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시간에 서초동 부근에 외근이 있어서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어떤 빌딩 앞에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조그만 몽골텐트를 여러개 붙여 놓고 각종 물건들을 팔고 있는 듯 보였는데요. 아파트단지도 아니고 도심 한 가운데 빌딩 앞에서 무슨 물건을 팔길래 이렇게 사람이 많나 하고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해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건물 앞 마당으로 들어가자마자 의문이 곧바로 풀리더군요. 아주 눈에 익숙한 '아름다운 가게'로고가 보였습니다. 자세히 현수막을 보니 오늘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직원 분들과 아름다운 가게가 공동으로 '희귀난치병 어린이돕기 아름다운 바자회'를 열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

△ 손님 한 분이 바지까지 걷어 올리고 바자회에 나온 신발을 신어보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게 이동차량이 와 있었구요. 입구에는 이렇게 바자회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이 물건들을 이렇게 가지런히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아무리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행사라지만, 행사에 나온 품목들이 쓸만하고 다양해야 구매를 할텐데요. 무슨 종류가 얼마나 있을까 하고 둘러 보았는데요. 먼저 도서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냥 오래된 책들이 아니라 카테고리도 다양하고 그 숫자도 꽤 많았습니다.

이렇게 귀여운 곰돌이 인형부터 돼지저금통을 비롯한 다양한 소품들도 있구요. 형형색색의 예쁜 모자들과 쿠션들도 보이구요.

실제 집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샴푸, 비누, 소독제 등도 보였습니다. 이런 제품은 중고품이라기 보다는 집에서 아직 사용하지 않으신 제품이거나 기업에서 기증 받은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제품들을 보는 중에 눈에 띄는 제품이 있었는데요. 바로 신발들이었습니다. 새 신발이 아니라 누군가가 일정기간 동안 신었던 말 그대로 중고 신발인데요. 그냥 생각으로는 남이 신었던 신발을 과연 누가 사갈까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생각이 바로 기우였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어떤 여성분이 바지까지 걷어 올리며 바자회에 나와 있는 신발을 신어 보고 구매 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신발이 마음에 들어서 신어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른 것도 아니고 남이 신었던 신발을 굳이 여기에서 살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그 때 저는 속으로 '바로 저 신발이야말로 어느 신상 명품구두 보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얼마 안되는 가격이지만, 이런 분들의 소중한 실천들로 인해서 바자회 성금들이 모이고 모여서 희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고 하니 저 신발이야말로 남다른 의미를 가진 정말 빛나는 신발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덧) 복지부에서 지정되지 않은 희귀난치성질환인 경우에는 원인을 알 수도 없고 치료방법이 확립되지 않았음에도 보험적용대상조
     차되지 못한 데다가, 치료를 하는데 쓰이는 대부분의 약품들은 수입약품들로 보험적용에서 제외가 되어 환아 가정에서 부담하
     는 금액을 감당할 수가 없어 서서히 가정이 해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전 시간인데도 이렇게 꽤 많은 분들이 바자회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이 바자회가 그냥 형식적인게 아니라 물건 구색에 있어서도 일반 소비자들이 관심이 있어할만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여성분들에게 필요한 핸드백이나 장바구니, 그리고 각종 넥타이들도 보였습니다.

간이로 만든 계산대도 보이구요. 역시 아름다운 가게 바자회 답게 모든 쇼핑백은 재활용지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너무 좋은 취지의 행사를 보게 돼서 마음 한 구석이 훈훈해졌는데요. 실제 남을 돕는 바자회라고 해서 그냥 쓰지 못하는 물건만을 쌓아 놓은 것이 아니라 정말 정성이 가득 담긴 제품 하나 하나가 가득한 걸 보니 그걸 기부한 한 분 한 분의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바자회를 진행하고 참여하신 아름다운 가게와 심평원 직원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실천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이 글을 쓰면서 보도자료를 보니 '심평원 희귀난치병 어린이 치료비 지원사업'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새생명지원센터에 의해서 추천된 희귀난치병 어린이를 대상으로 매월 급여에서 자발적으로 모금된 성금으로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200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2009년까지 총 39명의 환우 및 사회복지시설에 총 3억 1,300여만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하였다고 합니다.


이래 저래 사진을 찍고 회사에 들어가야해서 부랴부랴 돌아나왔는데요. 그 날 제가 만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발 덕에 제 마음 한 구석도 하루 종일 훈훈했답니다. 부디 이런 사랑과 정성의 손길이 우리나라 곳곳에 널리 퍼지기를 바래 봅니다.

(로긴없이) 아래 별표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으며
구독+ 에 추가하시면 업뎃되는 제 글들을 쉽게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1년 2개월 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제가 지금껏 경험하고 지금도 주된 업무로 삼고 있는 것이 마케팅이고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와 유저를 잘 이해하고 설득시키는 것이기에 실제 소비자의 목소리를 체험해보고 제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지식과 경험을 유저의 입장에서 쉬운 내용으로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블로그를 운영 했는데요.

처음 제 일상의 경험과 마케팅 이론을 묶어낸 마케팅에세이를 쓰면서 몇 번 진행을 하다 보니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없더라구요. 제가 지금껏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대학생들, 사회초년생들을 만나 보면 '너도 나도 마케팅 하고 싶어요' 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것 조차도 제 업무 영역 안에서 제가 관심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만나다 보니 그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컨텐츠 제한도 없는 블로그 세계에서는 마케팅이라는 화두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이 극히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상다반사

△ 나만의 색깔로 다시 태어나는 일상이야기


마케팅스토리, 신입사원스토리, IT스토리, 포토스토리, 푸드스토리...그리고 내 블로그를 완성하는 마지막 화룡점정 - 라이프스토리(일상다반사)

이런 이유로 어떻게 하면 꾸준하게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해내고 그 컨텐츠들이 또 다른 블로거들한테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됐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블로그의 카테고리 운영방향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사실 막연하게 처음부터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한두개를 가져가다 보면 너무 일찍 컨텐츠가 고갈되거나 협소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이상을 지속적 컨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카테고리를 가져가야 하고, 또 하나는 내가 아닌 내 이웃이 관심이 있어할 만한 컨텐츠를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이렇게 생각을 하고난 이후에도 그렇다면 어떤 카테고리를 가져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요. 먼저 제가 할 수 없는 걸 먼저 제외 해 보자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껏 전혀 경험이 없거나, 제 일상의 범주에 들지 않아서 많은 시간을 소요할 수 없는 카테고리를 배제함과 동시에 비교적 짧은 시간에 새로운 관심과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뭘까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고민끝에 하나둘씩 카테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요. 제가 지금도 회사에서 신입사원시절부터 꾸준하게 해 오던 업무인 마케팅에 관련한 에세이, 그리고 실제 광고나 프로모션 활동의 살아 있는 현장을 보여주는 마케팅활동, 마케팅이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해 주던 덕담들을 정리하고 있는 신입사원스토리, 온라인광고와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하게된 IT스토리 등을 크게 마케팅스토리로 묶어 냈는데요. 이렇게 묶어내도 매번 소재가 빈곤하고 매력 있는 컨텐츠를 생산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내 스스로가 무언가를 배우면서, 나처럼 배우고 있는 또 다른 분들에게 내 경험을 공유하고자 사진에 관련한 포토스토리를 만들게 됐고, 평소에 관심이 있던 요리나 맛집에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푸드스토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제 저의 일상의 이야기를 나만의 시각이나 관점으로 만들어 보고자 라이프스토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마지막으로는 일상다반사에 안착한 것이죠.

다시 한 번 제 블로그 카테고리를 정리해 보면 크게 마케팅 스토리와 라이프스토리로 나누어져 있으며, 마케팅스토리에는 마케팅에세이, 마케팅활동, 신입사원이야기, IT스토리 등이 포함되어 있고, 라이프스토리는 포토스토리, 푸드스토리, 일상다반사, 쿠킹오일스토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왜 재미있고, 의미있고, 관심있는 일상다반사가 몇몇 분들한테만 매일 매일  생겨나는 걸까요?(왜 나한테는 이런 일이 없을까...)

이렇게 제 블로그의 큰 축의 하나로 라이프스토리를 카테고리로 설정하고 나서 다음뷰의 일상다반사 섹션을 유심히 살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다음뷰에 글을 자주 올리시는 분들을 보고 '왜 유독 저 분들만 저렇게 글을 올리는걸까?'하고 궁금해 했었는데요. '왜 몇몇 분들한테만 그렇게 재미있고, 의미있고, 관심가질만한 일상적인 일들이 매일 일어날까?' 이런 궁금증 말이죠.

그런데 차근 차근 며칠을 두고 그 분들의 글을 읽어 보니 유독 그 몇 분들한테만 주목할만한 일상의 이야기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한테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사실들에 대해서 그 분들은 남들 보다 더 관심 있게 지켜 보고 기록하고 있으며 일상의 사실을 그대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글쓴이의 색깔로 재가공해서 흥미롭고 가치있는 컨텐츠로 다시 만들어낸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일상다반사'에 글을 올리는 블로거분들은 이미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내용, 그래서 당연한 것이라고 느끼는 것들을 독특한 본인만의 관점으로 새롭게 조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로 저에게도 변화가 있었는데요. 예전에는 평범하게 지나쳤던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건 다른 블로거분들하고 공유하면 많은 공감대가 있겠다. 또는 이런 것들은 다른 분들의 조언을 구해봐도 괜찮겠다. 때로는 불만이나 네거티브한 이야기도 공유를 하게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조금이라도 그런 일들이 나로 인해서 개선이 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들로 평범한 일상에 의미부여를 하게 됐습니다.

즉, 일상다반사적인 컨텐츠를 만들어 내려고 하다 보니 제 스스로의 일상생활이 변화가 된 것이죠. 온라인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에 나만의 색깔을 입히고, 나만의 의미부여를 통해서 맛깔스러운 컨텐츠로 다시 태어나야 진정한 '일상다반사'

일상다반사란 쉽게 말하면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것처럼 흔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특이하거나 별 다른 것이 아닌 정말 평범하고 우리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라는 거죠. 저두 처음에는 다음뷰를 보면서 일상다반사라는게 왜 있을까..정말 평범한 얘기들일텐데..뭔가 특별하게 전문지식을 습득하거나 하는 카테고리도 아니고 평소에 관심이 있는 연예인들 이야기도 아니고 말이죠.

어찌 보면 참 아이러니할 수도 있는데요. 일상적인 이야기의 소재가 무궁무진하고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이유로 그 내용이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라면 많은 관심을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내 주위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상의 소재는 평범하지만, 결국은 나만의 색깔, 나만의 철학으로 재가공 시켰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는 값어치 있는 컨텐츠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 됩니다. 


결국 일상다반사는 누구나 한두번쯤 겪어봤음직한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다른 그 어떤 카테고리에 비해서 넓은 커버리지가 기본적으로 확보되고, 평범한 사실에 나만의 의견이나 관점을 덧붙이면 맛깔스러운 컨텐츠로 재생산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거나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일상다반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으며, 저 이외에도 수많은 블로거의 글들이 오늘도 끊임없이 '일상다반사'섹션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나만의 Insight' 을 가지고 저와 함께 일상다반사에 도전해 보지 않으실래요?

덧) 뷰애드박스 이벤트를 보자마자 제 블로그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분들께 알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마침 제가 며칠 전 제 블로그내용과 관련해서 포스팅한 "내가 일상다반사의 매력에 끌리는 진짜이유"라는 글이 있어 내용을 수정, 보완해서 제 블로그를 소개했습니다.(며칠 전 제 포스팅을 이미 보신 분들께는 양해 말씀드립니다.)

(로긴없이) 아래 별표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으며
구독+ 에 추가하시면 업뎃되는 제 글들을 쉽게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일상다반사란 쉽게 말하면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것처럼 흔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특이하거나 별 다른 것이 아닌 정말 평범하고 우리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라는 거죠.

저두 처음에는 다음뷰를 보면서 일상다반사라는게 왜 있을까..정말 평범한 얘기들일텐데..뭔가 특별하게 전문지식을 습득하거나 하는 카테고리도 아니고 평소에 관심이 있는 연예인들 이야기도 아니고 말이죠.

그래서 처음 블로그를 했을 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뭐 별거 있겠나' 싶어 보지도 않고 제가 관심이 있고 원하는 분야의 글들만을 편식을 했었는데요..

일상다반사

△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맛깔스러운 컨텐츠로 다시 태어날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마케팅이라는 내용을 기반으로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그냥 제 경험과 제 지식을 기반으로 글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없더라구요. 제가 지금껏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대학생들, 사회초년생들을 만나 보면 '너도 나도 마케팅 하고 싶어요' 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것 조차도 제 업무 영역 안에서 제가 관심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만나다 보니 그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컨텐츠 제한도 없는 블로그 세계에서는 마케팅이라는 화두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이 극히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케팅스토리, 신입사원스토리, IT스토리, 포토스토리, 푸드스토리...그리고 내 블로그를 완성하는 마지막 화룡점정 - 라이프스토리(일상다반사)

그래서 제 블로그의 카테고리 운영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는데요. 결국은 일정 기간 이상을 지속적 컨텐츠를 생산해 내려면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카테고리를 가져가야 하고, 또 하나는 내가 아닌 내 이웃이 관심이 있어할 만한 컨텐츠를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이렇게 생각을 하고난 이후에도 그렇다면 어떤 카테고리를 가져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요. 먼저 제가 할 수 없는 걸 먼저 제외 해 보자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껏 전혀 경험이 없거나, 제 일상의 범주에 들지 않아서 많은 시간을 소요할 수 없는 카테고리를 배제하고 대신에 새로운 관심과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뭘까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마케팅이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해 주던 덕담들을 정리하고 있는 신입사원스토리, 온라인광고와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하게된 IT스토리 등을 마케팅스토리로 묶어 냈는데요. 이렇게 묶어내도 매번 소재가 빈곤하고 매력 있는 컨텐츠를 생산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라이프스토리

△ 제 블로그는 여러 카테고리를 돌고 돌아 결국 일상다반사로 완성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직접 내 스스로가 무언가를 배우면서 나처럼 배우고 있는 또 다른 분들에게 내 경험을 공유하고자 사진에 관련한 포토스토리를 만들게 됐고, 평소에 관심이 있던 요리나 맛집에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푸드스토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내 일상의 이야기를 나만의 시각이나 관점으로 만들어 보고자 라이프스토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마지막으로 일상다반사에 안착한 것이죠.

왜 재미있고, 의미있고, 관심있는 일상다반사가 몇몇 분들한테만 매일 매일  생겨나는 걸까요?(왜 나한테는 이런 일이 없을까...)

라이프스토리를 카테고리로 설정하고 나서 다음뷰의 일상다반사 섹션을 유심히 살펴 보았는데요. 처음에는 다음뷰에 글을 자주 올리시는 분들을 보고 '왜 유독 저 분들만 저렇게 글을 올리는걸까?'하고 궁금해 했었는데요. '왜 몇몇 분들한테만 그렇게 재미있고, 의미있고, 관심가질만한 일상적인 일들이 매일 일어날까?' 이런 궁금증 말이죠.

그런데 차근 차근 며칠을 두고 그 분들의 글을 읽어 보니 유독 그 몇 분들한테만 주목할만한 일상의 이야기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한테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사실들에 대해서 그 분들은 남들 보다 더 관심 있게 지켜 보고 기록하고 있으며 일상의 사실을 그대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글쓴이의 색깔로 재가공해서 흥미롭고 가치있는 컨텐츠로 다시 만들어낸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일상다반사'에 글을 올리는 블로거분들은 이미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내용, 그래서 당연한 것이라고 느끼는 것들을 독특한 본인만의 관점으로 새롭게 조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로 저에게도 변화가 있었는데요. 예전에는 평범하게 지나쳤던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건 다른 블로거분들하고 공유하면 많은 공감대가 있겠다. 또는 이런 것들은 다른 분들의 조언을 구해봐도 괜찮겠다. 때로는 불만이나 네거티브한 이야기도 공유를 하게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조금이라도 그런 일들이 나로 인해서 개선이 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들로 평범한 일상에 의미부여를 하게 됐습니다.

즉, 일상다반사적인 컨텐츠를 만들어 내려고 하다 보니 제 스스로의 일상생활이 변화가 된 것이죠. 온라인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에 나만의 색깔을 입히고, 나만의 의미부여를 통해서 맛깔스러운 컨텐츠로 다시 태어나야 진정한 '일상다반사'

어찌 보면 참 아이러니할 수도 있는데요. 일상적인 이야기의 소재가 무궁무진하고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이유로 그 내용이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라면 많은 관심을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내 주위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상의 소재는 평범하지만, 결국은 나만의 색깔, 나만의 철학으로 재가공 시켰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는 값어치 있는 컨텐츠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 됩니다. 

결국 일상다반사는 누구나 한두번쯤 겪어봤음직한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다른 그 어떤 카테고리에 비해서 넓은 커버리지가 기본적으로 확보되고, 평범한 사실에 나만의 의견이나 관점을 덧붙이면 맛깔스러운 컨텐츠로 재생산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거나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일상다반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으며, 저 이외에도 수많은 블로거의 글들이 오늘도 끊임없이 '일상다반사'섹션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나만의 Insight' 을 가지고 저와 함께 일상다반사에 도전해 보지 않으실래요?

(로긴없이) 아래 별표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으며
구독+ 에 추가하시면 업뎃되는 제 글들을 쉽게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이 6월 26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에 있는 넬슨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운명의 16강 첫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전반 8분만에 포를란이 크로스로 올려준 볼을 루이스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허용했습니다. 이후 전반 중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계속 놓치지 않던 한국은 후반 23분 얻어낸 프리킥을 이청용 선수가 헤딩으로 만회골을 얻어냈으나 코너킥 상황에서 수아레즈가 오른발로 감아찬 골이 네트를 갈랐습니다.

이 날 한국은 기존 4-4-2포메이션을 버리고 4-2-3-1의 새로운 포메이션을 시도했으며, 기존 박주영과 투톱을 이루던 염기훈을 빼고 김재성선수를 과감하게 선발로 기용했습니다. 우루과이의 탄탄한 수비력과 기습공격에 대비해서 중원을 튼튼하게 하면서 기동력을 유지하며  시종일관 밀리지 않는 공격력으로 우루과이를 밀어 부쳤으나 2대1로 아깝게 패했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국가대표간 우루과이 전적에서는 1무 4패로 한국이 한 번도 이겨 본적이 없는 어려운 상대였고, 이 번 월드컵 리그에서도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으로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던 것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원정 첫 16강 진출로 얻어낸 자신감과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공격 위주의 전략이 주효했었는데 너무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대한민국은 경기에는 졌지만, 대표선수들을 포함한 우리국민 모두의 승리나 다름없는 경기였다고 생각됩니다.

주력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으로 우리만의 경기를 펼쳤다.

조별 리그 예선에서 경기때마다 주력선수들의 기복이 있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공격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박주영 선수는 아르헨티나전 에서 자책골로 인한 선제골 허용으로 4대1로 한국이 대패하게 되면서 극심한 자책감과 자신감 상실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 입니다. 이후 각종 매스컴과 언론에서 쏟아낸 비난을 묵묵하게 견뎌내고 예선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상대편 반칙으로 인한 프리킥을 절묘하게 성공시키면서 그 동안의 마음의 짐을 덜고 자신감이 회복된 것이 이번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또한 나이지리아전에서 첫골을 허용할 때 적극적으로 상대방 공격수인 칼루우체를 방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난에 시달렸던 차두리 선수도 같은경기에서 무승부를 이루고 결국 한국이 16강을 진출하면서 그리스전때와 버금가는 자신감과 체력이 회복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외에도 매 경기때마다 상대적으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선수들이나 실수를 한 선수들의 경우에도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로 인해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감을 다시 회복하고 본인들의 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무엇 보다도 첫 경기 부터 선수들을 아우르며 중원에서 대한민국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팀의 주장인 박지성 선수는 풍부한 유럽 프리미어리그 리그 및 월드컵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을 독려하며 끊임없이 자신감을 주문한 결과 모든 선수들이 전혀 기죽지 않고 원래 준비했던 우리만의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펼쳤습니다.


100만, 150만,  50만, 100만, 12번째 전사의 뜨거운 함성의 힘

100만, 150만, 50만, 100만, 무슨 이동통신 가입자 수나, 명절 온 국민의 대이동 숫자가 아닙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월드컵 거리응원 문화가 만들어 낸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및 16강전에 참여한 거리응원 숫자입니다.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독특한 응원 문화와 어마어마한 참여 숫자가 말해주듯 그 열기가 대단했는데요.

그리스전과 첫경기가 이루어진 날 많은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서울역광장, 영동대교, 한강공원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길거리 응원이 이루어졌으며 그 인원이 무려 100만이었습니다. 이후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경기시간이 새벽 3시 30분임에도 불구하고 50만 가까이 되는 거리응워전이 이루어졌으며, 오늘 우루과이전에서도 여지없이 거리응원의 힘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특히 나이지리아전의 경우 대부분의 아프리카팀이 탈락하고 주최측인 남아공팀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실시 되는 시점에 6만명의 관중이 일방적으로 나이지리아를 응원하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원정을 간 붉은 악마를 비롯한 응원단, 현지 응원단 까지 불과 400여명의 응원으로 비록 현지에서는 비교가 안 되는 적은 인원이었지만, 한국에 모인 50만명의 월드컵 12번째 전사들의 거리응원의 힘이 남아프리카의 우리선수들한테까지 전달이 돼서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오늘 우루과이전을 맞아 전국에 많은 비가 예고 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응원단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의를 준비하고, 삼삼오오 우산을 가지고 와서 거리응원에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월드컵 응원을 하는 나라가 전세계에 또 어디 있을까요. 이런 국민들의 뜨거운 염원과 함성이 우리 선수 개개인에게 엄청난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준 결과 끝까지 열심히 싸웠다고 생각 됩니다. 결국 경기에는 패했지만 온 국민이 월드컵을 계기로 하나된 힘을 보여주는 우리만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한국 감독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허정무 감독의 재발견

아르헨티나전 패배이후 허정무 감독의 용병술이나 전술에 있어서 실망감이나 불만이 일부 있기는 합니다만, 허정무 감독은 원래 단기 게릴라전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사실 2007년 허정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발탁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주된 이유도 이러한데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대표팀을 맡기 전에 허정무 감독은 토너먼트의 마술사라고 불리웠는데 단기전에 유독 강한 면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국내 FA컵을 세번이나 우승한 것에서 그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긴 호흡으로 이루어지는 정규리그에 비해서 그 날의 컨디션과 용병술, 감독의 시의적절한 전략 전술에 의해서 승부가 갈리는 것이 단기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월드컵본선은 단 몇 경기로 인해 승패가 갈리고 진출한 나라들을 볼 때 우리나라에 비해서 실력이 결코 뒤쳐지는 팀들이 아니라고 본다면, 단기전에서 그 때 그 때의 운영능력에 강점이 있는 허정무 감독의 선택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은 철저하게 단 한판의 승부로 결정이 나는 단기 게릴라전이었으며 이런 단기전에 비교적 장점을 가지고 있고 감각이 좋은 허정무 감독은 오늘 우루과이전에 대비한 시의적절한 용병술과 전략으로 시종일관 좋은 내용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결국 결과는 우리가 졌지만 경기 내용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승리했던 경기라고 생각 됩니다.

 다만, 찬스에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2번째 수아레즈의 골은 우리의 실수라기 보다는 상대편의 골이 너무 좋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한국감독으로서 최초로
 원청 첫 16강 진출을 이뤄낸 허정무 감독을 재발견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온 국민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 대한민국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로긴 없이) 아래 별표 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으며
 구독+에 추가하시면 update되는 제 글들을 쉽게 구독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불의의 4대 1 대패를 당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이 23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더반 스타디움에서 운명의 마지막 예선 리그를 나이지리아와 치뤘습니다. 전반 12분 칼루우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였으나 전반 38분 기성용이 올린 프리킥을 이정수선수가 헤딩으로 만회골을 얻었습니다. 이후 후반전 3분 박주영이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이 골 네트를 흔들어서 2대1로 앞서 갔으나, 김남일 선수의 페널티킥 허용으로 2대2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대0으로 물리침으로써 대한민국은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습니다.
June 22, 2010 - South Africa - Football - Nigeria v South Korea FIFA World Cup South Africa 2010 - Group B - Durban Stadium, Durban, South Africa - 22/6/10..Jung Soo Lee (L) celebrates with Chu Young Park after scoring the first goal for South Korea.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이정수 선수 (C) 티스토리 PicApp]

이 날 한국은 그리스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4-4-2 전형을 약간 변형하여 활용하였는데 포백라인에 이영표-이정수-조용형-차두리, 미드필더에 박지성-기성용-이청용-김정우, 원톱에 박주영, 염기훈을 박주영뒤쪽, 미드필드앞쪽에 배치했습니다. 이는 박지성만큼의 충분한 움직임과 기동성을 보유한 염기훈을 압박수비의 카드로 활용하고 공격 시에는 박지성과 기성용 등과 자유자재로 시프트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실 오늘의 결과는 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것이라 더더욱 의의가 있는데요. 왜 나이지리아전 무승부가 보다 더 값어치 있고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6만명 vs 4백명의 사실상 적지에서 거둔 결과

이번 마지막 조예선이 열리는 더반 스타디움은 관중 7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데 한국 응원단은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 현지교민을 다 합쳐도 3-4백명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입장권의 거의 매진이 된 상태에서 6만명 이상의 나머지 응원단은 거의 대부분은 나이지리아 응원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DURBAN, June 23, 2010 A fan of Nigeria reacts after the 2010 World Cup Group B soccer match against South Korea at Moses Mabhida stadium in Durban, South Africa, on June 22, 2010. The match tied 2-2.
[나이지리아 국기 페이스 페인팅을 한 응원단 모습 (C) 티스토리 PicApp]

특히 남아공의 더반은 나이지리아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도시이며, 이 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이 거의 탈락을 하고 특히 홈팀인 남아공팀도 탈락한 상태에서 남아공국민, 나이지리아이민자, 기타 아프리카계 모두가 나이지리아만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판 판정에 있어서도 일부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에게는 경기외적으로도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전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열린 북한과 나이지리아 평가전에서도 보았듯이 일부 입장하지 못한 나이지리아 팬들의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상자가 속출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면 홀리건 이상으로 팬들의 성향이나 행동이 과격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절대적으로 나이지리아 홈경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주장인 박지성선수를 중심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고 난 이후 무승부라서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2. 4대1의 패배와 박주영선수의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을 딛고 이룬 쾌거

사실 저희가 B조 1차전 그리스전 경기를 2대 0으로 이길때만 해도 '예전과 달라졌다. 아르헨티나도 해 볼만 하다. 한국 세계의 축구 강국 되나' 등 수 많은 찬사가 쏟아졌던게 사실인데요. 사실 그때만 해도 그런 칭찬을 들을 만큼 우리나라 선수들이 거의 완벽하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그 분위기 그대로라면 아르헨티나도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2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는 그리 만만한 팀이 아니었고 우리 내부적으로도 수비위주의 포메이션 전략이 뜻하지 않은 자책골로 인해서 무너지고 난다음, 선수들의 의욕상실로 이어지고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혼란이 일어나면서 4대1로 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각종 언론이나 매스컴에서는 '2경기 내내 한 골도 넣지 못한 박주영선수를 빼라, 왜 차두리를 빼고 오범석을 넣었느냐. 처음부터 공격을 하지 왜 수비위주로 갔느냐. 허정무 감독의 선수기용에 패인이 있다. 그리스전 이기고 너무 들떠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 등등' 일방적으로 허정무 감독이하 선수들의 무능과 실수를 질타하기에 바빴던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그래왔듯이 조금 잘하면 띄워주기 바쁘고, 조금 실수하거나 기대에 못미치면 모두 깎아내리기 바쁜지라 아르헨티나전 이후 선수들이 받았을 정신적인 자책감이나 압박감은 상상이상으로 컸으리라 생각되며 이에 따른 육체적 피로도도 더욱 극대화 됐을 것 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이슈나 평가들을 냉정하게 극복하고 오직 나이지리아전 경기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룬 결과라서 더욱 빛나는 무승부라고 생각 됩니다.

또한 아르헨티나전에서 초반 자책골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박주영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이지리아전 후반 상대측 골에에어리어 부근에서 본인이 얻어낸 프리킥을 본인 스스로가 킥커로 나서 2번째 골을 넣음으로써 지금까지 쌓여있던 자책감과 마음의 짐을 한 순간에 떨쳐냈습니다. 이는 앞으로 16강 경기에서도 박주영 선수의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져 전체 대한민국팀의 전력 상승에도 큰 힘이 될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3. 남의 것이 아닌, 한국식 축구로 이룬 원정 첫 16강 진출

무슨 일을 하든지, 잘 하는 사람의 방법을 연구하고 노력해서 실력을 쌓고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도 일정한 수준이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축구도 마찬가지로 일방적으로 잘 하는 팀들을 똑같이 따라 한다고 똑같은 결과를 낳을 수는 없는 것이죠. 엄연하게 구성된 선수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조직력이 다르고 모든게 다른 상황에서 똑같은 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승리를 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에서 2대 0으로 이기고 난후 매스컴에서 칭찬일색일 때 히딩크 감독은 오히려 우리팀에 대해서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는 혹평을 했습니다. 사실 2대0이면 나쁜 스코어도 아닌데 히딩크 눈에는 한국만의 축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아쉬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히딩크의 발언에 공감이 가는 것은 제가 2002년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이탈리아전이 열리는 대전구장에 있었는데요. 연장전에 들어가고난 이후 히딩크 감독은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로 대체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구사했었습니다. 사실 제가 그 당시 현장에서 볼 때 이탈리아 문전에 센터링이 올라가면 우리나라 공격수 머리만 4-5명이 떠오르는 걸 보고 골이 들어가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안정환 선수가 헤딩으로 골든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했는데요. 그만큼 히딩크 감독은 그 당시 한국 선수들을 믿고 철저하게 준비된 것을 시의적절하게 한국팀만의 전략을 구사해서 승리를 했다고 봅니다. 아마도 평소 같으면 오히려 수비를 강화했을 것이고 그런 전략을 구사했다면 또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나이지리아전은 그 동안 허정무 감독 이하 선수들이 수 많은 월드컵 예선전을 거치고, 평가전을 통해서 준비해온 우리나라 선수들만이 잘 할 수 있고, 우리나라 선수들만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한국식의 전략을 구사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겠습니다.

아르헨티나전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었겠지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라는 생각으로 어떤 전략이든 선제골을 넣어야만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계획하에 초반부터 어설픈 수비위주의 전략을 버리고 평소 준비했던 4-4-2 포메이션의 적극활용 하였으며 비록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만회골과 추가골을 만들어냄으로써 철저하게 한국식 축구로 이룬 결과이기에 더더욱 값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가 8강 진출을 꼭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간절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원정경기 첫16강을 일궈낸 오늘 나이지리아전의 결과는 다른 어느나라의 월드컵 우승 보다도 더 값진 무승부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로긴 없이) 아래 별표 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으며
 구독+에 추가하시면 update되는 제 글들을 쉽게 구독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12일 그리스를 2대 0으로 물리치고 사기충천해 있던 한국팀이 17일 목요일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사커시티에서 남아공월드컵 B조 본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맞아 1대4으로 아깝게 패했습니다. 전반  17분 먼저 메시의 프리킥이 박주영선수의 오른 정강이에 맞고 자책골을 허용했으며 전반 33분에는 로드리게스가 올려준 센터링을 이과인 선수가 헤딩슛으로 2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다급해진 마음과 자신감 상실로 아르헨티나에게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었는데요. 전반 로스타임에 정성룡 골키퍼가 길게 올려준 골킥이 박주영선수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것을 이어받은 이청용 선수가 아르헨티나 수비선수들이 방심한 틈을 타 로메로 골키퍼를 넘기는 천금 같은 만회골을 기록하였습니다.
June 17, 2010 - 06049965 date 17 06 2010 Copyright imago Sesa Il Gol DEL 3 1 Tue Gonzalo Higuain Argentina Gonzalo Higuain s 3 1 Leading Goal Scored for Argentina Argentina Corea DEL Sud Argentina vs South Korea Campionati DEL Mondo Tue Calcio 2010 World Cup South Africa 2010 Soccer Stage Johannesburg 17 06 2010 Giorgio Perottino Inside photo PUBLICATIONxNOTxINxITAxFRA GIORGIOXPEROTTINO Football men World Cup international match National team Johannesburg Action shot Vdig 2010 horizontal Highlight premiumd.
[이과인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는 정성룡 선수 (C) 티스토리 PicApp]

그러나 후반 33분 좌측을 뚫고 들어오는 메시의 슛을 정성룡 골키퍼가 막아 냈으나 다시 우리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온 골을 이과인 선수가 밀어 넣기로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이후 급격하게 수비가 무너지면서 이과인에게 4번째 헤딩골을 허용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오늘 한국의
 패인에 대해서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초반 위험지역내에서의 불필요하고 과도한 반칙

사실 오늘 경기는 초반 15분까지는 원래 의도대로 수비형 포메이션을 잘 유지 하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잘 막아냈는데요. 아르헨티나도 우리나라 수비 전략을 대비해서 무조건적인 중앙 공격을 지양하고 좌우측면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이에 우리 수비 선수들이 너무 과도한 밀착마크나 몸싸움을 통해서 불필요한 프리킥을 유발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측 위험지역내에서의 프리킥 허용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너무 쉽게 골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평상 시 완벽하게 짜여져 있던 우리 수비라인이 상대방의 세트피스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요. 첫골은 한국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에서 불필요한 몸싸움으로 프리킥을 허용했으며, 이후 비슷한 지역에서 테베스선수 한 명을 2명의 수비가 막지 못해서 결국은 상대방의 파울유도로 허용한 프리킥에서 2번째 골을 허용 하였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완벽한 수비형 포메이션 이후 스피드에 의한 기습공격은 초반 과도한 상대 공격수 밀착마크를 통한 반칙으로 2골을 허용한 이후 따라 잡아야 한다는 선수들의 급한 마음으로, 수비는 수비대로 헛점을 보이고 공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었다고 봅니다.

2. 선제골 허용으로 인한 수비형 포메이션의 실패

한국은 이번 아르헨티나 전에 수비강화형 4-2-3-1 포메이션을 활용 했는데요. 정성룡, 이영표-조용형-이정수-오범석, 김정우-기성용, 염기훈-박지성-이청용, 박주영이었습니다. 사실 항상 우리는 강팀을 만나면 수비위주로 경기를 운영 하다가 기습공격으로 점수를 내겠다라고 예전부터 해오던 터라 크게 신뢰하지는 않았었는데, 엊그제 스위스와 스페인의 경기를 보니 이 전략도 제대로 수비를 하고,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를 촘촘하게 유지함으로써 상대방 공격수의 운신의 폭을 줄여주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 정말 스페인의 끊임없는 파상공세에도 스위는 자물쇠전략으로 철저히 방어를 했는데요. 스페인도 중앙돌파나,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한 숏패스, 중거리슛 모든 것을 동원해도 스위스의 수비라인을 뚫지 못하더니 급기야 후반에는 한 번의 기습 공격에 점수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결국 수비위주의 포메이션도 잘만 활용하면 비기는 것을 넘어 이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던 경기였는데요. 북한의 경우도 사실 브라질에게 2대 1로 지긴 했지만 철저한 수비위주의 전략을 펼쳐서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대한민국 선수들에게도 스페인을 물리친 스위스와 같은 철저한 자물쇠 전략을 기대했었는데요. 너무 빠른 시간내에 결정적인 실수에 의해서 선제골을 허용함으로 인해서 유기적인 수비라인 조직이 무너지고, 불안한 수비라인 때문에 적극적으로 상대 후방에 침투해서 자유롭게 공격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후반 번번히 얻어낸 한두번의 기회를 정확한 숏패스와 재빠른 반응감각을 이용하여 한 번에 골을 넣었던 것이 주효하였습니다. 결국 한국은 메시라는 특출한 선수는 나름대로 막아 냈지만 메시에 집중된 우리나라 선수들의 빈틈을 다른 주전 공격수들에게 허용함으로써 쉽게 골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3. 고지대 경기에 따른 빠른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오늘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가 이루어진 사커시티 경기장은  1,730m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커시티 경기를 대비해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해발 1,200m의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고지대 적응훈련을 하였으며, 남아공에 와서도 해발 1,200m이상의 루스텐버그에서 훈련을 이어 왔습니다. 또한 고지대 적응용 산소마스크를 쓰고 산소량을 줄여서 호흡하는 훈련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고지대 적응 훈련은 최소 3주 이상의 훈련을 요하고 훈련이후에는 급속도로 효과가 반감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오스트리아에서 열흘 남짓한 고지대 훈련으로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수비형 포메이션이 성공을 거두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산소가 부족해서 쉽게 피로해지고 체력이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고지대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기저항이 작아서 롱패스나 크로스패스 등 공중볼에 대한 예측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고 자블라니의 특성상 탄성이나 반발력이 강하기에 공을 다루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데, 개인기위주의 능력이 강하고 롱패스 보다는 상대적으로 숏패스나 2대1패스 등의 아기자기한 경기를 펼치는 아르헨티나에게는 이러한 점들이 한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초반 상대의 세트 피스 상황에서 너무 쉽게 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의 전략에 말려 끌려 다님으로 인해서 피로감이 더욱 극대화 되었으며, 1대 2 상황에서 후반 염기훈 선수의 노마크 찬스에서의 골을 넣지 못함으로 인해서 경기의 주도권이 아르헨티나로 넘어 가면서 선수들의 허탈함과 자신감 상실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대량 실점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나이지리아 경기가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패인을 교훈 삼아 마지막 나이지리아 경기에서는 통쾌한 승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끝까지 파이팅 했으면 합니다.
 
(로긴 없이) 아래 별표 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으며
 구독+에 추가하시면 update되는 제 글들을 쉽게 구독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과 그리스전 첫 경기에서 이정수의 첫골과 박지성의 자신감 넘치는 두번째 골로 한국이 그리스를 누르고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는데요. 이 날(6월 12일 저녁 8시 30분, 이하 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에 있는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치뤄진 B조 1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당황하지 않고 처음부터 그리스를 거칠게 몰아 부친 끝에 2대 0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반 7분 상대편 우측 코너부근에서 이영표가 얻어 낸 프리킥, 기성용이 중앙에 정확하게 올린 공을 이정수 선수가 대쉬하면서 오른발로 강하게 밀어 넣어서 첫골을 만들어 냈고, 전반 중반쯤 박주영 선수가 상대 골기퍼와 단독 찬스가 있었으나 박주영이 슛팅한 골이 골기퍼의 발에 걸려 아깝게 골찬스를 놓쳤습니다. 이후 전반전 끝날 때까지는 숨을 고르다가 후반 7분 대한민국의 주장 박지성선수가 자신감 넘치는 단독 드리블을 하면서 그리스 수비수 2명을 따 돌리고 골기퍼를 완전히 속인다음 완벽하게 2번째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업뎃 6월 14일)  이날 경기에서 그리스의 미드필더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는 후반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친 후 깊게 패인 잔디를 꾹꾹 눌러 다시 정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그리스 잔디남' 이라는 애칭이 붙었습니다. 상대팀 선수이긴 하지만, 그리스의 거친 몸싸움에 불만이 많았던 네티즌들도 잔디를 직접 손으로 정돈하는 모습을 보고 '귀엽다. 예의 바르다' 등의 많은 호감이 생겼다고 합니다.
 
오늘 트위터를 보니 '아부지엄니 쏘리 월드컵 끝나고 취업 할께요'라는 피켓을 들고 응원을 하는 젊은 청년이 있어서 '한국 취업남' 이라는 애칭이 붙었다고 합니다. 역시 월드컵은 그 규모나 인기를 반영하듯이 여러가지 이슈나 갖가지 재미있는 인물들이 생겨나는군요.

한국은 이 날 4-4-2 전법으로 골기퍼에 정성룡, 수비에 이영표-조용형-이정수-차두리, 미드필더에박지성-이청용-김정우-기성용, 투톱에 박주영-염기훈을 기용했는데요. 시종일관 미드필드를 점령하면서 짧은 패스 연결에 의한 공격과 동시에 기습적인 배후 연결로 그리스 수비수들을 끊임없이 괴롭혔습니다.

June 12, 2010 - 06025744 date 12 06 2010 Copyright imago Sven Simon Park Ji Recovery KOR cheering After goal to 2 0 cheer happiness FIFA World Cup 2010 South Korea KOR Greece GRE Group B Game 04 Match 04 12 06 2010 Nelson Mandela Bay Football World Cup 2010 in of 11 06 11 07 2010 men Football World Cup National team international match Port Elizabeth Action shot Single Vdig xsk 2010 horizontal Highlight premiumd.
[사진=후반 추가골을 넣은 박지성 선수 (c) 티스토리 PicApp]

그리스는 전반 첫골을 허용한 이후 빗장 수비 전략에서 공격 위주로 전략을 바꿨으나 잦은 패스미스와 성급함으로 우왕좌왕하였으며 가끔 한국의 공격 실패 이후 기습공격이 있었으나 우리 수비선수의 밀착마크와 클리어링으로 제대로된 공격 한 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시종일관 끌려 다니는 경기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면 오늘 대한민국이 남아공월드컵에 예선 첫 경기인 그리스전을 완승할 수 있는 요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눈에 띄게 달라진 볼 컨트롤 능력과 스피드

이 번 월드컵에서 한국선수들이 기존 월드컵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볼 컨트롤 능력입니다. 예전 국제대회나 월드컵 때 보여줬던 잦은 패스미스나, 의미 없는 공중패스, 정교하지 못한 세트 피스 등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골기퍼가 길게 차 주는 롱킥에서도 그리스 선수들의 높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적시에 뛰어 오르는 헤딩으로 볼 점유율을 높였으며, 좁은 공간에서의 드로우인 상황에서도 짧은 숏패스나 예측된 움직임으로 왠만해서는 볼을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공격에 있어서도 미드필드에서 투톱인 박주영의 머리에 맞추는 롱킥이 정확해 졌으며 좌우로 길게 펼쳐 주는 패스에 있어서도 공을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컨트롤 해 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뛰고 있는 선수 배후로 찔러 주는 쓰루패스의 정확도도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또한 롱킥과 기습공격으로 승부하는 그리스팀에 비해서 한국팀은 미드필더와 투톱 공격라인(박지성 선수와 염기훈선수)의 시프트를 통한 전술변화를 가능케 하는 스피드능력이 돋보였으며, 잦은 2대1 패스 및 쓰루패스 등을 빠른 스피드를 활용하여 자유자재로 구사하였습니다.

2. 철저한 역할 분담에 의한 완벽한 수비라인

수비라인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영표, 차두리, 이정수, 조용형은 각각의 철저한 역할 분담에 의해서 조직적으로 그리스의 공격을 완전 차단 하였습니다. 이영표선수와 이정수선수는 평상시에는 수비라인에 있다가 하프라인 넘어까지 공을 몰고 가서 한국의 공격을 만들어 내는 허리역할을 효과적으로 하였으며 세트 피스를 할 때나 한국 공격수가 공격 시에는 적극 공격에 가담하기도 하였습니다.  

반면 차두리 선수는 테오파니스 게카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주공격수들을 철두철미하게 마크함으로써 전혀 공격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하였으며 조용형선수는 기습적으로 한국쪽으로 넘어오는 상대방의 공을 철저하게 클리어링해줌으로써 공격기회를 사전에 차단하였습니다.

또한 최수의 수비수라고 할 수 있는 골기퍼 정성룡 선수는 정확한 예측력에 의한 공중 볼처리 능력이 뛰어 났으며 위기때마다 뛰어난 순발력으로 적재적소에서 볼을 막아 내는 역할을 완벽히 해냈습니다. 특히 전반 말미에는 강렬하게 비치는 햇빛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공중 슈팅을 안정적으로 막아내기도 하였습니다.

3. 절대 기죽지 않은 자신감과 정신력

축구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90분 경기내내 3만명 이상의 관객들이 불어대는 부부젤라의 소음에 정신이 없었는데요. 이 부부젤라의 소음은 130db로 거의 비행기가 이륙하는 수준의 소음이라고 합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의 소리도 안들릴 정도의 소음에 의한 집중력 부재와 한국응원단이 천여명, 그리스 응원단이 그 세배인 3천여명이 응원을 함으로써  불리한 응원 숫자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없이 끝날 때까지 강한 정신력으로 선전해 주었습니다.

June 12, 2010 - South Africa - Football - South Korea v Greece FIFA World Cup South Africa 2010 - Group B - Nelson Mandela Bay Stadium, Port Elizabeth, South Africa - 12/6/10..South Korea fans.
[그리스전을 응원하는 한국 붉은악마들 (C) 티스토리 PicAPP]

대한민국이 7회 연속 본선 진출 하는 과정에서 보면 2002년을 제외 하고는 항상 자신감이 결여 되어 평소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너무 쉽게 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리를 하지 못했었는데요. 어제 경기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우리 선수들에게서 전혀 주저함이나 소극적인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요. 이는 아마도 철저한 상대팀의 분석에 의한 맞춤형 전지 훈련 및 평가전 그리고 선수 개개인의 지속적인 마인드 트레이닝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고 생각 됩니다.

또한 역대 월드컵 경기에 비해서 박지성을 비롯한,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등 일찌감치 유럽의 메인리그에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비슷한 경기를 펼치는 그리스를 상대하는데 긴장감이 덜 했던 것도 큰 요인이라고 생각 됩니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보니 나이지리아는 충분히 해 볼만한 팀인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를 1대 0으로 이겼으니 남아공월드컵 B조 순위는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승점 3점으로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고 3위는 나이지리아, 4위는 그리스입니다.

남은 경기에서 B조 내에서의 경기의 승패에 따라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의 확률을 아시려면 모르겐님의 맛있는 블로그에 있는 '남은 두 경기 비기기만 해도 자력 16강' 포스트를 참조 하시면 아주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답니다. 앞으로 남은 아르헨티나전과 나이지리아 전에서도 현재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준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이 반드시 16강에 진출하리라 확신합니다.
(로긴 없이) 아래 별표 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으며
 구독+에 추가하시면 update되는 제 글들을 쉽게 구독할 수 있습니다.
 
공포영화란, 관객이나 독자에게 공포감이나 흥취를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즉 공포와 전율을 체험하려는 관객의 호기심을 의도하고 제작한 영화인것이죠.

물론, 공포영화를 영어로 해석한다면 Horror film 또는 Thriller movie로 혼용해서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호러무비와 스릴러무비는 영화의 전개상 상대적으로 어떤 점에 더 힘을 주느냐에 따라서 일정한 기준으로 서로의 장르를 다르게 구분할 수도 있겠습니다. 통상 우리나라에서는 공포영화, 스릴러, 호러를 혼용해서 쓰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릴러 매니아로서 제가 지금까지 보아 왔던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해서 호러무비와 스릴러무비를 조금은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정의를 다시 내려보고 스릴러무비가 기타 호러무비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러무비' 를 나름대로 정의 해 보면,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 또는 살인마, 정신이상자 등이 무차별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공포감을 주는 극단적인 장면 또는 행위에 초점을 두고 만든 영화장르로써 인위적, 적극적으로 관객을 공포에 몰아넣는 것이 특징이며, 필수적으로 살인장면이나 고문, 가혹행위 등 사람의 육체적 고통이나 상해 등의 디테일한 장면이 포함 되는 영화장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좀비 대표 영화

△ 30 days of night, 새벽의저주, 황혼에서 새벽까지, 28일후, 28주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좀비류의 대표영화들, 좀비영화는 일련의 숙주좀비들이 일반인들을 감염시키면서 대규모 좀비집단으로 퍼져나가고, 감염되지 않은 주인공들이 좀비들을 모두 물리치면서 끝나게 되는데요. 초기 좀비영화는 대규모 집단 좀비액션에 초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나름대로 '나는 전설이다'에서처럼 휴먼스토리나, 애정관계 등을 포함한 짜임새 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표 호러 무비

△ 텍사스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사탄의 인형, 13일의 금요일, 힐즈아이즈, 쏘우, 호스텔

초자연적인 존재 또는 일련의 미션 수행 과정 중에 극한의 육체적 가혹행위를 가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호러무비의 대표주자들, 대부분이 단발로 끝나지 않고 시리즈물로 제작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 그럼 상기 호러무비와 달리 스릴러무비만이 갖는 특징을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호러무비에 비해 보다 짜임새 있는 탄탄한 시나리오가 바탕이 되는 경우가 많다.

1996년 개봉한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는 스티븐볼드윈과 케빈스페이시가 열연한 영화로써 반전스릴러의 획을 그은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산페드로 부두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증발하고 적지 않은 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유혈극이 벌어 지는데 수사관 데이브 쿠얀은 유일한 생존자 버벌로부터 5명의 6주 동안의 범죄 행각에 대한 진술을 듣게 됩니다.

6주전, 5인의 용의자들에 경찰에 불려와서 유치장에서 하루밤을 보내면서 범죄를 모의하게 됩니다. 한편 5인의 범죄행각을 알고 있는 코바야시라는 사람이 찾아와 본인의 보스인 '카이저 소제'가 당신들을 고용하자고 제안을 하게되고 이런 일련의 과정 중에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중에 5인조 중의 한 명인 키튼에게 카이저소제가 살해됐다고 버벌이 진술을 하게 되는 것인데요.

영화의 앤딩장면에서 발을 절름거리던 버벌(케빈스페이시)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듯 싶다가, 멀쩡하게 걸어 가는 것으로 변화 되면서 관객들은 '아하..저 친구가 카이저 소제구나'하고 무릎을 치게 하는 극적인 반전을 보여줬던 영화 였으며, 당시 영화관 앞에서 암표를 팔던 분들이 극장측에 의해 제지를 당하자 범인이 누군지 관객들에게 다 말하겠다라고 협박하는 우스운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심리적공포에 의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적과의 동침'은 1991년 줄리아로버츠가 주연한 심리 스릴러물의 대표 영화입니다.

주인공 로라는 부자이면서 매력있는 남편 마틴과 결혼을 하지만, 마틴의 극심한 결벽증과 심한 의처증으로 인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고 구타를 당하면서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요트를 타고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실종하게 되는데 남편 마틴은 로라가 익사한걸로 단정하고 장례까지 치루었으나, 로라는 간신히 헤엄쳐서 살아나 집에서 간단한 소지품을 챙기고 떠나는데 떠나면서 증오로 가득한 기억이 담겨있는 결혼반지를 변기에 버리고 가게 되는데, 남편이 변기에서 반지를 발견하면서 로라가 살아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다시 로라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엽기적인 살인행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잔인한 육체적 가혹행위가 있는건 아니지만, '변기속에 버려둔 결혼반지를 남편이 발견하면 어쩌나?'  나중 사라라는 이름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던 터에 집에 돌아와서 모든게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걸 보고 결벽증이 있던 남편의 침입을 알아 차리는 장면 등에서의 심리적 공포가 영화 끝까지 관객들을 긴장으로 몰아 넣었던 심리 스릴러의 대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감독의 연출력이나 연기력이 기타 공포영화에 비해 더욱 두드러진다.

영화 '프라이멀 피어'는 1996년 리차드기어가 주인공 변호사로, 애드워드 노튼이 용의자로 등장한 스릴러물입니다.

주교를 살해했다고 의심 받는 나약하고 어리게 보이는 소년을 구하려는 변호사이야기를 다룬 영화로써 사건이 진행되면서 여러가지 정황과 증거들로 인해서 소년이 유죄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게 되자, 리차드기어는 소년의 '다중인격 증후군'이라는 인격장애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결국은 일반인으로서의 소년이 아닌 또 다른 인격을 가진 다른 사람에의한 살인이라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소년의 무죄를 입증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변호사인 리차드기어가 구치소에서 소년에게 무죄임을 알려 주는 장면에서 클로즈업화면에 잡히는 애드워드 노튼의 기묘한 미소입니다. 결국, 이 소년은 본인이 다중인격임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껏 철저하게 연기를 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로써 기묘한 미소를 보여준 것이며, 이를 알게 되는 리차드기어는 이미 어찌할 수 없음에 본인의 판단과 노력에 허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전까지 로맨틱코미디에서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청년 주인공 역을 주로 맡았떤 애드워드 노튼이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범죄자로 등장해서 주목을 받았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4. 극단적인 공포나 전율의 장면 보다는 스토리 전개 및 그를 풀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영화 '세븐'은 성경에 나오는 7가지 죄악을 모토로하여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명씩 각각의 죄목에 맞게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희대의 살인마와 치밀한 추리와 감각으로 살인행각을 막으려는 두 형사가 그리는 범죄 스릴러물 이며, 모건프리먼, 브래드피트, 기네스펠트로우 등 내로라하는 헐리웃 톱스타들이 캐스팅 되어 출연진자체만으로도 그 화려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영화 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세븐이라는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90년대 초반 미국 전체를 놀라게 했던 'Zodiad killer'라는 실제의 사건을 토대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때문이기도 합니다.

성서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7가지 죄악을 아주 디테일하게 스케쥴에 따라 구현해 내는 연쇄살인범의 행각과 일련의 사건에 대한 논리적 추리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연쇄살인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두 형사들의 치열한 두뇌싸움 과정에서 관객들은 과연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까? 살인은 멈춰질까? 범인은 잡힐까?' 등의 긴장감으로 끝까지 몰입이 되는 감히 범죄 스릴러물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외에도 최종분석, 더게임, 조디악, 미스터브룩스, 레드드래곤, 양들의 침묵, 무언의 목격자, 미저리 등 주옥과 같은 스릴러 영화들이 있습니다.

∥위의 특징을 근거로 '스릴러무비'를 정의해 본다면, 

범죄, 살인마 등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들의 잔인하거나 충격적인 장면이나 행동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호러무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실제 일어날 행위의 전조 및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두어 관객 스스로가 과정에 몰입됨으로써 심리적 공포를 통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스릴러 무비는 반드시 살인장면이나 육체적고통의 장면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며 상황이나 스토리에 의한 심리적인 공포만을 주는 영화도 상당 수 존재 하는 영화 장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호러와 스릴러를 무 자르듯이 구분할 수는 없으며,

일부 공포영화는 위에서 설명한 살인이나 공포감을 주는 장면이나 행위도 보여지는 호러무비의 특징과 사건을 전개하거나 풀어가는 과정 중의 심리적 공포감에 의한 긴장감을 통한 스릴러무비의 특징을 동시에 보여주는 혼용된 형태의 영화도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호러무비일 수도 스릴러무비일 수도 있습니다.
스릴러 호러 무비

△ 아이덴티티, 마인드헌터, 한니발, 더로드, 데스티네이션

 여러분들도 마지막 여름 스릴러무비와 함께 더위를 한방에 날려 보세요^^ <이미지출처 : 네이버영화>

                아래 별표View on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해운대가 천만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많은 분들이 해운대 영화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리뷰 의견들이 많은 것 같아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평소에 제가 헐리웃 재난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재난영화에서 전개되는 전형화된 스토리라인이 해운대 영화에 어떻게 접목이 됐는지, 또 해운대가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로써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오늘 하는 얘기는 단지 해운대 영화만의 호불호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재난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플롯이나 시나리오의 공통점을 분석해 보면서, '아! 저런 것들이 있었지'하고 맞장구 치는 정도의 공감을 나누기 위한 글 임을 먼저 말씀 드리며, 제가 개인적으로는 리뷰 포스팅이 처음이라 조금은 어색하기도 한데요. 제 나름의 관점이라는 부분을 양해해 주시고 즐겁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영화 해운대 포스터

△ 영화 해운대 스페셜 포스터(자료출처: 해운대 공식홈페이지)


그럼, 해운대를 비롯한 재난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4가지의 큰 특징을 한 번 볼까요. 물론 영화는 픽션이기에 어느 정도의 허구는 감안하고 보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급박하고 위급한 절체절명의 인간의 목숨을 다루는 재난영화이기에 이런 영화 속의 허구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서는 더더욱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 됩니다.
해운대 주인공

△ 영화 해운대 주요등장인물(자료출처: 해운대 공식홈페이지)

첫째, 평소에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 모두 같이 재난을 겪는다

극중 스토리는 크게 4가지 라인으로 구성됩니다. 최만식(설경구)과 강연희(하지원)의 러브스토리라인, 오동춘(김인권)을 비롯한 주인공 주변인물들과 설경구작은아버지(송재호분)와의 갈등관계라인, 최형식(이민기)과 김희미(강예원)의 또 다른 러브라인, 김휘교수(박중훈)와 이유진(엄정화), 딸 지민과의 갈등과 화해라인이 그것 입니다.


각각의 스토리라인에서 주인공인 최만식과 강연희 및 그 주변 관계자들이야 원래 해운대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김휘박사는 왜 해운대에 있는지, 그리고 헤어진 전처는 갑자기 왜 하필 해운대에서 문화 엑스포를 하고, 또 김희미는 왜 해운대에 놀러 와서 최형식을 만났는지 참으로 궁금하기도 한데요, 우연이든 개연성이 있는 만남이든 주인공들이 재난현장에 모여 있어야 이야기가 되겠죠.

둘째, 재난에 대해서 미리 예측하고 주장하는 사람은 항상 1명이거나 소수이다.

영화 해운대에서도 여지없이, 메가 쓰나미라는 재난에 대해서 미리 예측하고 주장하는 사람은 김휘(박중훈) 및 그의 연구소 사람들 밖에 없습니다. 재난영화라는 특성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재난을 예측해서 대비하고 피한다면 재난영화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에, 항상 그것을 방지하려고 애쓰는 박사나 교수 들은 외로운 투쟁을 하곤 하는게 아닐까요.

 
셋째, 재난을 예방하거나 막을 수 있는 의사결정권자는 끝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

이것 또한 재난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위해서 필요불가결한 요소인데요. 해운대에 등장하는 경찰청장은 김휘교수의 잦은 메가 쓰나미에 대한 위협 경고에도 불구하고 '근거를 대라, 경고를 했다가 아니면 어떻게 하느냐' 등의 답변만을 반복 하면서 마지막까지 말을 듣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은 재난상황이 코 앞에 닥쳐서야 부랴부랴 경고조치를 하는, 기존 헐리웃 재난영화에서처럼 전형적인 캐릭터를 보여 줍니다.


넷째, 목숨이 경각에 달린, 절체절명의 순간에 너무나 많은 대화를 나눈다.

헐리웃 재난영화의 계보를 잇는 타워링, 아마겟돈, 투모로우, 단테스피크, 트위스터, 타이타닉 등에서 그러하듯 일촉즉발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 주인공들은 너무나 많은 대화를 합니다. 영화 해운대에서 주인공 강연희(하지원)가 물 속에 떠내려가려는 최만식(설경구)의 손을 잡고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얘기를 한자리에서 다 하려는 듯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최형식(이민호)이 조난 구조 중 헬기 줄에 매달려 있을 때도 마찬가지로 김희미(강예원)와 또한 못다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하게 되고, 김휘(박중훈)과 이유진(엄정화)이 호텔 옥상에서 딸 지민을 보내는 장면에서도 친부라는 무겁고도 중요한 사실을 얘기 하는 등 기존 헐리웃 재난영화에서 클라이막스의 재난상황 중 필요 이상의 대화나 감정이입으로 감동을 담보하려는 모습이 너무도 닮았습니다.



위의 4가지가 헐리웃 재난영화의 전형적인 특징이며, 재난영화의 필수불가결한 구성요소라고 이해된다면 영화 해운대가 그것을 답습했다는 것만으로 부족함을 얘기할 수는 없겠으나, 그 외 해운대가 헐리웃 재난영화에 비해서도 조금은 부족한 다음과 같은 2가지 요소로 인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해운대 영화 쓰나미 CG

△ 영화 해운대 쓰나미 CG장면(자료출처 : 해운대 공식 홈페이지)

해운대 영화 클라이막스

△ 영화 해운대 클라이막스 대규모 인력동원 장면(자료출처 : 해운대 공식홈페이지)

첫째, 재난을 예측하고 설득하는 교수 또는 연구원의 Authority가 부족합니다.

어차피 재난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재난이 닥치는 상황은 CG작업 및 대규모 인력동원이 필요한 씬이 대부분이라고한다면, 당연히 해당장면에 들어가는 제작비가 전체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자주 보여주지는 못하고, 후반부 20분 정도에 Intensive하게 보여 주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쓰나미를 예측했던 김휘교수(박중훈)가 주로 활동하는 연구실이나 상황실 등의 Lay out이 조금은 더 연구실 다운 전문적인 건물 구조나 내부 모습을 보여주거나, 연구실 안에 있는 각종 계측장비나 컴퓨터 등도 보다 전문적인 Equipment로 구성이 되었다면 김휘교수(박중훈)가 극의 중심에서 재난을 예측하는 교수로서 확실한 Authority가 담보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데, 사실 이 부분의 보완은 극의 핵심인 CG나 대규모 인력동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실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게 사실 입니다. 

둘째. 기본적으로 재난영화이기에 영화 전반에 흐르는 재난에 대한 징조, 징후 등의  
        복선이 약한 관계로 극의 긴장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헐리웃 재난영화에서는 각기 다른 인물들이 설정 상 재난을 당하기 전에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등장하기는 해도 극의 중심에는 향후에 일어 날 재난에 대한 전조 또는 징후에 대한 긴장감이 영화 상영 내내 유지 되는데 반해서 영화 해운대는 (물론, 대마도 심해 장면을 몇 번 보여주긴 했으나)캐릭터들의 일상의 이해관계 및 두 주인공의 사랑구도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재난에 대한 긴장감이 극중 내내 흐르지 못함으로 인해서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의 파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아쉬움 또한 있습니다.



재난영화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극적인 재난현장의 스케일이나 스펙타클을 보여주는 것이 클라이막스인 점은 재난영화가 주는 매력 그 자체이기에 변할 수 없는 속성이긴 하나, 영화 해운대가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로써 헐리웃 재난영화와는 다른,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컬쳐코드가 묻어 나거나, 플롯의 새로움, 다양함을 더 추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영화가 스릴러 장르에서 헐리웃에 필적할만한 탄탄한 스토리 및 연출능력으로 자리를 잡았듯이, 대규모 자본이나 CG작업 등의 기술력이 필요한 재난영화장르에 우리나라영화인 해운대가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영화 역사상 새로운 장르에 한 획을 그었다는 남다른 의미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아래 별표 View on 버튼을 꾸~~욱 눌러주시면, 보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KTX를 타고 시골을 내려갈 일이 있어 표를 끊다가, 우연히 시네마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내려가는 내내 지루함도 달랠겸 영화를 보기로 하고 '용서는 없다'라는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강우석제작, 설경구 주연'만으로도 충분히 기본이상은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KTX 씨네마관으로 고고씽~~~광명시를 지나면서 차창에 커튼이 내려지고 이윽고...영화 '용서는 없다'가 시작되었습니다.
 

용서는 없다

△ 결국 '용서는 없다'도 설경구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영화?!


목적지에 거의
도착해서 영화가 끝나고, 커튼이 올려지면서 KTX내부가 환해졌는데요. 반대로 제 가슴은 답답해졌습니다. 왜 일까요? 김형준 감독의 말처럼 어찌할 수 없는 분노와 복수의 결말로 먹먹해진 걸까요. 영화 '용서는 없다'를 시나리오, 캐릭터, 장르의 정체성, 3가지 관점에서 기존영화와 비교해서 얘기를 해 보고, 영화가 끝나면 왜 가슴이 답답해지는 지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금강 하구둑에 어느 날 토막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경찰은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환경운동가인 이성호(류승범)가 범인이라는 확증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확실 시 되었던 물증을 확보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 수사대는 할 수 없이 그를 놓아줄 수 밖에 없는데요. 게다가 시체 부검의인 강민호 박사(설경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사건에 깊숙히 연루되면서 스토리는 걷 잡을 수 없이 전개 됩니다. 여기에 초짜 형사인 민서영(한혜진)만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데...

1. 시나리오 : 'A time to kill' vs '용서는 없다'

A time to kill, 1996

△ A time to kill, 1996 주인공인 사뮤엘잭슨이 폭도들에게 무참히 강간당한 딸을 안고 슬퍼하고 있다.


예술세계에 있어서도 모방을 통한 창작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영화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닌데요. 좋은 시나리오는 새롭게 각색을 할 수도 있고, 한 두번 개봉한 영화를 새로운 감독/배우들의 색 다른 형식이나 내용으로 리메이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방에 의한 새로운 창조는 오리지널 작품에 비해서 어떤 식으로든 발전된 형태로 보여져야 한다는 숙명적인 사명감 내지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용서는 없다'를 보면 1996년 존그리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A time to kill'의 스토리라인을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한 흑인소녀가 술과 마약에 찌든 백인에 의해서 무참히 강간을 당하게 되고, 만신창이가 된 딸의 모습에 분노를 감당하지 못한 주인공 칼(사무엘 잭슨)은 그들의 판결현장에가서 총기를 난사, 개인적인 복수를 하게 됩니다. 이후 칼을변호하는 정의파 변호사 변호사 제이크(매튜 매커너히)와 이에 대응하여 등장한 냉정한 검사(케빈 스페이시)의 불꽃 튀는 법정 공방이 이어지게 됩니다.
 

△ A time to kill, 1996, 피도 눈물도 없는 버클리 검사로 분한 케빈스페이시


영화 '용서는 없다'에서는 주인공 이성호(류승범)가 타임투킬의 칼처럼 바로 응징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복수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만, 영화의 모티브인 차별적 신분에 의한 딸의 억울한 희생으로부터 복수가 전개된다는 점은 큰 흐름상에서 시나리오의 유사성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시나리오의 유사성만으로 영화 '용서는 없다'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 만은 없는 일입니다. 그 보다는 복수로 인해 발생한 분노의 공감, 분노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얼마나 관객의 반응을 얻어내느냐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타임투킬에서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이슈화하는 한편 유색인종과 그를 변호하는 백인 변호사가 KKK와 백인들의 테러 그리고 피도 눈물도 없는 버클리 검사의 거대한 파도와 같은 무차별적인 공격을 막아 내는 과정에서 순간 순간의 긴장과 갈등의 배치로 짜임새 있는 플롯과 함께 관객들의  감동과 공감을 함께 이끌어 냅니다.

반면, 영화 '용서는 없다'에서 주인공 이성호(류승범)의 누이는 재벌집 망나니들에 의해 무참하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아마도 감독이 이 시대의 뿌리 깊은 경제적 신분차이에 의한 법감정의 차별점을 부각시키려고 설정한 상황일 터일텐테 이를 풀어가는 과정 중에 양 극단의 신분상의 경쟁이나 갈등구도가 미약하고, 철저하게 부검의인 강민호 교수(설경구)에 대한 복수과정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분노의 공감 및 그로 인한 복수의 대리만족도 상당부분 반감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문제제기는 사회적 이슈를 다룰만한 큰 그릇을 만들어 놓고, 풀어 가는 과정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미시적인 개인의 복수극으로 흐르는 바람에 큰 그릇을 다 채우지 못하고 용두사미가 된 경향이 없지 않다는 것이죠. 그와 더불어서 극 초기에 이성호의 순수하리만큼 쉽게 내 뱉어버린 자백, 스릴러 무비이면 당연히 있어야 할 형사들의 헛다리 짚는 일 한 번도 없이 영화는 마치 분노와 복수로 마무리되는 결말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게 되는데요. 그러다보니 중간 중간 느껴야 할 최소한의 긴장감이나 반전조차 없이 오직 결과만을 위해 꿰어 맞춘듯 한 플롯에서 영화적 재미를 느끼기가 힘들게 됩니다.


2. 캐릭터 : 'Cape fear' vs '용서는 없다'

영화에 있어서, 특히 복수극에 있어서 복수를 진행하는 주인공의 캐릭터는 영화 전반을 지배할만큼 아주 중요합니다. 지금까지의 여러 복수영화의 캐릭터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복수극에 있어서 주인공의 치밀함과 혐오감, 그리고 집요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면 마틴스콜세지 감독의 1991년작 '케이프 피어'를 들 수 있습니다.

영화 케이프피어는 주인공 맥스 케이디(로버트 드니로)가 강간폭행죄로 14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나오면서 시작되는데, 재판 받을 당시 의도적으로 무죄증거를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본인을 유죄로 몰고 간 공선변호사인 샘 고든(닉 놀테)의 복수를 진행하게 됩니다. 감옥에서 풍부한 인문과학 및 법률적 지식을 습득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온 맥스는 출감이후부터 서서히 샘을 복수하게 되는데요. 그 복수를 준비하는 치밀함과 로버트 드니로의 집요하고도 공포스러운 표정연기는 복수극에서의 관객들로하여금 무한의 분노를 이끌어 내고 깊은 감정몰입을 하게 합니다.
 

Cape fear

△ 'Cape fear', 1991년작, 사자갈기 같은 머리, 온몸에 문신을 한 로버트 드니로는 대사 없는 그 표정에서만도 무한한 집요함과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특히, 마지막 폭풍우 속에서의 혈투 끝에 바다 속에 가라앉는 로버트 드니로의 얼굴은 영원히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날 것 같은 복수의 화신처럼 소름끼치는 분노와 공포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에 반해 영화 '용서는 없다'에서의 주인공 이성호를 연기한 류승범의 캐릭터는 너무나 이해할 수 없는데요. 친환경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는 환경운동가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데다가 극의 전개 과정에서 그의 연기는 너무도 차분하고 냉정합니다. 
물론 감독은 영화 '프라이멀 피어'에서의 애드워드 노튼 처럼 감정 변화 없는 내면으로 표현되는 복수의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만약에 그런 의도였다면 주로 액션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고, 정적인 연기 보다는 행동하는 다이나믹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한 류승범이라는 배우를 캐스팅할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류승범이라는 배우의 캐릭터를 살릴 의도가 있었다면, 차분하고 냉정한 캐릭터 보다는 영화 케이프피어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보여주었던 거칠면서 집요하고 다혈질적인, 철저하게 감정에 의해서 분노가 폭발하고 그러한 분노를 실질적인 행동이나 액션으로 보여주는 캐릭터가 기존 류승범이라는 배우에게는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3. 쟝르의 정체성 : '살인의 추억' vs '용서는 없다'

마지막으로 영화 '용서는 없다'에 흐르는 쟝르의 정체성이 헷갈립니다. 물론 장르라는 것이 편의상 카테고리를 규정해 놓아서 무 자르듯 갈라지지는 않습니다만, 설사 여러 장르를 퓨전형태로 표현하고자 했다면 각각의 장르별 장점을 조화롭게 소화해서  그 합이 시너지가 나도록 했어야 할 것입니다.

처음 영화 시작해서는 살인현장에서의 민서영 형사(한혜진)의 우왕좌왕하는 초짜 형사캐릭터에 더해서 기타 형사들의 걸쭉한 입담과 시골스러움이,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범죄현장에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들의 우스꽝스러움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살인현장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키치적인 유머코드가 아이러니하게도 적절하게 어울리는 그런 모습 말이죠.
 

△ '살인의 추억'

△ '살인의 추억', 영화 시작하자마자 이유 없이 미끄러지질 않나, 현장 보존도 엉성하기 짝이 없는 시골 형사들


그런데 극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이 두 영화는 아주 다른 길을 가게 되는데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연쇄살인이라는 전체적으로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송강호와 그 주변의 캐릭터들의 재미와 유머코드가 시의적절하게 배치돼서 자칫 우울하고 무겁게만 흐를 수 있는 영화를 즐거운 반전과 스토리라인의 강약 조절로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도록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영화 '살인의 추억'은 장르적으로 보면 철저하게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무비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화 '용서는 없다'에서의 전체적인 톤앤매너는 극이 흐름에 따라 캐릭터들의 연기와 유머코드들이 조화롭게 시너지가 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개인적인 애드립 정도로만 표현되어져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민서영형사는 초짜로서 말 그대로 좌충우돌 열심히 하는 캐릭터로써, 강민호박사는 시종일관 숨가쁜 분노와 억울함으로, 이성호는 차분함과 냉정함으로만 일관합니다.
물론, 캐릭터 자체가 그 성격을 대변하는 것은 맞지만 서로의 캐릭터를 연결시켜 주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윤활유 같은 톤앤매너가 부족함이 아쉽습니다. 일부 그 역할을 고참형사 윤종강으로 나오는 성지루씨가 하기는 했지만 그저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었습니다.

용서는 없다

△ 극 중 성지루씨의 노련한 애드립 연기는 오히려 영화 전반에 자연스레 녹아들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결과로 영화 '용서는 없다'는 어떤 장르의 영화인지 정체가 불 분명합니다. 철저하게 짜임새 있는 '세븐'같은 스릴러 공포물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경찰들 뒷 얘기를 다루는 가벼운 '투캅스'같은 Police movie는 더더욱 아니면서, 끈질긴 집요함과 거친액션을 보여주는 '케이프피어'같은 정통복수극도 아닌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용서는 없다'는 시나리오에서의 짜임새 부족, 캐릭터와 캐스팅의 부조화, 장르의 불분명함으로 인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인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경구씨의 분노와 절박함으로 표현해 내는 열정적인 연기력과 간간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려 주는 성지루씨의 노련한 시골 형사의 입담들은 단순히 영화비 7,000원으로는 얻을 수 없는, 놓치기 아까운 소중한 볼거리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영화 '용서는없다' 홈페이지 및 다음영화) 

(별도의 로그인 없이) 아래 별표 손가락 버튼을 꾸~~욱 눌러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구독+에 추가하시면 update되는 제 글들을 쉽게 보실 수 있답니다.^^

 

+ Recent posts