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쯤 친하게 지내는 몇몇 블로거분들과 함께 안면도를 다녀왔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3시간 이내에 갈 수 있기에 토요일 아침부터 서둘러서 출발을 했는데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에 차들이 꽤 많습니다. 생각 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오후 늦은 시간에 안면도에 도착을 했는데요.

펜션에 짐을 풀어 놓고 이것저것 먹거리를 준비 하다 보니 어느덧 대여섯시가 훌쩍 넘었더군요. 그러던 중 창 밖을 바라보니 멀리 해가 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때는 이때다 싶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쳐 나갔는데요. 오래간만에 만난 낙조라서 꼭 카메라에 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겨울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좀처럼 보기 힘든 저녁노을이기에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카메라를 당겨 봅니다. 막상 안면도를 간다고 할 때는 넓게 펼쳐진 바닷가를 상상하고 갔던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렇게 바다가 직접 보이지는 않는 산등성이 사이에 펜션이 자리잡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이렇게 저수지가 있어 떨어지는 해가 반사되는 반영을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하늘이 변하고, 이렇게 구름사이로 구멍을 뚫어 놓은듯 햇살이 퍼져 나가는 모습이 환상적이네요.

저물어 가는 해가 못내 아쉬워 조금 다양한 장면을 잡아 보려고 이리저리 측광을 달리 하며 다시 한 번 잡아 봅니다. 앞 부분의 들판과 저수지를 더욱 어둡게 처리해 보니 구름과 햇살과의 대비가 더욱 두드러져 가느다란 빛줄기가 잡히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카메라를 찍어대고 있는데 방 안에서 아주 맛깔스러운 냄새가 솔솔 피어나옵니다. 저녁거리가 준비 되는듯 한데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아쉽지만 저물어 가는 낙조를 뒤로하고 후다닥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오홋...소시지에 스팸, 그리고 두툼한 목살까지 이렇게 지글지글 구워대니 이런 유혹을 뿌리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이렇게 공기 맑은 곳에서 좋은 음식에 술 한잔이 빠질 수 없겠죠. 맥주, 소주가 몇 순배 돌고 나니 벌써 안주가 바닥이 났습니다. 남자 장정들이 다섯 모였으니 상상이 가시죠. "이 정도면 좀 많지 않을까"싶은 정도의 음식도 순식간에 동이 납니다.

단순히 놀러 온 자리만은 아니기에 블로거로서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평소의 철학을 서로 공유하고 내년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나름의 치열한 고민과 그것들을 흔적으로 남겨 놓기 위한 노력들이 밤새 이어졌습니다.


밤새 토론하고 고민하고 하나둘씩 잠이 들었는데요.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아침 이른 시간에 저절로 눈이 번쩍 뜨이더라구요. 바깥 공기가 차갑지만 상쾌한 공기내음이 코끝을 스쳐 지나갑니다. 어제는 저녁에 봐서 몰랐던 펜션 주위의 풍경을 둘러 보니 어제 밤에 낙조를 바라보았던 곳은 넓게 펼쳐진 들판과 야트막한 산들이 보이고 이렇게 예쁜 풍차 모양의 건물도 아주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추운 겨울만 아니었다면 아래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에서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아침 입니다.

부랴부랴 아침을 챙겨 먹고 서둘러 펜션을 빠져 나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만나 본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떠나려니 발걸음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는데요. 늦은 시간에 서울을 다시 들어가려면 한참을 교통체증에 시달려야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서울을 향해 얼마쯤 달렸을까 가을하늘에서나 볼 수 있는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옵니다.


서둘러 움직이다 보니 화장실도 가야겠고, 간단한 마실거리도 살 겸해서 시골 읍내에 잠시 차를 멈추고 내렸는데요. 이렇게 예쁜 한옥으로 된 파란지붕의 시골 구멍가게가 눈에 보입니다. 그 뒤로 펼쳐진 푸른 하늘이 정말 눈이 시리도록 예쁩니다.

비록 안면도에 가서 바닷가와 갯벌은 못 보고 왔지만, 이렇게 푸르른 하늘과 환상적인 낙조 그리고 무엇 보다도 내년을 위해서 준비한 우리들만의 치열한 고민과 토론에서 묻어 나오는 뜨거운 열정을 확인하고 돌아온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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