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경기도 광주에 있는 셋트장에서 TV광고 촬영이 있었습니다. 올해 가장 추운 날이었는데요. 그나마 야외 촬영이 아니고 셋트장 안에서의 촬영이라 다행입니다. 야외촬영은 날씨에 따라 촬영에 아주 많은 영향을 줍니다. 자칫 흐리거나 비나 눈이라도 내리게 되면 철수를 해야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때가 많습니다.

보통 TV광고는 하루를 풀데이로 찍거나, 1박2일 정도면 마무리가 되는데요. 짧은 시간이라고 볼 수 있지만 대신에 그 시간안에 집중적으로 모든 스탭이나 배우들이 몰입을 해서 끝내야 합니다. 날짜가 하루씩 늘어날수록 제작비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기 때문이죠. 


보통 촬영 스탭이 2-30명 정도이고 집단으로 보조출연자를 쓰는 경우에는 전체 인원이 50명이 훌쩍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그 많은 인원들이 식사를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주위에 대형식당이라도 있으면 계약을 해서 먹기도 합니다만, 광고촬영이라는 것이 컨셉에 맞게 장소를 헌팅하다보면 주변에 식당이나 상가가 전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많은 인원들이 손쉽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일종의 '밥차'가 따라 오는데요. 아마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냥 야외에서 빨리 많은 인원이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그냥 끼니를 떼우는 수준이 아니라 반찬이나 간식이 정말 여느 식당에서 먹는 것 못지 않게 나오는데요. 오늘은 광고촬영장 밥차에서 제공되는 음식들이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 퀄리티가 어느 정도 되는지 함 알아 보겠습니다. 

제가 촬영장에 도착한 시간이 낮 12시쯤 됐는데요. 점심시간이 돼서 그런지 도착하자마자 배가 너무 고파서 촬영장 스튜디오 안에 들어 갔다가 밖에 나와 보니 떡하니 밥차가 있지 않겠습니까 어찌나 반갑던지 말이죠. 밥통의 크기나 쟁반의 사이즈가 정말 크군요.

처음엔 쟁반 크기를 보고 이렇게 큰 접시에 어떻게 음식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요. 반찬의 종류를 보자마자 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찬의 종류가 정말 많습니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오늘따라 유난히 종류별로 식탐을 내게 됩니다. 뭐 그냥 한 끼 떼우는 수준의 반찬이 아닙니다. 함 보실까요. 갈비찜에, 소시지볶음, 동그랑땡, 파스타, 김치, 미역국까지

부랴 부랴 접시에 맛있는 음식들을 담아서 식당으로 들어갔는데요. 이렇게 접시에 덜어 놓고 보니 여느 식당에서 먹는 것 이상으로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나서 촬영장에 들어 갔는데요. 촬영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나니 슬슬 입이 궁금하기 시작합니다. 해서 뭐 먹을게 없나 하고 나가 봤더니 이렇게 오뎅이 있네요. ㅎㅎ 겨울에 뜨끈한 오뎅국물이라뇨. 일부러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날마다 사먹곤 하는데 오늘은 촬영장에 왔더니 횡재했습니다.

얼른 오뎅 몇 개를 챙겨먹고 후다닥 촬영장 셋트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광고촬영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고생하신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오후 5시쯤 되어가니 요놈의 배가 또 요동을 칩니다. 한참을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밥차 사장님께서 감자튀김과 떡강정을 가지고 오십니다. 감자튀김이 두툼하고 양념까지 되어 있네요.

이렇게 한참을 주전부리를 하고 있는데 또 저녁을 먹으랍니다. 아까 낮에도 점심을 거나하게 먹었던지라 배가 부르기도 했는데요. "뭐 별다른 반찬이 또 있겠어?" 하고 가서 보니. 저녁은 아주 다른 메뉴입니다. 저 조그만 차에서 어찌 그렇게 많은 음식이 끊임없이 나오는지요. '밥딜러'라는 이름도 참 재밌습니다.


이렇게 많은 음식이 어디로 또 들어가는지 정말 이렇게 먹다가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야외에 나오면 허기가 지는지 또 맛있더라구요.

든든하게 저녁까지 먹고 야간 촬영에 들어갔는데요. 저녁 9시가 넘어갈 때쯤 또 무언가 먹을거리가 제 눈앞에 펼쳐지더군요. 무슨 도시락 같기도 해서 저녁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또 도시락인가 하고 뚜껑을 열어보니 이렇게 입가심용 과자와 빵이 들어있습니다. 정말 끊임없이 나오는군요. 이게 오늘 촬영의 마지막 먹거리였는데요.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제 배가 묵직해짐을 느꼈습니다. 오늘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요. 그래도 맛있는 밥차의 추억은 잊지 못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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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부터 지난 99년부터 시행해 왔던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의류 등 270여개 제품에 확대 적용됐습니다. 오픈프라이스제도란 기존 제조업체가 권장소비자가격으로 제시해왔던 가격을 폐지하고 최종 유통업자가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러한 오픈프라이스제도 확대 적용의 목적은 불투명한 제조사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정해놓고 유통업체가 OO%할인식으로 소비자를 현혹해서 판매하는 것을 방지하고, 실질적으로 유통업체간의 경쟁을 강화시켜 소비자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오픈프라이스제도 시행의 원칙대로라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은 7월1일부터 제품에 소비자권장가격을 표시할 수 없으며, 동네슈퍼나 마트 등에서도 과자를 OO%할인을 하거나 아이스크림 반값 할인 등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저두 뉴스에서 이 사실을 보고 실제 집에서 가까운 동네에 한 번 가 봤는데요. 정말 이 제도가 유통업체와 소비자를 위한 제도인지 그리고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 아직도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실제 제가 마트에서 과자 몇 종을 확인해 본 결과 예전처럼 권장소비자가격은 없어졌지만, 제조업체가 교묘하게 암호식으로 포장 겉표면에 가격을 표시해 놓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여전히 과자를 Sale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아이스크림에 있어서도 여전히 50% 반값 세일을 진행하고 있어서 제도 시행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아래처럼 실제 권장소비자가격은 없어졌지만 "L-40"이라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만 알 수 있는 암호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 제품은 4천원이라는 표시나 다름없는 것이죠.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시행이 됐으므로 당연히 없어져야할 아이스크림 반값세일 및 과자 세일이 아래사진처럼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도시행이 이렇게 부실 하다 보니 본래 취지인 유통업체간 가격인하 경쟁 없이 여전히 예전처럼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세일 행사를 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제도 시행전과의 큰 차이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입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충분히 예견 됐던 사항인데요.

1.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표시가 갑자기 없어지다 보니 구매에 있어서 많은 혼란을 겪고 있으며 제도 시행자체를 모르고 있는 소비자도 대부분입니다. 또한 정확하게 가격비교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이상 실제 본인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했는지 조차를 모르게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2. 동네슈퍼의 경우 제조업체에서 소비자 가격을 표시해 주지 않으면 수백가지나 되는 상품의 가격을 포스나 바코드 기계없이 주인이 모두 기억하기가 힘들어 자칫 잘못 가격을 높게 산정했을 경우
주위의 대형마트나 SSM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소비자의 발길을 끊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3. 또한 대형마트의 경우 가격담합을 하거나 특정제품을 한 개의 유통업체가 독점을 하게 되는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소지가 있으며, 유통업체가 최종가격을 책정하다 보니 결국 인하된 가격만큼을 제조업체에 떠넘겨 제조업체의 수익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본래취지에 맞게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실제 유통현장에서 제도취지의 목적이나 시행세부사항을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고, 각 품목별 판매단가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해서 소비자가 손쉽게 가격비교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가격 담합 규제를 통해 실질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소비자가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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