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전에서 불의의 4대 1 대패를 당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이 23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더반 스타디움에서 운명의 마지막 예선 리그를 나이지리아와 치뤘습니다. 전반 12분 칼루우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였으나 전반 38분 기성용이 올린 프리킥을 이정수선수가 헤딩으로 만회골을 얻었습니다. 이후 후반전 3분 박주영이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이 골 네트를 흔들어서 2대1로 앞서 갔으나, 김남일 선수의 페널티킥 허용으로 2대2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대0으로 물리침으로써 대한민국은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습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이정수 선수 (C) 티스토리 PicApp]
이 날 한국은 그리스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4-4-2 전형을 약간 변형하여 활용하였는데 포백라인에 이영표-이정수-조용형-차두리, 미드필더에 박지성-기성용-이청용-김정우, 원톱에 박주영, 염기훈을 박주영뒤쪽, 미드필드앞쪽에 배치했습니다. 이는 박지성만큼의 충분한 움직임과 기동성을 보유한 염기훈을 압박수비의 카드로 활용하고 공격 시에는 박지성과 기성용 등과 자유자재로 시프트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실 오늘의 결과는 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것이라 더더욱 의의가 있는데요. 왜 나이지리아전 무승부가 보다 더 값어치 있고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마지막 조예선이 열리는 더반 스타디움은 관중 7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데 한국 응원단은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 현지교민을 다 합쳐도 3-4백명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입장권의 거의 매진이 된 상태에서 6만명 이상의 나머지 응원단은 거의 대부분은 나이지리아 응원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국기 페이스 페인팅을 한 응원단 모습 (C) 티스토리 PicApp]
특히 남아공의 더반은 나이지리아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도시이며, 이 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이 거의 탈락을 하고 특히 홈팀인 남아공팀도 탈락한 상태에서 남아공국민, 나이지리아이민자, 기타 아프리카계 모두가 나이지리아만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판 판정에 있어서도 일부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에게는 경기외적으로도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전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열린 북한과 나이지리아 평가전에서도 보았듯이 일부 입장하지 못한 나이지리아 팬들의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상자가 속출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면 홀리건 이상으로 팬들의 성향이나 행동이 과격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절대적으로 나이지리아 홈경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주장인 박지성선수를 중심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고 난 이후 무승부라서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사실 저희가 B조 1차전 그리스전 경기를 2대 0으로 이길때만 해도 '예전과 달라졌다. 아르헨티나도 해 볼만 하다. 한국 세계의 축구 강국 되나' 등 수 많은 찬사가 쏟아졌던게 사실인데요. 사실 그때만 해도 그런 칭찬을 들을 만큼 우리나라 선수들이 거의 완벽하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그 분위기 그대로라면 아르헨티나도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2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는 그리 만만한 팀이 아니었고 우리 내부적으로도 수비위주의 포메이션 전략이 뜻하지 않은 자책골로 인해서 무너지고 난다음, 선수들의 의욕상실로 이어지고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혼란이 일어나면서 4대1로 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각종 언론이나 매스컴에서는 '2경기 내내 한 골도 넣지 못한 박주영선수를 빼라, 왜 차두리를 빼고 오범석을 넣었느냐. 처음부터 공격을 하지 왜 수비위주로 갔느냐. 허정무 감독의 선수기용에 패인이 있다. 그리스전 이기고 너무 들떠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 등등' 일방적으로 허정무 감독이하 선수들의 무능과 실수를 질타하기에 바빴던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그래왔듯이 조금 잘하면 띄워주기 바쁘고, 조금 실수하거나 기대에 못미치면 모두 깎아내리기 바쁜지라 아르헨티나전 이후 선수들이 받았을 정신적인 자책감이나 압박감은 상상이상으로 컸으리라 생각되며 이에 따른 육체적 피로도도 더욱 극대화 됐을 것 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이슈나 평가들을 냉정하게 극복하고 오직 나이지리아전 경기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룬 결과라서 더욱 빛나는 무승부라고 생각 됩니다.
또한 아르헨티나전에서 초반 자책골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박주영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이지리아전 후반 상대측 골에에어리어 부근에서 본인이 얻어낸 프리킥을 본인 스스로가 킥커로 나서 2번째 골을 넣음으로써 지금까지 쌓여있던 자책감과 마음의 짐을 한 순간에 떨쳐냈습니다. 이는 앞으로 16강 경기에서도 박주영 선수의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져 전체 대한민국팀의 전력 상승에도 큰 힘이 될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잘 하는 사람의 방법을 연구하고 노력해서 실력을 쌓고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도 일정한 수준이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축구도 마찬가지로 일방적으로 잘 하는 팀들을 똑같이 따라 한다고 똑같은 결과를 낳을 수는 없는 것이죠. 엄연하게 구성된 선수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조직력이 다르고 모든게 다른 상황에서 똑같은 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승리를 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에서 2대 0으로 이기고 난후 매스컴에서 칭찬일색일 때 히딩크 감독은 오히려 우리팀에 대해서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는 혹평을 했습니다. 사실 2대0이면 나쁜 스코어도 아닌데 히딩크 눈에는 한국만의 축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아쉬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히딩크의 발언에 공감이 가는 것은 제가 2002년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이탈리아전이 열리는 대전구장에 있었는데요. 연장전에 들어가고난 이후 히딩크 감독은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로 대체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구사했었습니다. 사실 제가 그 당시 현장에서 볼 때 이탈리아 문전에 센터링이 올라가면 우리나라 공격수 머리만 4-5명이 떠오르는 걸 보고 골이 들어가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안정환 선수가 헤딩으로 골든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했는데요. 그만큼 히딩크 감독은 그 당시 한국 선수들을 믿고 철저하게 준비된 것을 시의적절하게 한국팀만의 전략을 구사해서 승리를 했다고 봅니다. 아마도 평소 같으면 오히려 수비를 강화했을 것이고 그런 전략을 구사했다면 또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나이지리아전은 그 동안 허정무 감독 이하 선수들이 수 많은 월드컵 예선전을 거치고, 평가전을 통해서 준비해온 우리나라 선수들만이 잘 할 수 있고, 우리나라 선수들만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한국식의 전략을 구사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겠습니다.
아르헨티나전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었겠지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라는 생각으로 어떤 전략이든 선제골을 넣어야만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계획하에 초반부터 어설픈 수비위주의 전략을 버리고 평소 준비했던 4-4-2 포메이션의 적극활용 하였으며 비록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만회골과 추가골을 만들어냄으로써 철저하게 한국식 축구로 이룬 결과이기에 더더욱 값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가 8강 진출을 꼭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간절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원정경기 첫16강을 일궈낸 오늘 나이지리아전의 결과는 다른 어느나라의 월드컵 우승 보다도 더 값진 무승부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이 날 한국은 그리스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4-4-2 전형을 약간 변형하여 활용하였는데 포백라인에 이영표-이정수-조용형-차두리, 미드필더에 박지성-기성용-이청용-김정우, 원톱에 박주영, 염기훈을 박주영뒤쪽, 미드필드앞쪽에 배치했습니다. 이는 박지성만큼의 충분한 움직임과 기동성을 보유한 염기훈을 압박수비의 카드로 활용하고 공격 시에는 박지성과 기성용 등과 자유자재로 시프트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실 오늘의 결과는 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것이라 더더욱 의의가 있는데요. 왜 나이지리아전 무승부가 보다 더 값어치 있고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6만명 vs 4백명의 사실상 적지에서 거둔 결과
이번 마지막 조예선이 열리는 더반 스타디움은 관중 7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데 한국 응원단은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 현지교민을 다 합쳐도 3-4백명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입장권의 거의 매진이 된 상태에서 6만명 이상의 나머지 응원단은 거의 대부분은 나이지리아 응원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남아공의 더반은 나이지리아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도시이며, 이 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이 거의 탈락을 하고 특히 홈팀인 남아공팀도 탈락한 상태에서 남아공국민, 나이지리아이민자, 기타 아프리카계 모두가 나이지리아만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판 판정에 있어서도 일부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에게는 경기외적으로도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전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열린 북한과 나이지리아 평가전에서도 보았듯이 일부 입장하지 못한 나이지리아 팬들의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상자가 속출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면 홀리건 이상으로 팬들의 성향이나 행동이 과격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절대적으로 나이지리아 홈경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주장인 박지성선수를 중심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고 난 이후 무승부라서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2. 4대1의 패배와 박주영선수의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을 딛고 이룬 쾌거
사실 저희가 B조 1차전 그리스전 경기를 2대 0으로 이길때만 해도 '예전과 달라졌다. 아르헨티나도 해 볼만 하다. 한국 세계의 축구 강국 되나' 등 수 많은 찬사가 쏟아졌던게 사실인데요. 사실 그때만 해도 그런 칭찬을 들을 만큼 우리나라 선수들이 거의 완벽하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그 분위기 그대로라면 아르헨티나도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2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는 그리 만만한 팀이 아니었고 우리 내부적으로도 수비위주의 포메이션 전략이 뜻하지 않은 자책골로 인해서 무너지고 난다음, 선수들의 의욕상실로 이어지고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혼란이 일어나면서 4대1로 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각종 언론이나 매스컴에서는 '2경기 내내 한 골도 넣지 못한 박주영선수를 빼라, 왜 차두리를 빼고 오범석을 넣었느냐. 처음부터 공격을 하지 왜 수비위주로 갔느냐. 허정무 감독의 선수기용에 패인이 있다. 그리스전 이기고 너무 들떠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 등등' 일방적으로 허정무 감독이하 선수들의 무능과 실수를 질타하기에 바빴던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그래왔듯이 조금 잘하면 띄워주기 바쁘고, 조금 실수하거나 기대에 못미치면 모두 깎아내리기 바쁜지라 아르헨티나전 이후 선수들이 받았을 정신적인 자책감이나 압박감은 상상이상으로 컸으리라 생각되며 이에 따른 육체적 피로도도 더욱 극대화 됐을 것 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이슈나 평가들을 냉정하게 극복하고 오직 나이지리아전 경기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룬 결과라서 더욱 빛나는 무승부라고 생각 됩니다.
또한 아르헨티나전에서 초반 자책골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박주영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이지리아전 후반 상대측 골에에어리어 부근에서 본인이 얻어낸 프리킥을 본인 스스로가 킥커로 나서 2번째 골을 넣음으로써 지금까지 쌓여있던 자책감과 마음의 짐을 한 순간에 떨쳐냈습니다. 이는 앞으로 16강 경기에서도 박주영 선수의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져 전체 대한민국팀의 전력 상승에도 큰 힘이 될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3. 남의 것이 아닌, 한국식 축구로 이룬 원정 첫 16강 진출
무슨 일을 하든지, 잘 하는 사람의 방법을 연구하고 노력해서 실력을 쌓고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도 일정한 수준이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축구도 마찬가지로 일방적으로 잘 하는 팀들을 똑같이 따라 한다고 똑같은 결과를 낳을 수는 없는 것이죠. 엄연하게 구성된 선수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조직력이 다르고 모든게 다른 상황에서 똑같은 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승리를 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에서 2대 0으로 이기고 난후 매스컴에서 칭찬일색일 때 히딩크 감독은 오히려 우리팀에 대해서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는 혹평을 했습니다. 사실 2대0이면 나쁜 스코어도 아닌데 히딩크 눈에는 한국만의 축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아쉬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히딩크의 발언에 공감이 가는 것은 제가 2002년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이탈리아전이 열리는 대전구장에 있었는데요. 연장전에 들어가고난 이후 히딩크 감독은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로 대체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구사했었습니다. 사실 제가 그 당시 현장에서 볼 때 이탈리아 문전에 센터링이 올라가면 우리나라 공격수 머리만 4-5명이 떠오르는 걸 보고 골이 들어가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안정환 선수가 헤딩으로 골든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했는데요. 그만큼 히딩크 감독은 그 당시 한국 선수들을 믿고 철저하게 준비된 것을 시의적절하게 한국팀만의 전략을 구사해서 승리를 했다고 봅니다. 아마도 평소 같으면 오히려 수비를 강화했을 것이고 그런 전략을 구사했다면 또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나이지리아전은 그 동안 허정무 감독 이하 선수들이 수 많은 월드컵 예선전을 거치고, 평가전을 통해서 준비해온 우리나라 선수들만이 잘 할 수 있고, 우리나라 선수들만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한국식의 전략을 구사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겠습니다.
아르헨티나전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었겠지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라는 생각으로 어떤 전략이든 선제골을 넣어야만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계획하에 초반부터 어설픈 수비위주의 전략을 버리고 평소 준비했던 4-4-2 포메이션의 적극활용 하였으며 비록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만회골과 추가골을 만들어냄으로써 철저하게 한국식 축구로 이룬 결과이기에 더더욱 값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가 8강 진출을 꼭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간절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원정경기 첫16강을 일궈낸 오늘 나이지리아전의 결과는 다른 어느나라의 월드컵 우승 보다도 더 값진 무승부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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