 스피드 스케이팅에서의 메달로 한국이 이제 진정으로 그들이 인정하는 동계올림픽의 강국이 된 것이죠.

김윤만, 이강석 선수에 이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우리나라선수로는 3번째 메달이 된 셈인데요. 이 번 이승훈 선수의 메달은 장거리에서는 아시아 최초의 금은메달이라고 합니다. 최근까지도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그 전까지 대한민국의 대표선수로 이규혁, 이강석선수를 꼽았었습니다. 각종 우리나라 스피드 스케이팅의 기록을 갈아 치우며 승승장구 했던 그들도 국제 경기에서는 불운하게도 매번 쓴 잔을 마시곤 했는데요. 이 번 벤쿠버올림픽에서도 사실 이승훈 선수나 모태범 선수 보다는 이규혁선수나 이강석 선수들에게 관심을 더 가졌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승훈 선수가 갑자기 이렇게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좋은 기록으로 금은메달을 따게 됐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이승훈 선수가 마지막 2바퀴를 남겨 놓고 가속을 하는 막판 스퍼트가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통상 다른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갈수록 랩타임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이승훈 선수는 마지막에 더 가속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한데요. 그 비밀은 그가 원래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었다라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들도 쇼트트랙 경기를 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특히,
중장거리 경기에 있어서 초반에 무리하지 않고 후 순위에서 따라 가다가 마지막 2-3바퀴를 남겨 두고 인코너 아웃코너를 가리지 않고 재빨리 순간 속도를 높여 터보 추진력을 발휘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쇼트트랙에서의 마지막 터보 추진력을 스피드 스케이팅에 접목해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중계방송을 보면서 깜짝 놀랐던 사실은 이승훈 선수가 마지막 골라인에 들어올 때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이 자주 사용하는 막판 한 발 스케이트 들이밀기를 하더라는 겁니다.
평소 쇼트트랙 선수였던 그가 항상 트레이닝 받아오던 그 테크닉이 자기도 모르게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닐까요. 결국 쇼트트랙에서 몸에 길들여진 막판 터보 스퍼트와 함께 결승선에서의 스케이트 들이밀기가 금은메달 획득의 숨은 비결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쇼트트랙 주특기

△ 막판 터보 추진력과 스케이트 들이밀기로 기록을 단축시킨 이승훈 선수


쇼트트랙에서의 이 마지막 한 발 들이밀기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지금 국가대표 감독인 김기훈 선수가 최초로 사용했던 필살기 였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선수들은 마지막 분초를 다투는 결승라인에서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서 자주 사용하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는데요.

덧) 쇼트트랙은 바닥에 센서가 있어 스케이트 날을 바닥에서 떼지 않고 먼저 내밀어야 하고, 스피드 스케이팅은 위쪽에 센서가 있어 발차기 하는 식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발을 내미는 것을 '날차기'라고 한다고 합니다. 정확한 내용을 댓글로 달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래 보시면 모태범 선수도 마지막 골라인에서 '날차기'를 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모태범 선수

△ 대한민국 최초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을 안겨 준 모태범 선수, 골라인에서 날차기를 하네요.[출처:SBS]


이승훈 선수는 지난해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떨어진 이후 좌절하지 않고 곧 바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후 짧은 시간에 5,000m 및 10,000에서 국내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해 왔습니다. 사실 이 번 이승훈 선수의 금은메달 획득은 이승훈 선수 한 명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가 앞으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요.

쇼트트랙에 있어서는 세계최고의 노우하우를 가진 코치진과 잠재력 있는 선수를 보유한 우리나라로써는 향후 이승훈 선수와 같이 쇼트트랙선수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해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됨으로 인해,  쇼트트랙선수는 쇼트트랙이라는 테크닉에만 강한 것이 아니라 조금만 다른 방식으로 트레이닝을 한다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동계올림픽 최초로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부분에서 금은메달을 안겨 준 이승훈 선수에게 찬사를 보내며, 국가대표 탈락에도 굴하지 않고 짧은 시간에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해서 메달을 따기까지 그간의 노력과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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