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평범하고 식상해 보이지만,
자주 먹는다는건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매력 있는 요리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칼국수의 맛은 뭐니 뭐니 해도
국물의 깊이와 면발의 쫄깃함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쌈은 보쌈용 돼지고기 자체의 육질,
그리고 삶아 내는 정도와 시간,
마지막으로 곁들여 먹는 속이나 겉절이의
싱싱함과 맛깔스러움에 의해 그 맛이 결정된다.
족발과 보쌈은 가끔 주말에도 집에서
배달음식으로 자주 시켜 먹곤 하는데
그럭저럭 먹을만은 하지만,
썩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그런데 얼마 전 지인들과의 모임을
종로에 있는 '충무 칼국수'라는 집에서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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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아 가는 집이라서 그런지
이리저리 한참을 헤매다가 찾아 갔는데,
여기저기 칠이 벗겨진 2개의 낡은 간판을 보는 순간
오래된 연륜이 느껴지는 그런 식당이었다.
가게 안을 들어가 보니, 아담한 크기에
보쌈과, 칼국수만을 파는 식당이다.
여기서만 30년 동안 장사를 하셨다고 하는데,
재료는 모두 국내산을 쓴다고 한다.
선택할 여지도 없이 보쌈과 칼만두를 시켰다.
먼저 따끈따끈한 보쌈이 나왔다.
장충동이나 보쌈 프랜차이즈에서 먹던
화려하고 다양한 상차림이 아니라
덜렁 보쌈과 같이 싸먹는 겉절이가 전부다.
처음에는 보자마자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는데,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먼저 돼지고기는 살코기와 지방이
적당하게 섞여 있는 부위로 퍽퍽하지 않고
다른 한약재나 향을 쓰지 않았는데도
잡내가 없고 촉촉하고 부드럽게 잘 삶아진 느낌이다.
김치겉절이는 또 어떠한가,
도톰한 배추가 아삭 아삭 살아있어
씹는 맛이 일품이고, 곳곳에 이렇게
탱탱하고 싱싱한 굴이 숨어 있다.
부드럽고 쫄깃한 돼지고기에
시원 아삭한 겉절이를 곁들여 한 입에 쏙,
몇 번이고 먹어도 질리지 않고 한 없이 들어간다.
이어서 나오는 칼만두,
칼국수에 만두가 들어간 메뉴이다.
멸치와 바지락을 베이스로 우려낸
국물이라 그런지 시원하고 담백하다.
또한 인공조미료 맛이 거의 없어
깔끔하고 걸쭉한 국물이 내 입맛에 딱이다.
화려하고 다양하지는 않지만,
30년 동안 꾸준하게 묵묵히 지켜 온
촉촉하고 부드러운 보쌈과 아삭하고 싱싱한 김치겉절이,
진하고 걸쭉한 국물 맛이 일품인 칼국수,
이런 음식을 어디서 맛 볼 수 있을 것인가.
맛집 정보 : 서울 맛집, 종로 맛집, 서울시 종로구 인의동 86 "충무 칼국수"
전화번호) 02-743-1966, 종로5가 보령제약빌딩 맞은 편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