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그리스를 2대 0으로 물리치고 사기충천해 있던 한국팀이 17일 목요일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사커시티에서 남아공월드컵 B조 본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맞아 1대4으로 아깝게 패했습니다. 전반  17분 먼저 메시의 프리킥이 박주영선수의 오른 정강이에 맞고 자책골을 허용했으며 전반 33분에는 로드리게스가 올려준 센터링을 이과인 선수가 헤딩슛으로 2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다급해진 마음과 자신감 상실로 아르헨티나에게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었는데요. 전반 로스타임에 정성룡 골키퍼가 길게 올려준 골킥이 박주영선수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것을 이어받은 이청용 선수가 아르헨티나 수비선수들이 방심한 틈을 타 로메로 골키퍼를 넘기는 천금 같은 만회골을 기록하였습니다.
June 17, 2010 - 06049965 date 17 06 2010 Copyright imago Sesa Il Gol DEL 3 1 Tue Gonzalo Higuain Argentina Gonzalo Higuain s 3 1 Leading Goal Scored for Argentina Argentina Corea DEL Sud Argentina vs South Korea Campionati DEL Mondo Tue Calcio 2010 World Cup South Africa 2010 Soccer Stage Johannesburg 17 06 2010 Giorgio Perottino Inside photo PUBLICATIONxNOTxINxITAxFRA GIORGIOXPEROTTINO Football men World Cup international match National team Johannesburg Action shot Vdig 2010 horizontal Highlight premiumd.
[이과인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는 정성룡 선수 (C) 티스토리 PicApp]

그러나 후반 33분 좌측을 뚫고 들어오는 메시의 슛을 정성룡 골키퍼가 막아 냈으나 다시 우리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온 골을 이과인 선수가 밀어 넣기로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이후 급격하게 수비가 무너지면서 이과인에게 4번째 헤딩골을 허용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오늘 한국의
 패인에 대해서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초반 위험지역내에서의 불필요하고 과도한 반칙

사실 오늘 경기는 초반 15분까지는 원래 의도대로 수비형 포메이션을 잘 유지 하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잘 막아냈는데요. 아르헨티나도 우리나라 수비 전략을 대비해서 무조건적인 중앙 공격을 지양하고 좌우측면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이에 우리 수비 선수들이 너무 과도한 밀착마크나 몸싸움을 통해서 불필요한 프리킥을 유발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측 위험지역내에서의 프리킥 허용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너무 쉽게 골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평상 시 완벽하게 짜여져 있던 우리 수비라인이 상대방의 세트피스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요. 첫골은 한국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에서 불필요한 몸싸움으로 프리킥을 허용했으며, 이후 비슷한 지역에서 테베스선수 한 명을 2명의 수비가 막지 못해서 결국은 상대방의 파울유도로 허용한 프리킥에서 2번째 골을 허용 하였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완벽한 수비형 포메이션 이후 스피드에 의한 기습공격은 초반 과도한 상대 공격수 밀착마크를 통한 반칙으로 2골을 허용한 이후 따라 잡아야 한다는 선수들의 급한 마음으로, 수비는 수비대로 헛점을 보이고 공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었다고 봅니다.

2. 선제골 허용으로 인한 수비형 포메이션의 실패

한국은 이번 아르헨티나 전에 수비강화형 4-2-3-1 포메이션을 활용 했는데요. 정성룡, 이영표-조용형-이정수-오범석, 김정우-기성용, 염기훈-박지성-이청용, 박주영이었습니다. 사실 항상 우리는 강팀을 만나면 수비위주로 경기를 운영 하다가 기습공격으로 점수를 내겠다라고 예전부터 해오던 터라 크게 신뢰하지는 않았었는데, 엊그제 스위스와 스페인의 경기를 보니 이 전략도 제대로 수비를 하고,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를 촘촘하게 유지함으로써 상대방 공격수의 운신의 폭을 줄여주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 정말 스페인의 끊임없는 파상공세에도 스위는 자물쇠전략으로 철저히 방어를 했는데요. 스페인도 중앙돌파나,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한 숏패스, 중거리슛 모든 것을 동원해도 스위스의 수비라인을 뚫지 못하더니 급기야 후반에는 한 번의 기습 공격에 점수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결국 수비위주의 포메이션도 잘만 활용하면 비기는 것을 넘어 이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던 경기였는데요. 북한의 경우도 사실 브라질에게 2대 1로 지긴 했지만 철저한 수비위주의 전략을 펼쳐서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대한민국 선수들에게도 스페인을 물리친 스위스와 같은 철저한 자물쇠 전략을 기대했었는데요. 너무 빠른 시간내에 결정적인 실수에 의해서 선제골을 허용함으로 인해서 유기적인 수비라인 조직이 무너지고, 불안한 수비라인 때문에 적극적으로 상대 후방에 침투해서 자유롭게 공격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후반 번번히 얻어낸 한두번의 기회를 정확한 숏패스와 재빠른 반응감각을 이용하여 한 번에 골을 넣었던 것이 주효하였습니다. 결국 한국은 메시라는 특출한 선수는 나름대로 막아 냈지만 메시에 집중된 우리나라 선수들의 빈틈을 다른 주전 공격수들에게 허용함으로써 쉽게 골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3. 고지대 경기에 따른 빠른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오늘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가 이루어진 사커시티 경기장은  1,730m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커시티 경기를 대비해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해발 1,200m의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고지대 적응훈련을 하였으며, 남아공에 와서도 해발 1,200m이상의 루스텐버그에서 훈련을 이어 왔습니다. 또한 고지대 적응용 산소마스크를 쓰고 산소량을 줄여서 호흡하는 훈련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고지대 적응 훈련은 최소 3주 이상의 훈련을 요하고 훈련이후에는 급속도로 효과가 반감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오스트리아에서 열흘 남짓한 고지대 훈련으로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수비형 포메이션이 성공을 거두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산소가 부족해서 쉽게 피로해지고 체력이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고지대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기저항이 작아서 롱패스나 크로스패스 등 공중볼에 대한 예측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고 자블라니의 특성상 탄성이나 반발력이 강하기에 공을 다루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데, 개인기위주의 능력이 강하고 롱패스 보다는 상대적으로 숏패스나 2대1패스 등의 아기자기한 경기를 펼치는 아르헨티나에게는 이러한 점들이 한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초반 상대의 세트 피스 상황에서 너무 쉽게 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의 전략에 말려 끌려 다님으로 인해서 피로감이 더욱 극대화 되었으며, 1대 2 상황에서 후반 염기훈 선수의 노마크 찬스에서의 골을 넣지 못함으로 인해서 경기의 주도권이 아르헨티나로 넘어 가면서 선수들의 허탈함과 자신감 상실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대량 실점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나이지리아 경기가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패인을 교훈 삼아 마지막 나이지리아 경기에서는 통쾌한 승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끝까지 파이팅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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