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항상 기차를 타면 그물에 담긴 삶은 계란과 사이다를 먹고 싶어 카트를 밀고 다니
는 홍익회 아저씨가 지나갈 때마다 눈을 떼지 못했었고 기차가 대전역에 도착할 때쯤이면
항상 뜨뜻한 국물에 감칠맛 나는 가락 국수를 먹을 수 있다는 기대에 가슴이 설레곤 했습
니다. 그 시절 기차를 타서 삶은 계란을 못 먹거나 깜빡 잠이 들어 대전역을 지나쳤다는 걸
나중에 알라치면 한 동안 못내 아쉬워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Pace eggs...................... by ANDI2..WHIPLASHED AWAY....
또한 초등학교 이전에는 저희 집에 같이 살고 계시던 막내 이모가 저를 항상 목욕탕에 데리고 가곤 했습니다. 유독 깔끔함이 몸에 베인 이모는 목욕탕에서도 살이 빨갛게 부어 오르도록 제 몸을 씻기곤 했는데 저는 용케도 목욕 하는 내내 따끔거리는 아픔을 참아 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아픔을 참아 냈던 이유는 바로 이모가 항상 제게 걸었던 하나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울지 않고 목욕이 끝나면 바나나 우유를 사 주겠다는 것이었죠.
아침에 일어 나자 마자 매일 집 앞에 놓여 있던 투명한 유리병 안에 들어 있던 고소한 서울우유, 소풍 갈 때 항상 어머니께 사 달라고 떼쓰던 밀크캬라멜 등 그 시절 잊을 수 없는 먹거리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끔은 기차여행을 가거나, 목욕탕에 갈 때면 그 시절 삶은 계란과 바나나 우유가 간절히 그리워지곤 합니다. 아마도 제 머릿속에 아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겠죠.
udon noodles, with vegetables and tofu by massdistraction
최근 이러한 뭔가 기억하고 기념할만한 거리를 소비자에게 만들어 주는 경험 마케팅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만을 알리는 것이 아닌 브랜드에 내재된 속성, 메시지, 이미지 등을 특별한 추억거리로 만들어 주는 것이죠.
제가 올리브유 브랜드매니져 시절 주부와 아이들을 초청해서 1박2일 동안 청평 유원지에서 올리브유를 이용한 쿠킹클래스, 요가교실, 매직쇼,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쳐 그려주기, 캠프 파이어 등의 프로그램으로 엄마와 아이들에게 백설 올리브유와의 특별한 체험을 제공했던 올리브포유페스티벌을 진행했었습니다. 행사 이후 회사 게시판에 아이와 함께 했던 어머니들의 특별한 체험에 대한 진심 어린 칭찬의 글들이 상당 기간 동안 지속 되었고 상당 수 블로그와 카페 등에 해당 내용들이 자발적으로 노출 되었습니다.
단순히 제품의 특성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광고로는 행 할 수 없는 소비자 머리 속에 브랜드와의 공감이 특별한 경험에 의해 형성 되었던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마케팅은 좋은 기억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구전에 의한 광고효과로 이어지고 또한 브랜드에 대한 단순한 인지를 넘어 소비자 자신과 브랜드간의 공감성을 제공하며 나아가서는 브랜드로열티 형성으로 이어져 오랜 동안 반복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에게는 해당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LTV(Life Time Value)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자기자신만의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가지고 계신가요?
-MR Brand의 마케팅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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